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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정은, 공주님, 이상한 세상
게시물ID : star_2970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들깬잠
추천 : 4/16
조회수 : 152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5/23 13:2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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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곽정은, 공주님, 이상한 세상>


곽정은의 트윗에 대하여 '전형적인 서구에서 잘못 들어온 겉으로만 패미니즘을 외치는 이기주의자’란 평가를 보고 좀 놀랐습니다.

저로선 이 문제가 사회에 만연해 있는 차별적 용어의 문제이며, 곽정은이 이를 지적한 것이라 봅니다.

만일 30대 전문직 남성인 제가 택시를 탔는데 택시기사가

‘이렇게 잘생긴 왕자님도 일하러 가시나요.’

라고 말했다고 한다면 저는 그가 저를 칭찬하기보다 무시한다고 여길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저의 지인, 그것도 매우 친한 친구나 저의 윗사람 정도나 쓸 수 있는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직장상사라 해도 이렇게 말했다면 기분이 상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택시기사는 저에게 이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제가 화를 낼 것이란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은 이를 남자에게 ‘사장님, 주말에도 일하십니까?’란 말로 비유했는데 이는 적절치 못하다 봅니다.

만일 그렇다면 남자의 사장님은 여성의 공주님이란 것인데, 두 가지가 함의하고 있는 의미. 독립된 경영자와 주변의 도움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한 여성이란 것은 다르니까요. (박근혜를 공주라고 부르는 것에서 이 단어의 부정적 의미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을까요?)

즉‘공주님’이란 용어는 분명 독립된 개인으로 살고자 하는 사람에게 기분 좋은 표현은 아니란 겁니다.



돌아와서 상황을 볼 때 물론 이 상황에서 택시기사가 어떤 악의가 있어 한 발언이라 보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아무리 양보해도 이것이 상대의 기분을 고려치 않은 말실수란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둘은 친분도 없고, 어디까지나 동등한 개인 대 개인으로 만난 것이니까요. 이 순간 표현에 신경을 쓰는 것은 기본적인 에티켓의 문제입니다. 즉 택시기사의 의도보다 그의 ‘표현’이 문제인 것입니다. 전 그녀는 기분 나쁠 수 있는 일에 기분 나빠했으며, ‘공주’라 불리면 모든 여자가 좋아할 것이란 것에 대해 아니다란 의사 표현을 확실히 한 것이라 봅니다. 오히려 그 기사분에게 한 마디 해 주었으며 더 좋았을 것입니다. 안 그러면 그는 이런 실수를 반복할 것이니까요.


그러니 저로선, 그녀를 이기주의자로 모는 의견들에 대해 정말 궁금합니다. 도대체 어디가 이기주의인건가요?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 이 사회의 이기주의자라면 우리는 이기주의자가 되는 것이 차라리 더 나은 사회가 되는 길일 것입니다.

전 초면에 나이가 많다고 다짜고짜 반말하는 사람도, 상사라고 막말하는 사람도 싫고 그렇게 불리기도 싫고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서라도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낯선 사람이 내글에 댓글로 ‘우쭈쭈쭈, 잘생긴 왕자님. 그게 그렇게 화낼 일인가요?’라는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으니까요.

여러분들은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으신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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