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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증식게임 이거 레알 권력게임임
게시물ID : freeboard_8619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TEM
추천 : 5
조회수 : 12132회
댓글수 : 17개
등록시간 : 2015/05/21 05:34:40
http://agar.io/

이거 세포증식게임인데
일단 해보세요 중독성 쩔고 재밌습니다.
해봐야 이 글을 이해하기때문에
<일단 간단한 설명>
마우스로 이동
w가 자기꺼 던져주기
스페이스바가 자기꺼 분리. 도망가거나 상대꺼 먹을때 유리
톱니바퀴 부딪히면 분해되고
톱니바퀴에 w먹여주면 반대쪽으로 튕겨나가 공격가능


근데 이게 원리가 완전히 약육강식의 세계인데
권력을 실감하겠더군요

전 권력같은거 하나도 욕심도 없고 갖고싶지도 않았는데
여기서 세력좀 얻으니까 갑자기 주변의 한국인들이 서포트해주기 시작함
점점 커져서 1등 된 후로 주변에 한국인 지나갈때마다 몇개씩 후두둑 뿌려주니
한국인들이 계속 제 주변 맴돌면서 따라댕김. 

그러다가 터져서 다시 작아짐.
어라? 근데 아까까지만 해도 제 주변에서 서폿 하던사람들이 모른척 하더니
그걸 넘어서서 나를 공격하기 시작함. 아이디는 계속 그대론데 ㄷㄷ

그러다가 겜이 끝나서 다시 시작했는데
이게 아까 1등 하던 그 맛을 도저히 못잊겠는거임
그래서 다시 열심히 했음.
처음 했을때는 어쩌다 3등까지 갔을때 너무 뿌듯해서 스크린샷 찍고 
쬐만한 것들만 먹으면서 초식남놀이를 했는데
이제는 3등 가지고는 성이 안차는거임
죽어도 1등을 해야됨. 2등도 안됨. 의미가 없음
그래서 닥치는대로 공격을 시작함.
아까는 한국인들끼리는 뭉치고 그랬는데 이제는 그런거 없음
지네들이 날 밟고 올라가려고 먼저 날 공격함.
근데 1등을 할듯말듯 하다가 꼭 3~5등에서 죽음
그래서 다시 시작함. 또 다시 시작함. 무한반복.

웃긴게 시작할때는 큰놈들이 조금만 다가와도 무섭고 멀리 가주면 고맙고
열심히 도망댕기면서 하나씩하나씩 간절한 마음으로 모아갔는데
점점 커져서 갑부가 되니 이젠 서민들이 안보이기 시작함
아까까지만 해도 '아 제발 코끼리들이 나 좀 안보고 지나갔으면 좋겠다' 싶다가도
내가 좀 커지니 그냥 밟을 개미로밖에 보이지가 않음.
코너에 가둬놓고 서서히 조여서 먹기도 하고
도망가는거 끝까지 쫓아가서 스페이스로 쏴서 먹기도 하고
발버둥을 치는게 보이는데 아무렇지 않음. 그저 짜증남. 빨리좀 먹혀주지 난 저 위에 1등 쫓아가야돼서 바쁘단 말이다!!
몇 번 죽으면 억울해서 닉네임을 '나좀 도와주세요' 뭐 이런걸로 짓게 됨
근데 그러다가 내가 순위권에 들어가는 순간 세상은 자기 힘으로 사는 세상이 됨

권력의 특징이 1등이 아니면 의미가 없는거. 갑질 하다가도 더 높은사람 나타나면 굽신대듯이
게임에서도 2등, 3등  ...  다들 그 동네에서는 자기가 짱임
그래서 서민들은 그 앞에서 도망댕기고 자기 영역에서 열심히 거들먹거리면서 다니다가
자기보다 큰 녀석 한명 등장하면 냅다 도망감
심지어 w로 조공하는 녀석들도 있음

그리고 아까까지 1등으로 군림하던 녀석이 톱니바퀴 한번 부딪히고 산산조각 나서 초라하게 되기도 함
그럼 아까까지만 해도 그림자만 보여도 도망하던 녀석들 (a.k.a 나) 이 벌떼같이 달려들어서 하이에나처럼 뜯어먹음
권력자의 말로처럼 매우 비참하고 초라함.
특히나 모르는 아이디가 아니라 랭킹보드에 떡하니 쓰여져 있던 아이디가 옆에서 빌빌대고 있으면 괜히 공격하고싶어짐.
'니가 좀 잘나갔다고 그렇게 잘난척했어? 어디한번 얼마나 쎈지 보자' 이런 심보인듯.. 물론 내가.

