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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성 위기 : 주범은 바로 항체!
게시물ID : science_505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제곧미남
추천 : 4
조회수 : 105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5/26 20:37:06
좋은 topic이 있어서 나눠요 ㅎ.
얼마전에도 이슈가  되었던 일본의 "줄기세포 재현성" - 물론 이경우엔 사기였지만 - 과 관련해서
실험하는 사람입장에서 분명 되었던것이 다시 해보면 잘 되지 않아 답답한 경우가 많은데요.
그과 관련한 흥미로운 기사가 올라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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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통신원 [바이오토픽] 재현성 위기: 주범은 바로 항체
생명과학  양병찬 (2015-05-26 09:40)
"항체는 생물학 연구의 견인차이지만, 항체를 이용한 연구에는 오류가 범람하고 있다. 이제 몇 명의 ‘전도사’들이 나서서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2006년에만 해도 예일 대학교에서 병리학을 연구하는 데이비드 림에게는 모든 것이 순조로워 보였다. 그는 '흑색종(melanoma)의 효과적인 치료를 돕는 방법'을 하나 개발하여 테스트해 왔는데, 수많은 환자들의 생명을 살릴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이 섰다. 그것은 커다란 Y자형의 단백질, 즉 항체(antibody)를 이용한 방법이었다. 항체는 샘플 속에 존재하는 특이한 생체분자(biomolecule)에 결합하여 그 존재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림은 모종의 항체조합(combination of antibody)을 발견했는데, 이것으로 환자의 종양 샘플을 염색할 경우 「해당 환자가 수술 후 특정 약물을 복용했을 때 재발을 예방할 수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는 것이 연구의 핵심이었다. 그는 이 방법을 임상에 적용하기 위해 미화 200만 달러 이상의 연구비를 확보해 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2009년부터 모든 게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특정 바이오 업체로부터 신선한 항체를 주문하여 실험을 반복해 봤는데, 원래의 실험결과가 재현되지 않는 것이었다. 문제의 항체는 오리지널 연구에 사용된 항체와 제조업체가 같아, 동일한 종양샘플에 적용할 경우 당연히 동일한 염색패턴을 보여야 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림은 할 수 없이 「항체를 이용한 흑색종 검사방법」에 대한 연구를 포기하고 말았다. "우리는 마지막 랩미팅에서, 숙연한 태도로 '항체에 의존해서는 안 되는 거였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것은 매우 뼈아픈 교훈이었다"라고 림은 술회했다.

항체는 생물학 분야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연구도구로, 많은 실험에서 다양한 분자들을 확인하고 분리하기 위해 투입된다. 그러나 이제는 가장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모두(冒頭)에서 소개한 림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제조단위마다 품질이 달라(batch-to-batch variability), 실험결과에 엄청난 차이를 초래하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종종 엉뚱한 단백질에 결합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연구 프로젝트가 자체가 중단되어 수많은 시간과 돈과 샘플이 허비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생명과학 연구들이 결과 재현에 실패함으로서 이에 근거한 결론이 과학적 타당성을 상실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는데, 이것을 소위 「재현성 위기(reproducibility crisis)」라고 한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항체를 재현성 위기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특성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항체는 다른 생물학 연구도구보다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라고 테트라로직 파마슈티컬스(TetraLogic Pharmaceuticals: 펜실베이니아 맬번 소재 바이오업체)의 최고과학책임자(CSO)인 글렌 베글리 박사는 말했다. 베글리 박사는 "53개의 기념비적 암연구 논문 중 47개가 결과를 재현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참고 1)를 발표하여 논란을 야기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제 림을 위시하여, 항체 때문에 피해를 봤던 과학자들 몇 명이 나서서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뼈아픈 경험을 했던 림은 스스로 총대를 메고, 리뷰를 작성하거나 웹 세미나를 개최하거나 수많은 컨퍼런스에 참여하여 문제를 제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다른 과학자들과 함께 항체의 생산·사용·기술(記述)에 관한 표준을 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밖에 5~6개의 그룹이 등장하여 항체의 품질평가 방법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상과 같은 일련의 움직임을 '운동'이라고 부르기에는 이른 감이 있으며, 아직은 찻잔 속의 태풍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현재 많은 관련 데이터들이 축적되어 마련되어 있지만, 아무도 그것을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그 존재조차 모르고 있다"라고 글로벌 생물학표준연구소(생명과학 연구의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단체, 워싱턴 DC 소재)의 렌 프리드먼 소장은 말했다. "상당수의 항체시약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지만, 대부분의 판매업체들은 현상태를 개선할 동기를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1. 구매자들이여 각성하라

