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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학생입니다... 답답해서 글 올리네요.....
게시물ID : sisa_1017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잠와요
추천 : 10
조회수 : 56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1/04/11 21:36:12
안녕하세요 카이스트 09학번으로 재학중인 학생입니다.

요즘 학교가 굉장히 암울합니다. 학생들도 다들 불안해 해요.

우선 고인이 되어 버린 4명의 학우들과, 1분의 교수님께 애도를 표합니다.▶◀



 카이스트 학생들은 지금 이미 상처 받을대로 받아서 망신창이가 되어 있습니다.
 끝없이 몰려드는 기자들, 자기들 마음대로 해석한 기사들, 그리고 고인에 대한 예의나 상처받은 학생들에 대한 걱정따위 없는 추측성 댓글들과 비난조 가득한 여론......

 우선 매우 조심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에, 현 정책이나 상황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는 최소화 하고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맨 처음 언급하고 싶은것은, 안타깝게 저희 곁을 떠나버린 다섯분의 고인들에 대한 이야기 인데요, 고인들에 대한 예의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분들이 그러한 선택을 하실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추측하는것은 굉장히 조심스러워야 하며, 함부로 비난해서 그들을 사랑했던 많은 이들의 마음에 비수를 꽂아서는 안됩니다.
 지금 이미 많은 친구들이 그러한 일로 인해 상처를 받은 상황입니다. 사실 이 일에는 언론매체의 영향이 매우 컸습니다만......
 그분들이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을 단 하나의 이유, 정책상의 문제로 함부로 몰고 가서는 안됩니다. 물론 그것이 사실이 아닌것도 맞습니다. 이것은 제가 자세히 떠벌리고 다닐 입장이 아니니 말을 좀 삼가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카이스트 학생들에게 상처가 되는 것은, 고인들의 죽음에 대해 함부로 떠들어 대면서 그것으로 다른 카이스트 학우들을 비난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제가 보아온 기사의 댓글들이나 다른 게시판의 글들에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너네는 도대체 5명이나 자살 할동안 뭐하고 있었냐, 손가락이나 빨면서 구경하고 있었냐, 진짜 공부 말고는 생각도 없는 놈들이냐, 호구냐" 등등.... 정말 많은 글들을 보고 상처를 받았습니다. 

 여러분, 저희도 사람입니다. 기계가 아닙니다. 왜 그러한 정책에 불만이 없고, 속으로 우울해 하기만 하면서 안으로만 곪아 썩어들어가는 바보들이 아닙니다.

 카이스트 총학생회에서도 무수한 노력을 하였습니다. 09년도에 서남표 총장님께서 학부 총학생회장 후보가 총학생회장을 역임하게 되면 연차초과자가 된다는 (저와 많은 학우들의 입장에서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등록을 취소시키면서 비상대책위원회가 건립된 이래로, 학생회와 학생들을 이러한 부당한 정책들에 반발하여 많은 노력을 해 왔습니다.(제가 부당한 정책이라고 하는것에 대해서 반발 하시고 싶으신 분들도 있겠지만, 우선 저는 지금 그것에 대하여 쓰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이것으로 인해서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가려질까봐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학교측과 무수히 많은 대화를 시도하였고, 그 노력끝에 10년도 총 학생회에서 징벌적 등록금제도와 연차초과자 등록금제도를 어느정도 완화시키는 일을 성공시키기도 하였습니다.

 카이스트 학생들이 정말 개인주의에 치우쳐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쓰는 글입니다. 다시한번 말씀 드리지만, 저희도 생각하고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제도를 개선시키려는 노력을 왜 안했으며,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왜 노력하지 않았겠습니까.....

 요즘 학부 총학생회를 보면 안타깝기만 합니다. 이번주 수요일에도 긴급학생총회를 열 예정이라고 하며, 며칠밤을 철야를 뛰면서 자료를 정리하고, 투고할 글을 쓰고, 총회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을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저 자극적인 기사들만 듣고 카이스트 학생은 호구라는 식의 댓글을 다시거나 말씀을 하시는 분들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합니다.

 여러분, 이미 많은 카이스트 학생들이 왜곡된 시선으로 인하여 엄청난 상처를 받았습니다. 40주년 행사를 앞두고, 40년중 최고의 위기에 봉착해 있는 학교입니다. 평소 오유 눈팅만 하던 제가 감히 이런 글을 올리는 것도 더이상 그러한 일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부디 언론의 자극적인 기사에만 흔들리지 말아 주시고, 카이스트 내부 구성원의 목소리도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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