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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게에서 단맛 쓴맛 짠맛 모두 겪어 봤어요.
게시물ID : fashion_1576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AN_E
추천 : 13
조회수 : 1101회
댓글수 : 20개
등록시간 : 2015/05/22 20:17:50
몇 년 전 패게에 글을 올리면서 시작된 이야기 입니다.

처음엔 데일리라고 하기도 민망하게 그냥 장난식으로 사진을 몇번 올렸습니다. 그때는 요즘처럼 날짜 적어가며 꾸준이 데일리를 올리는 분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냥 트레이닝복입고 찍어 올리기도 하고, 예쁜 옷을 입고 찍어 올리기도 하던 곳이었습니다.

어느 날인가 자주 글을 올리던 여성분의 글이 극딜을 맞으셨어요. 그 여성분은 정말 몸매가 좋으셨는데 한번은 반팔티에 반바지를 입고 찍어 올리셨어요. 반대세례와 극딜을 하시던 분들은 패게에 몸매만 강조하고 패션은 강조되지 않는 그런 옷차림은 맞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사실 몸매에 자신없는 징어였지만 왜 그게 몸매를 강조하는건지, 그리고 몸매를 강조하는게 도대체 왜 나쁜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비슷한 시기에 저도 운동하러 나가는 사진을 올린 적이 있어서 여론이 그렇다고 하니 차려입지 않으면 올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후로는 올리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1~2년인가 지나서 작년에 오랜만에 다시 데일리를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옷이 잘 보이게 타이머를 맞춰서 사진을 찍고, 보통은 브랜드제품이 아닝 싸구려이지만 옷에 대한 설명과 그 옷에 대한 간략한 제 추억?이나 착용감등을 쓰면서 정성스레 글을 썼습니다.

추천도 받고 베오베도 가고.. 거리에서 흔히 보기 힘든 니삭스도 고민하다 용기내어 입고, 또 그 사진들이 공감을 받으면서 기뻤습니다.

워낙에 성격이 소심하고 남의 시선을 신경쓰는 편이라 오지랖이 심한 한국에선 제가 입고 싶은 옷을 맘대로 입지도 못했는데.. 패게 분들이 제 착샷을 칭찬해주시고 좋아해주시니 용기가 생겨 잠깐이나마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턴가 제 글은 반대를 받아 보류로 가곤 했습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제 사진이 쓰레기통에 쳐박혀버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왜.. 대체 왜..

속이 상할대로 상한 저는 고게에 글을 올렸습니다. 자세히 쓰진 않았고 그냥 패게에서 상처를 받았다. 정도로만 썼는데.. 저를 유독 싫어하시는 분이 계셨나 봅니다. 익명으로 어떤 분이 제 사진 봤는데 너무 대놓고 노출하면서 그런거 봐달라고 글쓰는거 아니냐고.. 포토샵 티 난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목이 남들보다 좀 짧아서 라운드넥은 절대 사지도 입지도 않고, 브이넥만 입으며, 블라우스를 입어도 단추 두개 정도는 푸는 편입니다. 제 몸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그렇게 하는데.. 크게 심한 노출도 아니고.. 실제 현실에서의 사람들은 저를 노출광같은 사람으로 전혀 생각지도 않는데.. 사진상으로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슴골이 보인다는 둥.. (가슴골이 없어요. 머리카락 그림자에 의해서 사진이 그렇게 보일 수는 있지만...) 

포토샵이라는 둥 (포토샵은 할 줄도 몰라요.. 컴맹이에요 ㅠㅠ) 

일부러 사진을 밑에서 위로 찍는다고 (이건 제가 사진을 올릴때도 말씀드리는 거에요. 키가 160이 안되는 작은 키가 콤플렉스라 사진이라도 길어보이라고 허벅지나 무릎 정도 높이에서 위로 찍어요.)

요목 조목 따지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패게에만 사진을 올리는게 목적이 아니라 친구들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카톡 플필로 사용하기도 하려는 목적이라 조금이라도 예쁘게 찍혔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건 사실이었지만 가슴골이라던가 포토샵이라던가 하는 말을 들으니 수치스럽기도 하고 상처가 되어 그냥 떠났습니다.

제게 용기를 주고 기쁨을 주었던 패게에서 상처받았다고 그냥 훌쩍 떠나기가 아쉬워서.. 제가 이러이러하다. 그래서 오해를 받은 것 같다. 그렇지만 기분 나쁘셨던 분들께는 죄송하다라는 식의 글을 썼지만 그 글마저도 보류로 갔고, 저는 그동안 했던 나눔이라던가 데일리 글 올리는 것 같은 행동을 일체 멈추고 닉도 바꾸고 눈팅 위주의 생활로 돌아갔습니다.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닌데.. 인터넷상에서 관심을 받아봤자 얻는게 없는데.. 오해받고, 상처를 받으니 그 이후로는 패게에 들어오는 것조차 꺼려졌습니다.

그리고 요즘 닥반이 사라져서 패게 글이 베스트에 자주 오르는 것을 보면서도 그냥 가만히 있었습니다. 언제 또 반대가 생기고 욕을 하는 사람이 생기고 상처받는 사람이 생길지 몰라.

그 많은 반대들이 과연 ㅇㅅ사건 이후로 깨끗하게 사라졌을까? 아니야.. 요즘 분위기가 이러니 반대를 하던 사람들도 그냥 있는거야. 결국 시간이 지나면 다시 나와서 열심히 예쁘게 사진 찍어 올리는 사람들에게 반대를 줄거야.

라고 생각하며 그냥 보기만 했습니다. 뻘글이라면 뻘글이고 그래서 어쩌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지금의 상황이 좋아보입니다. 저처럼 상처받고 떠난 분들이 돌아오시는 걸 보면서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닉은 말할 수 없지만 훈남데일리의 정석을 보여주시던 분, 몸매가 좋으셔서 무난하게 입으셔도 빛이 나시던 분 등등 패게에서 늘 감탄도 하고 대리만족도 하게 되었던 분들을 많이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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