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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봐도요. 부털이 부리털기가 아닌 것 같애요
게시물ID : freeboard_8640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alsetto
추천 : 11/9
조회수 : 4746회
댓글수 : 86개
등록시간 : 2015/05/22 04:59:22
일단 부털의 의미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부털이라는 말은 여성시대 내에서 '신고'정도의 의미로 사용되는 은어로써. 주로 '부털 당하다'라는 피동의 형태로 사용됩니다. 대부분은 신고를 당하다라는 의미로 '부털당하다'를 사용합니다. 허나 일부에서는 부털을 '강퇴'의 의미로 사용하고도 있는 듯합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부털은 한 번이라도 당하게 된다면 곧바로 탈퇴되는 것 같습니다 (확실하지 않음)

항간에 떠도는. 또는 여시가 주장하는 부털의 어원은 '부리털기'이고 그것을 축약하여 부털이라고 부르고 있다. 라는 건데요. 여기에는 의아한 점이 아주 많이 있습니다.

0. 부리를 털다라는 말은 일단 한국어에 없습니다.

구글 검색결과에도 여시관련 내용만 있는 걸 보면 아마 사투리에도 없을 듯합니다.
일단 30년동안 한국에서 지낸 제가 처음 딱 들었을때 당최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저는 어문학 전공자이고. 언어학에 대해 폭넓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1. 부리를 털다 = 신고를 하다?

부리는 조류의 입을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부리를 턴다는 것이 어째서 신고하는 것인지? '부리를 터는' 행위를 부적격 게시물을 신고하는 행위에 빗대어 의미를 연결하려면. 상당히 많은 비유가 필요합니다. 일단 부리는 조류의 입이죠. 부리를 터는 것이 여성시대 회원이 운영진에게 부적격 행위자를 신고하는 행위가 되려면. 일단 여성시대회원 = 새라는 비유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여시 어디에도 여성시대 회원을 새에 비유하는 관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부리는 그렇다 치고 회원의 입을 '부리'라고 가정해봅시다. '입을 털다'라고 하면 한국어 사용자는 직관적으로 '말하다'라는 행위를 연상해낼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말하다'와 '신고하다'는 다른 것입니다. 신고라는 게 비밀스러운 말하기라는 점을 들어 '은밀히 입을 털다'라고 한다면 신고하는 것과 의미상 가까워지겠지만. '입을 털다'만으로 신고하는 행위를 연상해낼 수는 없습니다. 한국어 사용자로서 굉장히 어색한 의미연결입니다

부리를 털다. 이 말을 들었을 때 한국어 사용자라면 떠올린 표현이 있을 겁니다. 바로 '야부리를 털다'인데요. 야부리란 '터무니 없는 말' '거짓말' 또는 넓게는 '격식 없는 이야기' 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속어입니다. 고로 야부리를 까다. 또는 야부리를 털다. 라고 하면. 거짓말하다. 상스러운 이야기를 나누다.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다. 라는 뜻이 됩니다. 그러나 '신고하다'와는 의미상으로 상당히 거리가 있습니다. 당최 어떻게 [부리를 털다]가 [신고하다]가 되는지. 논리적으로는 설명이 안됩니다.

2. 은어의 특성으로 따져봤을 때 [혐오주의]

조금 혐오스러울 수 있겠으나. 일베용어와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이것이 일베용어다 라는 것은 저의 주관입니다만. 크게 신경쓰이시지 않을 겁니다. 물론 야갤이나 디씨에서 생산된 말도 있습니다만. 일베에서 더욱 노골적으로 자주 사용되므로. 