캐나다 토론토 소재 마운트시나이 병원에서 단백질체학(proteomics)을 연구하는 이오아니스 프라사스 박사의 예를 들어 보자. 그가 이끄는 연구진은 췌장암 진단에 이용하기 위해 CUZD1이라는 단백질을 추적해 왔다. 연구진은 모(某)업체에서 생산한 단백질탐지 키트를 구입했는데, '그 키트에 포함된 항체가 CUZD1에 전혀 결합하지 않으며, 다른 암 단백질(CA125)을 인식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까지, 무려 2년의 시간과 50만 달러의 비용, 그리고 수천 개의 환자 샘플을 허비했다(참고 2). "돌이켜보면, 돌다리도 두들기고 건넜어야 했다. 항체의 성능을 맹신한 나머지, '지금껏 유망했던 것이 가설이 기각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었다"라고 그는 회고했다.

항체를 구입하는 과학자들은 대부분 바이알의 라벨에 인쇄된 내용을 믿는다. "나는 병리학자로 훈련받는 과정에서 '항체를 주문하는 방법'만을 배웠지, '항체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방법'을 배우지는 않았다"라고 림은 말했다.

항체는 본래 대부분의 척추동물들이 세균 등의 침입자를 겨냥하기 위해 만드는 것이지만, 1970년대 이후 과학자들은 항체를 연구 목적으로 이용해 왔다. 연구대상 단백질을 토끼에게 주사하면, 토끼의 B 세포가 이 단백질에 대항하는 항체를 생성하기 시작하는데, 이 항체를 수집하면 단백질을 탐지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보다 일관된 제품을 원한다면, B세포를 추출하여 불멸의 세포(immortalized cell)와 융합한 다음 배양하여, 이론적으로 무한대의 항체를 공급할 수 있다.

30년 전에는 항체를 필요로 하는 과학자들이 항체를 손수 만들었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연구용 시약을 만드는 회사들이 허드렛일을 떠맡기 시작했다. 오늘날 300여 개 업체들이 200만 개 이상의 연구용 항체를 판매하고 있다. 글로벌 자문업체인 프로스트 & 설리번에 의하면, 2011년 현재 항체시장 규모는 16억 달러라고 한다.

2. 참담한 결과

(1) GPCRs

항체의 결함이 생물학 연구에 광범위하고 참담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징후가 다수 포착되고 있다. 2009년 발간된 한 저널은 모든 지면을 특정 항체를 평가하는 데 할애했다. 문제의 항체는 G단백질연결수용체(GPCRs: G-protein-coupled receptors)를 연구하는 데 사용되는 항체였는데, GPCRs는 (요실금에서부터 조현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병의 치료제들이 겨냥하는 표적이다. 그런데 상업적으로 판매되는 항체 49개(19개의 신호전달 수용체를 겨냥함)를 분석해 보니(참고 3), 그중 대부분이 하나 이상의 단백질에 결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해당 항체들이 다양한 신호전달 수용체들을 구분한다고 보증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2) 후성유전학

후성유전학은 항체에 크게 의존하는 분야 중 하나로, 후성유전학자들은 항체를 이용하여 유전자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이 어떻게 변형되었는지를 분석한다. 그런데 2011년 후성유전학 연구에 사용하는 항체 246개를 평가한 연구결과에 따르면(참고 4), 그중 1/4이 특이성 테스트(specificity test)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는 그 항체들이 종종 하나 이상의 표적에 결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4개의 항체가 다른 표적(라벨에 기재되지 않은 단백질)에 대해 완벽한 특이성을 지닌 것으로 나타나, '번지수가 틀린 사례'로 낙인찍혔다는 것이다.

