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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bestofbest_1016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cXFpZ
추천 : 373
조회수 : 43415회
댓글수 : 1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3/03/05 08:20:30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3/05 02:03:12
까슬까슬한 머리에 친구랑 자전거
축구 말고는 관심도 없던 고등학생 때
노래방 가자며 꼬드긴 친구한테 속아
나간 친목모임 이었는데 그치
명동 한복판 맥도날드 앞에서 봤던 네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되돌아보면 정말 풋풋한 봄나물 냄새같은게 났었을거야
그 때 우리둘한테서는
그렇게 고등학교, 너 대학생 나 재수
너 대학생 나 삼수
우리 시즌1은 그렇게 끝났었는데
군대가면 잊혀질 줄 알았지
몸도 멀어지고 소식도 깜깜해지면
알아서 그리될거라고
근데 난 아니더라고
전역하고서 그렇게 그립던 너하고
꽃같은 이십대 초반은 서로 안생겨요
하며 날려버리고
나는 그렇다치자
너는 왜그랬어?
그렇게 우리 시즌2 시작이었는데
우리 둘다 참 부지런하게 만났다
고시준비하던 너
나는 보잘 것 없는 직장인
아슬아슬 눈치봐가며 하던 비밀아닌 비밀연애가 어찌그리 행복했는지
현실에 부대끼면서도 그래도
우리는 잘하고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느새 서로 쪽대본 외워가며
쫓기듯 만나더니
덜컥 시즌2도 끝나버리더라
그렇게 10년을 채웠어 너랑 나랑
바보같이 다른 사람이랑은
소개팅 한 번 못해보고
이제는 우리 둘 다 삼십줄에 발을 들였네
사람은
많은 사람을 만나봐야
나랑 잘맞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좋은 짝을 만날 수 있다고들 하잖아
나는
어쩌면 운좋게도 그런 사람을
처음부터 만났던게 아닐까싶어
그냥 바보같이
나는 너 좋아하라고 태어난 놈이
아닐까 하고
삼신할매가 그렇게 시킨게 아닐까하고
부모님이나 친구들이 들으면 복장이
뒤틀리고도 남을 소리겠지만
내가 제일 자신있는 모습만
제일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더니
이제는 온전한 나를 보여주고 싶게되더라
무척이나 오랜만에 걸려온 너와의 통화 뒤에
아직도 둘다 안생겨요 하고 있는 꼴을
보고있자니
미련이네 정이네 그래 뭐든 상관없더라
이제는
난 네가 늘 보고싶었어
우리 다가오는 좋은 봄 날에
시즌 3 시작하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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