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함 어뢰추진체에 붙어 있던 물체(왼쪽)와 암반에 붙어 있는 붉은 멍게(오른쪽)의 모습.
인터넷 매체 오마이뉴스는 6일 지난해 백령도 인근 천안함 폭침(爆沈) 현장에서 수거된 어뢰추진체에 붙어 있는 붉은 물체가 동해산 붉은 멍게로 추정되는 만큼 이 어뢰추진체가 천안함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던 기사가 오보(誤報)임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오마이뉴스는 이날 오후 '붉은 멍게 보도 사과 드립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마이뉴스는 (붉은 멍게 등 생명체 조각이 아니라는) 국방부 조사 결과를 존중하기로 했다"며 "결과적으로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보도로 인해 독자 여러분께 혼란을 드린 점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국방부 제공
오마이뉴스는 지난달 24일 신상철 전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 민간조사위원으로부터 천안함 어뢰추진체에 붙어 있는 붉은 멍게 사진 3장을 입수했다며 신씨와 양식업자(인터넷 필명), 일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서해에는 없고 동해에만 서식하는 붉은 멍게가 붙어 있는 어뢰추진체는 천안함 사건과 무관하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신상철씨는 지난해 천안함 좌초설을 주장했던 인물로, 민주당 추천으로 민·군 합동조사단에 들어갔다가 회의에 한번 참석한 뒤 스스로 물러났었다. 신씨는 평소 "정부의 천안함 조사 결과를 뒤집을 결정적 증거가 있다"는 말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마이뉴스는 이날 "당시 보도에 비록 복수 전문가들의 확인이 들어 있었지만 보도의 결정적 근거였던 '사진 속 작은 물체'를 육안으로 식별하는 것만으론 붉은 멍게라고 확신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오마이뉴스가 보도에 인용한 양식업자(필명)도 최근 인터넷에 '국방부에 사죄드립니다'는 글을 올려 "제 이야기가 상상외로 커진 부분에 대해 놀랐다. 국방부 관계자 분께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이날 농림수산식품부 국립수산과학원에 의뢰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3일까지 어뢰추진체 부착 물질에 대한 성분과 유전자(DNA) 분석을 진행한 결과 "붉은 멍게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다. 조사본부 관계자는 "어뢰 부착 물질에서 생물체 종류를 확인할 수 있는 어떤 DNA 조각도 검출되지 않았으며 세포 하나만 있어도 증폭된 DNA를 검출할 수 있는 유전자 증폭실험을 통해서도 아무런 DNA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뢰추진체에 붙어 있는 물질에서 채취한 시료와 유사한 분량으로 붉은멍게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DNA가 검출됐으며 유전자 증폭(增幅)실험에서도 증폭된 DNA가 나타났다"며 "결과적으로 어뢰추진체에 붙어 있는 물질은 무생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형태 분석을 맡은 동해수산연구소의 이주 박사는 "애초 0.8㎜의 어뢰추진체 부착물질을 확대한 사진과 10∼20㎝의 붉은 멍게를 축소한 사진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서 의혹이 제기된 것으로 안다"며 "이처럼 크기 차이가 125∼250배 이상 나는 두 물체를 모양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같은 생물체라고 주장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