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한 사람이 올린걸 펌질(초록벼 블로그 쪽이 유명했죠. 퍼가기 누르면 엄청 쉽게 퍼가지는 시스템이었으니...) 해서 자신의 블로그에 가져가는데, 하필 그게 '저작권이 있는 음원' 이었다는게 문제였죠.
어쩌다보니 음원 걸린 친구와 함께 경찰서로 갔습니다. (살면서 이 때 처음으로 형사과를 구경했습니다.) 몇 년 지난 내용이다보니 배정된 곳이 어디인지는 기억 안나지만 당연히 '사이버' 쪽으로 배정되어 있었겠죠?
친구에게 신신당부 했습니다.
"너 할말 안할 말 구분해야 되는건 알지?" "당연히 알지...." "그럼 이 것만 알아둬. 묵비권 행사 할 수 있는 건 알테고, 너가 불리한 내용은 무조건 말하지마." "야 그러다가 더 망하는거 아니냐..." "이건 법적으로도 보장되는 내용이잖냐." "그래도..." "오히려 거짓말 하는게 더 큰일난다. 차라리 너가 짱구(?) 굴려서 불리하다 싶은건 말하지마. 거짓말 절대 하지말고"
이런식으로 이야기를 하고나서 친구를 사지(?)로 들여보냈습니다.
애초에 가족관계도 아니고 해서 곁에서 조사 내용을 듣지는 못했지만 친구의 세세한(?) 중계 덕에 어떤 모양으로 조사가 됐는지 유추할 수 있겠더군요.
1. 신원 확인 2. 미란다 원칙 고지 3. 조사
이 조사 부분이 소름끼치는데, 블로그에 저작권 침해 글이 올려진 스샷은 증거물로 올라왔을거라 예상했지만...
고소장 작성할 때 증거물 수집 시의당시 시간까지 같이 붙여서 증거물로 제출할 줄은 몰랐습니다. (네, 저 이 때 처음 경찰서 가봤어요... ㅠㅠ) (초록벼 사이트의 한국 시간 검색 결과로 당시 시간을 증명하더군요. 좀 더 진화된 파생형으로 UTCk 시간이 있습니다)
과연 철저하구나...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블로그에 올라온 음원이 자신들에게 저작권이 있는 음원이란걸 증명하기 위해 '파형 비교 사진'을 첨부해 놨더군요.
저작권 자의 음원 원본과 그 친구의 글에 올라온 wma의 파형을 비교해서 스샷 찍혀 있는걸 본 순간 친구는 '끝'이라는 생각을 했다더군요 ㅎㄷㄷ...
이후로는 제 조언대로 거짓말 안하고 묵비원 행사할건 행사하고(?) 성실하게 조사에 임했다고 하더군요. 형사님이 불쌍해보였는지(?) 약간의 조언도 해주고요. 합의금 기준이 기본 100이라는 좋은 정보와 함께... (여기서 시간차 공격이 무섭다는걸 배웠습니다. 형사님도 말씀하시면서 자기를 두번 보는 일 없기를 바라셨구요;)
이 부분에서 참 안타까웠던게, 제 친구 다음 분이 어린 학생이더군요. 같이 온 사람은 할머니... 소설을 업로드 했다던데 할머니의 표정에서 오만가지 생각이 들더라고요. 벌써 합의금을 내셨다고 하셨습니다. 중복으로
친구는 인생 종치는줄 알고 변호사랑 이야기 해야되는거냐, 합의금 내고 합의 해야되는거 아니냐고 제게 눈물도 보였지만;; 친구 부모님 설득과 함께 이런저런 정보망 이용해서 제 의견대로 '합의안하고 변호사 선임없이 해보자' 전략을 썼고,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기소유예 처리 되었습니다. (저 때 제 친구는 그래도 불행중 다행으로 끝났지만, 몇년뒤 다른 친구는 합의금으로 몇백 냈습니다;;;)
p.s 친구 성격상 저에게만 말해서 조용히 끝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겠지만 애초에 집에 '출석요구서'가 날라오는 판이었기에 그 친구집은 난리가 났었습니다 ㅎㄷㄷ
실제로 경험해보시면 심장이 쫄깃합니다. 우체통 열어보니 '경찰서' 주소에 편지를 봤더니 출석하라는게 적혀 있는 기분이란...
p.s 글 제목 그대로 '경찰서 가본 기억'입니다. (?) 조사 제가 안받았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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