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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도
게시물ID : freeboard_4260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짧은지식
추천 : 3
조회수 : 29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0/06/01 19:05:59
우리 어머니, 마음 안 맞는 우리 아버지 만나셔서 살아오시면서 고생 많이 하셨죠.
그런데 한편으론 아버지 만나서 딱 하나 좋은거는 우리 아들 만난거 아니겠니 하시죠.
아버지 아니었으면 어떻게 우리 아들을 만났겠냐고.

그런데 제 입장에선 참 이해가 안 가죠. 어차피 딴 사람 만났어도 우리 어머니 자식은 생겼을 것이고,
그러면 또 나같이 못생긴 자식 말고, 이쁜 자식을 만나셨겠죠.
그럼 마찬가지로 그 자식보고도 똑같이 말씀하셨겠죠. 꼭 제가 아니더라도 말이죠.


세월이 흘러 코박고 자고 있는 다섯살난 아들을 옆에서 보고 있노라니,

우리 아들 아니면 잘 때 한손은 뒷짐지고 오리궁뎅이 내미는 몸짓으로 자는 것을 누가 저에게 보여줄까요.
우리 아들 아니면 생떼쓸 때 공중으로 발을 휘두르며 방바닥을 찍는 짓을 누가 할까요.
우리 아들 아니면 알아들을 수 없는 그 이상 야릇한 말투로 나를 웃기는 짓을 누가 해줄까요.

마음이 울적할때 그 작은 눈으로 음흉한 눈빛을 지으며 미소짓는 인상으로 내 마음을 누그려뜨려주는
우리 아들을 우리 집사람 아니었으면 어떻게 만났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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