(3) HPA의 발표

생물학자들은 종종 일화(逸話)를 통해 자신의 분야에서 사용되는 항체 중 일부가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생물학 전체를 통틀어 얼마나 많은 항체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것은 어려웠다. 아마도 현존하는 최대규모의 평가는 스웨덴의 「인간단백질지도(HPA: Human Protein Atlas) 컨소시엄」이 발간한 자료에 수록된 것일 게다. HPA는 인간의 유전체에 포함된 단백질 모두에 대한 항체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지금껏 상업적으로 판매된 항체 2만 개를 실험실에서 분석한 결과, 자체적으로 보관하고 있는 조직절편의 단백질 분포를 효과적으로 파악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것은 5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참고 5). 이 자료가 출판되자, 일부 과학자들은 상업적으로 판매되는 항체의 절반은 신뢰성이 없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항체의 신뢰성은 용도(연구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에 대해 HPA를 주관하는 스웨덴 왕립기술연구원의 마티아스 울렌 박사는 "상업적인 항체들을 연구에 직접 사용해 본 경험에 의하면, 어떤 연구에서는 잘 작동하지만, 다른 연구에서는 성능이 형편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라고 말했다.

3. 문제점과 해결방안

가장 이상적인 항체 선택 및 사용 방법은, ‘연구자들이 특정 분야와 특정 조직에 항체를 사용하기에 앞서서, 항체의 타당성을 테스트하는 것’이다. 하지만 판매업체들이 제공하는 정보의 질이 업체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과학자들이 흔히 제기하는 불만은 "판매업체들이 항체의 특이성을 평가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와 제조단위별 변동성(batch-to-batch variability)에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업체들은 제조한 항체를 배송할 때, 과거의 배치(batch)에서 유래하는 특성정보가 담긴 명세서를 부착하기도 한다. 또한 항체의 특성에 관한 데이터가 ‘이상적인 조건’ 하에서 작성된 것이어서 실제 실험조건에는 부적합한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하여, 기자가 이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접촉한 항체 판매업체들은 이렇게 항변했다. "우리의 제품을 모든 실험조건에서 테스트해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항체의 품질과 성능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과학자들에게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많은 과학자들은 구글을 이용하여 제품을 검색한다. 그러다 보니 매출증대를 꾀하는 항체 판매업체들은 제품 자체보다는 검색결과를 최적화하는 데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라고 바이오 자문업체인 피보털 사이언티픽의 팀 버나드 대표는 말했다. "연구자들은 종종 검증된 데이터보다 빠른 배송기간에 더 관심을 보이곤 한다. 그들은 아마존의 영향을 받아 '2~3일 내에 무료배송'을 원한다"라고 프로스트 & 설리번의 애널리스트인 크리스티 버드는 말했다.

항체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 연구자들은 '과학자들이 좀 더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말한다. "항체는 마법의 시약이 아니다. 샘플에 그냥 던져넣은 다음, 나오는 결과를 아무런 비판적 사고 없이 100% 신뢰해서는 안 된다"라고 UC 데이비스에서 뉴로맵(신경과학용 항체를 제조하는 바이오업체)을 이끌고 있는 제임스 트리머는 말했다. 다른 공급자들과 마찬가지로, 뉴로맵도 제품설명서에 항체의 적절한 용도(연구의 종류)를 제시하고 있지만, 과학자들이 설명서의 지시사항을 반드시 이행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결국 바람직한 해결책은 ① 광범위한 타당성 데이터가 첨부되어 있지 않은 항체는 구입하지 말든가, ② 아예 연구자가 스스로 타당성 검사를 하든가 둘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림이 열렬히 주장하는 방법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는 효과적인 타당성 검사를 위한 다단계 플로차트를 개발하여(참고 6), 원하는 사람들 모두와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의 문제점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이다. 예컨대 림은 '특정 단백질을 발현하는 세포'와 '발현하지 않는 세포'를 대상으로 한 대조실험을 권고하지만, 그 자신도 '이 권고사항을 이행하는 연구실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인정한다.

