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군대.
게시물ID : sisa_157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
추천 : 2
조회수 : 46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05/07/11 05:28:43
내 의동생놈 홀어머님 아래에서 자랐습니다. 친척들 있긴 있나본데 아버님 돌아가시고 연락 끊겨 지금은 전화번호도 모르고 그렇게 삽니다. 제 의동생 홀어머님 치매를 동반한 심한 정신질환 앓고 계십니다. 평소에는 정상인과 다를 바 없지만, 언제 어느 순간 어디로 정신을 잃고 나다니실지를 모릅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항상 옆에서 보살펴 드려야 합니다. 그런데도 3급 현역 땅개로 끌려 갔다 왔습니다. 

제 동기놈 홀아버님 아래에서 자랐습니다. 제 친구 늦둥이 입니다. 지금 아버님의 연세가 63살 정도 되셨다고 들었습니다. 아버님 아래에서 두 동생 보살피며 살아갑니다. 고아원 출신이시라 친척들도 없습니다. 예전에 경영하시던 공장에서 오른쪽 네손가락이 잘려 나가셔 하실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으십니다. 공장 망해서 집안 찢어지게 가난합니다. 집안 보살피기 위해 고등학교 다닐 때 이리저리 군 면제 받을 수 있는 방법 수소문 했습니다. 아무래도 방법이 없어 차라리 돈이나 벌자며 하늘로 뛰어 솟아 구름을 찬다는 개뻥쳐 가면서 5년간 군생활 했습니다.

어떤 놈은 양 쪽 다리 모두 디스크게 걸려 심한 안짱다리로 휘어 있는데도 3급으로, 어떤 놈은 고등학교 때 학비 번다고 노가다질 하다 등판이 작살 났는데도 2급으로 그렇게 하나는 통신병으로, 하나는 포병으로 갔다 왔습니다.

그런데 어떤 새끼들은 안 간답니다. 여건이 안돼서 못가는 것도 아니고 일부러 안 간답니다. 그 부모 새끼들은 자식 새끼들 군대 안 보낸다면서 병역비리에, 국적포기에 있는, 없는 짓 다 하고 다닌 답니다.

왜 없는 새끼들만 군대가야 합니까. 

뭐... 그건 그것대로 좋습니다. 

어떤 친구는 단지 눈 조금 나쁘다고 5급 국민역으로 일년 두 번 민방위만 나가면 됩니다. 사실 안경 벗으면 시력 꽤 떨어지지만 안경 쓰면 그래도 3급 정도는 무난합니다. 다른 몸 상태는 우리들 중에서 가장 나은 놈입니다. 어떤 친구는 척추에 약간의 디스크 있다고 4급으로 빠졌습니다. 어떤 친구는 문신 지운 흔적 있다고 빠졌습니다.

도대체 군인을 선발하는 기준이 뭡니까. 때때로 정말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입니다. 정말 빠져야 할 놈들은 기어이 군대 가야 하고, 들어가도 괜찮을 놈들은 또 빠져 나가고,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이 나라는 군인을 뽑는 겁니까.

오랫만에 의동생 놈과 얼큰하게 한 잔 하고 글 올려 봅니다. 
군대 갔다 왔다는게 억울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제 5년 동안의 군생활 나름대로 매우 보람찬 생활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때때로 화가 날 때는 있습니다. 제발 이젠 갈피를 좀 잡아줬으면 고맙겠는데 말입니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