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 우리 언론에 불편한 반응 강하게 보여왔다" 與 "부화뇌동하는 일부 언론,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정부·여당이 20일 북한이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 예술단 사전점검단의 방남 계획을 취소한 이유를 국내 언론 보도 탓으로 돌리고 있다. 이에 야권은 남남 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북한의 전략에 정부·여당이 과잉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파견 중단 이유와 관련해서 여러 추정이 제기되고 있지만 섣불리 예단하기보다 차분하게 지켜보면서 대응해나갈 것"이라며 "우리가 마음을 모아서 평창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성공적으로 개최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최근 우리 일부 언론 등에서 과도하게 추측성 보도나 비판적 보도를 한다"며 "과거 사례를 보면 북측은 우리 언론 보도에 대해 때때로 불편한 반응 강하게 보여왔다. 이번 회담 종결회의에서도 북측 리선권 단장이 우리 언론에 어떤 반응 보였는지는 직접 보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남북 단일팀 구성이나 개막식에서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는 것 등을 '관례'라고 강조했다. 최근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을 두고 일고 있는 논란이나 한반도기 입장에 대한 부정적인 언론 보도에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당국자는 "(북한에 대한) 비판적 의견 부정적 의견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시점에서는 좀 더 대승적 차원에서 북 대표단 참가 문제를 봐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북한의 일방적 취소에 대해 유감표명을 할지 여부에 대해 "그런 부분들을 다 종합적 고려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대응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에서 "북한 측이 방남 계획을 중지한 정확한 이유를 아직 알지 못한다. 정부가 신중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정부는 어떤 상황에서도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우리 정부가 북한에 끌려다니고 있다는 야당의 지적에 대해선 "정부의 노력을 정략적으로 비판하고 남남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는 부도덕하다"면서 "국제 사회에서도 뜨겁게 환영받는 남북대화의 성과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된다. 이에 부화뇌동하는 일부 언론도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야당 의원은 북한의 전략에 정부·여당 말려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협상 재개와 중단을 반복하는 습성을 보여 왔다"며 "북한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고 해서 그 이유를 언론 탓으로 돌리는 건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