일부 과학자들은 상이한 브랜드의 항체 대여섯 가지를 구입하여 몇 번 테스트를 해본 다음, 그중에서 성능이 가장 좋은 것을 사용한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업체에서 구입해 봤자 그 제품이 그 제품’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대규모 유통업체들은 제품구색의 크기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소규모 생산업체의 제품을 납품받은 다음, 상표를 바꿔붙여 판매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버나드에 의하면, 현재 시장에는 200만 개의 항체가 출시되어 있지만, 중복되는 것을 제외하면 실제 항체의 수는 25만~50만 개 수준이라고 한다.

많은 연구자들은 항체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귀동냥이나 출판된 문헌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되면 지명도가 높은 유명 브랜드들이 시장을 독점하여, 후발업체들이 내놓은 고품질 항체가 발붙일 곳이 없게 된다. "시장에는 매우 우수한 항체들이 나와 있지만, 우리는 그게 어떤 건지 알 수가 없다"라고 오슬로 대학교에서 단백질체학을 연구하는 프리드쇼프 룬드-이오한센 박사는 토로했다. 그는 현재 수천 개의 항체들을 한꺼번에 비교하는 고성능 테스트법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 방법이 개발될 경우 지금까지의 관행이 바뀔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 나쁜 항체】 항체의 가장 흔한 문제점과 그 해결방법 

항목

문제점/해결책

교차반응

문제점: 샘플 안에 존재하는 단백질의 종류에 따라, 항체가 표적단백질은 물론 가끔 다른 단백질도 인식한다.

해결책: 양성/음성 대조군을 이용하여, 비표적 결합(off-target binding)을 테스트함. 

잘못된 용도

문제점: 동일한 업체의 항체라도 제조단위에 따라 성능이 다를 수 있다. 항체가 새로운 동물에게서 생성될 때 가장 많이 발생하는 문제점이다. 

해결책: 공급자에게 제조단위와 특성 데이터를 확인한다. 

품질변동

문제점: 동일한 업체의 항체라도 제조단위에 따라 성능이 다를 수 있다. 항체가 새로운 동물에게서 생성될 때 가장 많이 발생하는 문제점이다. 

해결책: 공급자에게 제조단위와 특성 데이터를 확인한다. 


BAD ANTIBODIES


4. 모색의 시기

지난 10년 동안, 연구자들이 항체에 대한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졌다. HPA가 운영하는 온라인 시약 포털 「Antibodypedia(antibodypedia.com)」에서는 180만 개 이상의 항체에 대한 타당성 평가점수를 공개하고 있어, 다양한 실험기법을 사용하는 연구자들이 참고할 수 있다. 또 하나의 포털사이트 「Antibodies-online(antibodies-online.com)」에서는 2년 전 독립 연구실들을 위해 항체에 대한 타당성 평가 연구를 시작했는데, 평가비용은 대체로 판매자들이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275건의 평가 결과, 평가대상 항체의 절반 미만이 컷오프를 통과하여 '독립평가' 인증마크를 획득했다고 한다. 비영리단체인 「Antibody Registry (antibodyregistry.org)」에서는 항체에 고유번호를 부여하고, 다른 정보원에 링크하여 추가정보를 제공하고 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pAbmAbs(pabmabs.com/wordpress)」는 커뮤티니 평가사이트인 옐프(Yelp)와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되며, 연구자들에게 사용후기를 업로드 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상의 서비스들 중 과학계에 뿌리를 내린 것은 아직 하나도 없다. 이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접촉한 과학자들 중 상당수는 ‘그런 서비스들이 존재하는지조차 모른다’고 응답했다.

