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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찡한 가족애 이야기
게시물ID : lovestory_101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호른매냐
추천 : 10
조회수 : 30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04/02/15 01:50:57
동네 친구와 내가 나란히 해병대에 지원했을 때 친구집은 난리가 났다. 온 식구가 그 힘든 해병대에 왜 가느냐며 갖은 방법을 동원해 말렸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아버지는 오히려 나를 칭찬해 주셨다. 

합격 통지서가 왔을 땐 그야말로 우리집은 축제분위기였다. 난 대한민국의 건강한 사나이란 걸 인정받아 기분은 좋았지만, 솔직히 가족들에겐 섭섭함을 느꼈다. 

드디어 입대 날, 아버지는 기차역 배웅은커녕 대문 앞에서 웃으면서 잘 다녀오라고 손을 흔드셨다. 좀 서운했지만 그냥 돌아섰는데, 호적에서 빼버린다는 협박에도 불구하고 우여곡절 끝에 입대한다는 친구의 말을 듣자 씁쓸한 기분마저 들었다. 

게다가 훈련 기간중에도 남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받아 보는 편지를 우리 식구들은 한 통도 보내 주지 않았다. 마침내 6주 동안의 훈련을 마친 수료식 날 부모님과 면회했을 때도 친구네는 가족 전체가 울음바다였지만, 우리집은 서러움에 복받친 나만 목놓아 울었다. 

얼마 뒤 나는 백령도로 배치를 받고 2박3일 간의 위로 휴가를 나왔다. 그날 저녁 우리집에서는 아버지와 동네분들의 술자리가 벌어졌는데, 한참 군대 얘기가 오갈 때쯤, 동네 아저씨 한 분이 나를 조용히 부르시더니 말씀하셨다. 

"느이 아버지가 네 걱정 때문에 일곱 번은 우셨단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속에서 뜨거운 뭔가가 올라왔다. 아버지는 내가 입대한 뒤로 식사도 곧잘 거르시고 자나깨나 내 걱정뿐이셨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아저씨들 앞에서 엉엉 우는 장면이 자꾸 떠올라 코끝이 찡해졌다. 

휴가를 마치고 귀대하던 날, 아버지는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내게 신나게 손을 흔들어 주셨다. 머나먼 백령도로 향하는 배에 오르면서 나는 생각했다. 

"오늘밤에도 아버지는 또 울고 계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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