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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현실... 오유님들은 어떻습니까?
게시물ID : gomin_10151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GRmZ
추천 : 1
조회수 : 135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4/02/26 20:11:26
3년을 준비한 시험을 떨어졌습니다.

비참하기보다는 일단 후련하긴 하네요.

다소 스압일듯합니다. 읽어주실분들... 감사합니다.



전 제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 와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도 도와주지도 책임지지도 않는 갈림길 위에서 혼자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다만,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하나라도 더 들어보고 싶습니다.

친구들, 선배들과도 여럿 이야기 해보았고

얼굴을 한번도 뵌적 없지만 수험기간동안 희노애락을 공유했던 오유인들께도 여러 이야기 들어보고 싶어서요.

(그래서.... 자격증이 ASKY.....는 아닐꺼에요ㅠㅠ)


그리고, 이렇게 길게 이야기해볼곳이 이곳 뿐이네요.



오유인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제가 준비하던 시험은 경영학 전공생들이라면 누구나 생각해보는 전문직 자격시험입니다.

3년전, 대부분이 그러하듯 취업시장의 두려움 때문에 시작하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공부를 해가면서 이 자격증은 제 꿈과 인생의 뼈대가 되었습니다. 

같은 시험을 준비하는 카페에서 항상 마지막 인사로 '필드에서 만나요' 하는 그 말이 오글거리던 그 때부터요.

첫해 시험을 떨어지면서 

아직 시간은 많고 기회도 많은 그 때 이 시험을 다시 시작할까 고민하던 여름, 1주일 여행의 마지막날 아침 산사의 새벽 종소리를 들으며 

성공한 사람들이 자기계발서에서나 부르짖던 그 '꿈' 이라는 것을 마음속에 못박았습니다. 25살 여름에요.

그리고 재시를 실패하고 올해 삼시까지 실패하고 나니 

그 '꿈' 이라는거... 우리나라에서 1년에 1000명 준다는 그 자격이 나에겐 너무 과분하고 높은 꿈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과를 보고 며칠간 정말 그동안 못했던 롤, 술 지겹도록 한것 같습니다.

술을 새벽 3시까지 먹고 잤는데 다음날 아침 9시에 눈이 떠지는걸 보면서 헛웃음만 납디다.

공부할적엔 늦게자면 반드시 늦게 일어나던 내가, 막상 시험이 끝나니 몸이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이 우습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떨어졌나 하는 실망감도 들고요. 

그런 날들을 정확히 3일 반복하고 나니, 이제야 마음이 좀 가라앉네요.



저도 꿈이란걸 좇고 싶습니다. 

'전문직 자격증'이 만들어주는 안정된 취업자리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로서의 경험, 지식과 책임감으로 이 나라에 이바지하는 공직자나 그런 저의 꿈을 이어가줄 후진을 키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공무원이, 교수가 되고 싶으면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거나 대학원을 바로 가면 되지 않느냐..

현장에서 몸으로 배운 지식과 경험 유무의 미묘한 차이가 그 꿈의 뉘앙스인것 같습니다. 제 꿈을 위해서는 타협할 수 없는....



그런데... 3년 해서 안된 시험을 1년 더 한다고 될까 하는 두려움이 앞섭니다.

그게 현실적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제 실력, 머리, 노력.

유의적으로 3년간 실력이 월등히 늘어난 것 같지 않더군요, 가만 뒤를 돌아보니....

정말 열심히 한것같은데 말입니다. 

술도 줄이고, 고등학교 동창들, 같은학번 친구들 모두 연락은 끊기고, 친척들도 자주 연락 안한다고 버릇없다 하시고.... 

몇가지 스스로에게 허락한 것은 건전한 스트레스 해소 및 건강관리를 위한 운동, 쉬는 시간에 오유, 주말에 롤 조금.

(이렇게 써놓고보니 좀 많이 허락한것같네요....하하)


그래서 두렵습니다. 

네번째 도전을 다시 시작하기가.... 내 스스로 변할 수는 있을까. 1년 더한다고 또 얼마나 실력이 늘까 하는 회의 때문에요.

어떤분이 '너가 진짜 꿈을 좇는다면, 주변의 나쁜 소리는 하나도 들리지 않는다' 고 하더군요

그런데 고민이 생기고,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마음 어딘가 균열이 생기니 그런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과연 이 자격증이란 것에 4년, 5년을 투입하여 얻을 성과가 그 투입한 시간만큼 어울릴까. 

소위 말하는 '가성비' 가 맞느냐.

3년 해서 안되는 거면 그냥 너의 적성에 맞지 않는 길이다. 다른길 알아봐라.



그냥 대학 졸업하고 먹고 살 길 걱정할 일이였다면 이렇게나 고민해보겠습니까. 

내 적성도 아닌 길 그냥 때려지고 다른 길 찾지.

하필 25살 여름 그해 그려놓은 꿈 한 자락이 이젠 정말 '꿈' 이 되어서 발목을 잡는 기분입니다.

이제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서 다시 새로운, 현실적인 꿈을 그려 볼런지.


긴 글, 넋두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5줄 요약-

1. 내 꿈은 '전문직' 이 아니라 '전문가' 다

2. 시험 세번 떨어졌다.

3. 다시 할지 말지 모르겠다. 

4. 난 머리든 운이든 좀 하자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5. 꿈이란건 현실에 맞춰 바꿔나가는 것인지, 아니면 한번 스케치해놓은 꿈을 계속 덧칠해나가야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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