운지 = 나는 자연인이다!라고 외치며 절벽에서 떨어지는 운지천 드링크의 CF 내용을 노무현 대통령의 투신에 빗대어 비하하여 이르는 말
홍어 = 호남지역 사람들을 비하하여 이르는 말. 홍어는 호남지역에서 즐겨먹는 음식이며 특유의 향으로 유명. 5.18 민주화운동 당시 사망자의 시체가 썩어서 나는 부패취에 홍어의 냄새를 빗댄 말이기도 하다
땅크 = 전두환을 지칭. 탱크같은 추진력으로 광주 학살을 주도하였다 하여 붙여진 별명
갓본 = 갓(God)+일본. 일본의 어떠한 특출난 모습에 대해 칭찬으로써 비꼬는 말. 주로 성 문화와 관련하여 사용된다.
까보전 = 까고 보니 전라도의 준말. 일베의 모든 행동과 사상에 반대되는 사람이 있어 출신을 조사해보면 전라도 출신이었다라는 사례를 지칭
보밍(아웃) = 보X 커밍아웃. 여성임을 밝히는 것. 일베에서는 금지된다.
주(절)먹 = "주면 절하고 먹는다" "주면 먹냐?"의 준말. 여성의 외모를 평가하는데 쓰임. 먹는다는 건 상상하시는 그대로

등등. 일베용어의 공통점은 '어감이 재미있다'라는 것입니다. 운지. 땅크. 갓본. 까보전. 주절먹. 보밍 등.. 뜻을 몰랐다면 어감이 꽤 재미있게 느껴질 법도 합니다. 은어들은 특히나 어감이 재미있기 때문에 뜻과 상관없이 전파력이 강합니다. 또 다른 특징들은 모욕과 비하를 의도로 만들어진 단어들이 많다는 것. 간단한 설명을 통해 본래의 뜻을 명쾌하게 유추하기 쉽다는 것. 은어의 유래를 알게 되면 무릎을 탁 칠 정도로 기발한 발상이 종종 있다는 것 (대부분은 혐오스럽지만. 그걸 즐기는 사람미만들에게는 기발하게 여겨지겠죠) 등이 있겠군요.

그러나 여시의 '부털'을 여기에 비교해볼때. 부털이 은어로서 가지는 특성은 '어감이 재미있다'밖에 없습니다. 부털이 부리털기라는 건 딱히 재미있지도 않고. 기발하지도 않습니다. 부리를 털다라는 설명을 봐도 명쾌하게 와닿지 않고요. 이건 은어로서 굉장히 의아한 부분입니다

3. 부랄털기

이 때 '부털이 사실은 부랄털기다'라는 주장이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부랄은 남성의 성 기관입니다. 일베에서 여자를 보X라고 부르는 걸 보면. 부랄은 남자를 지칭하는 단어가 될 수 있겠죠. 부털이 부랄털기라면. 모든 것이 명쾌해집니다

0) 여성시대는 20대 여성만을 회원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신분증과 사진까지 인증하도록 요구하는. 엄격한 '금남'의 공간이다. 그러므로 남자는 여시에서 배척대상 1순위
1) 부털은 본래 '남자'가 있을 경우 여기에 부랄(남자)이 있다라고 신고하는 행위였다
2) 여성시대 카페를 일종의 쟁반같은 수납용구에 비유했을 때 거기서 수많은 여성회원 중 남자를 '털어내는' 행위로써 '부랄 털기'라는 말이 남성 배척의 은어로 성립

아주 명쾌합니다. 더 설명이 필요한가요?

4. 그러나 여성시대 회원 중 일부. 혹은 대다수는 부털을 '부리털기'라고 진심으로 믿고있다.

이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사실 부털은 부리털기가 맞습니다. 언어의 주인은 개개의 사용자이고. 언어란 A를 B라고 부르자는 구성원간의 약속이니까요. 그들 대부분이 진심으로 그렇게 믿고 있고 서로 그렇게 부르고 있다면 부털은 부리털기가 맞습니다. 그러므로 그것을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위의 모든 정황을 고려했을 때. 그 최초의 유래는 부랄털기에서 왔다라고 보는 편이 더 적절하지 않은가. 그런 생각이 드네요. 도중에 어떤 회원간의 자정작용이 있었거나. 대외용으로 부랄털기를 쓰는 것이 자신들도 겸연쩍어서 고쳤든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합당하지. 처음부터 부리털기라는 말이 있었다는 건 좀 무리한 주장인 것 같습니다.

이상입니다. 시간을 들여 쓴 글이니 베오베에 가서 좀 더 논의해봤으면 좋겠는데.. 새벽이라... 일단 올려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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