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개인의 이익을 위해 행동합니다. 혼자 행동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과 공동체를 이루어 힘을 모으면 자신의 이익에 좀 더 보탬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예로부터 집단을 이루며 살고 있지요. 그러한 집단이 모이고 모여서 가장 큰 형태를 갖추게 된 것이 국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민족성이나 애국심에 호소하며 개인이 국가에 헌신하기를 촉구하는 글에 거부감을 느낍니다. 민족성? 애국심? 다 필요없습니다. 국민들에게 세금 받아먹고 그에 상응하는 이익을 개인에게 보상해주지 못하는 국가는 양분을 빨아먹는 기생충 같은 존재일 뿐입니다. 민족성이나 애국심은 그 이후의 문제이구요. 가장 우선적인 가치는 국가란 것이 개인에게 이익을 주느냐입니다.
채만식의 소설 '논이야기' 에서
'조선 말 - 일제강점기 - 해방 후' 의 시기를 거치는 동안에
"이 놈의 나라는 일본한테 지배당하든 독립을 하든간에, 나한테 보탬이 되는 건 하나도 없네. 독립했을 때 만세 안 부르길 잘했지."
이런 말을 한 생원이 하죠. 소설 내용을 보면 일제강점기 전에도 부패한 관리 때문에 한 생원은 수탈을 당했거든요. 다시 말해, 조선인에게 수탈당하든, 일본인에게 수탈당하든 수탈당하는 건 똑같은데 굳이 나라가 독립되었다고 기뻐해야할 이유가 있느냐 것이 주인공 생각이지요.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저는 우리나라가 다른 선진국 손에 떨어져도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단, 조건이 있어요
식민지의 개념이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을 그 나라의 자국민과 똑같은 대우를 해주고 우리나라 땅도 자국의 영토처럼 사람 살기 좋게 가꾸어줘야하겠지요. (즉, 이것도 위에서 언급한 '이익'과 상통합니다.)
하지만 이건 몽상일 뿐 현실성은 없네요. 예로부터, 다른 나라 손에 떨어진 나라와 그 국민들은 그저 지배국가를 위한 도구 취급을 받았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