어디나 그렇듯 권력자 곁에서 알랑거리는 사람이 있음
어떤 한국인은 자기가 벌어서 모을 생각은 안하고
계속 내 옆에 쫓아다니면서 w로 하나씩 쏴줌
심보가 괘씸해서 무시했더니 계속 따라다님 

그런데 옆에 랭킹보드에 보면 신기한게 1등을 오래 유지하는 사람이 없음
난 처음에 1등이 왜죽지? 했음. 큰 놈이 장땡이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1등이 가만히만 있으면 유지될 수 있기 때문임.
왜그런가 했더니 일단 처음에 조그만할 때는 아무도 날 신경을 안씀. 그저 열심히 도망댕기면 살 수 있음. 개미처럼 열심히 한푼두푼 모으면 됨.
그런데 일단 1등이 되면 커짐. 세계가 한눈에 보이게 되고 나 또한 커져서 누구에게나 금방 눈에 띔
그러면 2~5등 정도가 나한테 다가오기 시작함.
그리고 합공으로 톱니바퀴를 쏴서 나를 분해시킨뒤 잔해를 뜯어먹음.
아, 이건 이길수가 없음. 합공이니. 라이벌끼리도 이순간만큼은 대동단결 .. 으흠
왜냐하면 지들도 1등을 하고싶고 1등은 한자리 뿐이니.
자기가 커지는 방법도 있지만 1등을 끌어내리는 방법을 택하는 거임.
그러다가 새로운 1등이 탄생하면 또 나와 같은 열심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이 달려들어서 끌어내리고
그래서 랭킹보드에 1~10등이 수시로 바뀜. 계속 바뀜. 화무십일홍임
겜 막판에 난 자꾸 TW로 시작하는 타이완 애들의 합공에 발리기 시작했음.
합공에는 이길수가 없음. 역시 권력싸움은 쪽수가 답이구나 싶었음
의석 많이 차지하면 되는거임

게임을 해도해도 질리지가 않아서
새로운 도전을 위해 양키서버로 이사감. 큰물에서 놀아야지. 암
그런데 여기는 ㅎㄷㄷ 스케일이 다름
나중에 내가 5등을 했을때 1등이랑 몇 배가 차이났음 ㅎㄷㄷ
흡사 원피스에서 해왕류가 처음 등장할때의 포스였음 
어쨋든 여기는 큰물이니 초심으로 알콩달콩 쌓아나가봐야지 하고 시작함
근데 시작하자마자 6위 녀석이 내앞에 와서 톱니바퀴에 자폭하고 나한테 타발적 조공을 해줌 (톱니가 지뢰인줄 몰랐던듯..)
그거 다먹고 순식간에 6위 등극
어라 갑자기 내 세상이 됨.
그러다가 3등까지 갔는데
권력의 세계는 크고 무서움
1등을 해도 순식간에 무너지는데 3등은 오죽하겠음
거대한 파도와도 같은 1등이 다가와서 해일이 일어나더니 폭망

매번 닉네임을 무엇으로 바꾸면 좀 더 동정심을 얻을까.. 이런생각을 하며 이것저것 시도해봄
심지어 중국애들한테 하도 당해서 구글번역기로 중국어닉네임 짓기도 함. (워먼취빠~ 함께 갑시다..임.. 주륵 .. 비굴하다고하지마셈 님들도 이렇게됨)
그랬더니 한국애들한테 다굴맞음.
' 나 한국인이에요!' 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채팅기능이 없으므로 fail.
무서운게 사람이 박쥐같이 변함.
처음에는 '중국인패자' '한국인만세'로 짓다가
중국인들이 강해지는것 같으니까 서슴없이 바꾸게 됨.

이번판만 하고 꺼야지 꺼야지 하면서도 그 권력의 맛을 잊지 못해 한판만 더 한판만 더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됨
분명히 너무나 좁은 길이고 차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차지하더라도 그 자리를 오래 유지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돌을 밀어올리는 시지프스처럼 우직하게, 어리석게 끊임없이 재시작을 누르게 됨
아, 이것이 권력의 맛이구나
권력이란 참으로 무서운 것이구나.
단순한 게임이 이럴진대 현실에서 권력을 맛보면 어떻게 될까.
난 안그래야지 안그래야지 하지만 저들도 모두 처음엔 그랬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돌을 밀어올리다보니 어느새 이시각이 되었다.

결론을 어떻게 내야 할 질 몰라서
메이저리그에서 동양인 홀로 3위한 인증샷으로 마무리
닉네임은 사뿐하게 무시해주시길.. 주륵 .. 

세포증식게임.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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