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고 내가 제일 두려워하는 소리를 들었다.
고요함.
"이런 젠장 또야!!"
침대에서 튀어나와 부엌으로 달려갔다.
"약이 어디갔지? 여기 어디에 뒀었는데!!"
약에 중독된 사람들을 본 적이 있을테지.. 그 중 한 명이.. 어쩌다 보니 나야.
그리고 이건 환각제고. 이걸 먹어야 내가 보고싶은 걸 볼 수 있어. 내가 직접 만들었지.
나는 빈 찬장을 샅샅이 살피고 욕실 수납장까지 뒤졌다.
"조용해서 죽을거 같아. 약을 먹어야 하는데!!!!"
서둘러 빨간 약통을 쥐고 뚜껑을 열었다.
"이런 시밤 한 알 남았네!!!! 재료도 없는데!!!!!"
화장실 창 밖을 보니 쓰레기로 덮힌 황량한 대지 뿐이다.
희미한 기억처럼 고요함이 끝나지 않고 있었다.
입안에 약을 털어넣고 눈을 감았다.
웃음소리가 다시 들려온다.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와 아내가 괜찮냐고 물어보는게 들린다.
창 밖을 보니 푸르른 들판이 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중독되면 건강에 안좋겠지만 세상을 예전 모습대로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