항체 시장은 경쟁이 치열해서, 일부 공급자들은 '좋은 평판을 받는 것'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경쟁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제품을 차별화해야 한다"라고 버나드는 말했다. 앱캠(Abcam: 영국 케임브리지 소재)과 같은 업체들은 자사(自社)의 웹페이지에 사용자들의 데이터와 제품별 랭킹을 업로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앱캠의 구매행동 분석자료에 의하면 '고객들은 항체를 구입하기 전에 평균 9번씩 데이터를 검색한다'고 하는데, 이는 고객들이 좀 더 많은 정보를 원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앱전트(Abgent: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소재)와 그 자회사인 우시앱텍(WuXi AppTec: 중국 상하이 소재)는 약 1년 전 자사가 판매하는 항체의 성능을 모두 테스트하여, 그중 1/3을 제품목록에서 삭제했다. 이것이 훌륭한 결정이었는지 여부는 소비자의 반응 여하에 달렸다고 할 수 있는데, 앱전트의 관계자에 의하면 이미 소비자 불만이 급감하고 있어 대박을 예감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과학자들은 훨씬 더 근본적인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의 앤드루 브래드버리 박사와 100여 명의 서명자들은 지난 2월 《Nature》에 기고한 사설(참고 7)에서, "항체의 생산 및 판매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DNA 염기서열 수준까지 세밀히 규정된 항체만을 사용하자"고 제안했는데, 그 이유는 그래야만 항체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동성을 상당부분을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이 원하는 정보 중에는 판매자의 영업비밀에 해당되는 것도 있으므로, 이런 정보들이 모두 공개되려면 항체시장의 구조 자체를 완전히 뜯어고치는 수밖에 없다.

《Nature》의 사설에 서명했던 울렌 박사는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브래드버리 박사가 원하는 품질의 재조합 항체를 만들려면 기존의 항체보다 10~100배나 더 많은 비용이 들며, 그렇게 만들어진 항체가 더 나으리라는 보장도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실전에서 항체의 성능을 좌우하는 것은 결합체(binder)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동물을 면역화하지 않으면서, 보다 저렴하고, 신속하고, 믿을 만한 항체를 만드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예를 들면 바이러스를 사용하여 항체를 발현시키고 최적화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현재 시장에 출시되어 있는 항체들의 특징을 정확히 밝히라'는 요구가 점차 거세지고 있다. 연구의 재현성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일부 연구자들은 상업적 항체의 품질을 평가하는 독립 인증기관의 설립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Nature》를 비롯한 여러 저널들은 논문심사 과정에서, 저자들에게 '연구에 사용한 항체가 특정 연구목적에 적합한 것인지' 여부를 묻고 있다.

"항체의 품질은 갑자기 도약하지 않고 서서히 향상된다"라고 트리머는 말했다. 그는 선순환 구조(positive-feedback loop)에 희망을 걸며, “과학자들이 문제점을 깨닫고 이의를 제가함에 따라 더 많은 문제점이 발견되어, 항체의 품질이 점자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항체에 무관심한 과학자들의 수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바야흐로 국면이 변화하고 있다. 우리는 계속 논의를 진행해 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 참고문헌
1. Begley, C. G. & Ellis, L. M. Nature 483, 531–533 (2012).
2. Prassas, I. & Diamandis, E. P. Clin. Chem. Lab. Med. 52, 765–766 (2014).
3. Michel, M. C., Wieland, T. & Tsujimoto, G. Naunyn-Schmiedeberg's Arch. Pharmacol. 379, 385–388 (2009).
4. Egelhofer, T. A. et al. Nature Struct. Mol. Biol. 18, 91–93 (2011).
5. Berglund, L. et al. Mol. Cell. Proteom. 7, 2019–2027 (2008).
6. Bordeaux, J. et al. BioTechniques 48, 197–209 (2010).
7. Bradbury, A. & Plückthun, A. Nature 518, 27–29 (2015).

※ 출처: Nature 521, 274–276 (21 May 2015) doi:10.1038/521274a(http://www.nature.com/news/reproducibility-crisis-blame-it-on-the-antibodies-1.17586)

양병찬 이메일 보기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풍부한 인생경험을 살려 의약학, 생명과학, 경영경제, 스포츠, 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서적들을 번역 출간했다. 매주 Nature와 Science에 실리는 특집기사 중에서 바이오와 의약학에 관한 것들을 엄선하여 실시간으로 번역 소개한다.
https://www.facebook.com/OccucySesamelStreet
출처 http://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260053&BackLink=L3RyZW5kL25ld3MvaW5kZXgucGhwP3RvZGF5PTIwMTUtMDUtM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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