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에게 복수한 썰.txt
그와 나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때는 바야흐로 2003년 초여름으로 기억된다. 회사를 끝마치고 서울에 친구를 만나러갔다가 실컷 놀고 다음날 대전으로 내려오는길이였는데, 버스티켓을 끊고있을때 내 뒤에서 멀쩡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50대 중반의 아저씨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중년아저씨 : 아..저기 죄송한데요..
나 : 네?
중년아저씨 : 혹시.. 돈 좀 빌려주실 수 있어요?
나 : 무슨돈이요?
중년아저씨 : 제가 직원하고 출장왔다가 그만 지갑을 잃어버렸지 뭐예요?
나 : 아... 그러세요?
순간 어떻게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저 반대쪽에서 어떤 건장한 사내가 달려오며,
"부장님. 지갑 못찾았는데요?" 라고 하면서 나에게 같이 통사정을 하는거였습니다.
사내 : 저기..죄송한데, 차비가 없어서 그러니까는 좀 빌려주시믄 안되요?
중년아저씨 : 이렇게 제가 부탁합니다.. 집이 경상돈데...
나는 그 딱한 사정을 듣고 선뜻 내 지갑을 열어 3만원을 꺼냈다.
나 : 이거 빌려드릴게요.. 연락처 주세요..
그 중년아저씨는 차비가 좀 모자란데. ATM기에서 좀 더 비려주시믄 안되여? 라고했고 나는 체크카드가 없어서요..죄송합니다라고 했고 그 중년아저씨는 볼펜으로 연락처와 이름을 알려주었고, 난 대전으로 버스를 타고 내려왔다.
그리고 그 중년아저씨가 준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나 : 여보세요 혹시 거기가 ㅇㅇㅇ님 집 아닌가요?
할매 : 누구예?
나 : 거기 ㅇㅇㅇ님 집 아닌가여?
할매 : 우리집은 그런사람 없어예..
그제서야 아차.. 내가 속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참을 바보같다는 생각을했다. 그렇게 몇달의 시간이 흘렀는데, 우연치 않게 그 중년아저씨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회사 사무실에서 세무신고를 한참하고있는데, 사무실밖에서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똑똑똑.."
나 : 들어오세요..
그 순간 그 중년아저씨가 우리 사무실에 들어오는것이 아닌가? 나와 눈이 맞추쳤고, 움찔하던 그 아저씨의 표정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사무실에 계셨던 부장님에게 인사를 건네더니 나를 쳐다보시며 움찔했던 그 표정으로
중년아저씨 : 아..안녕하세요..
나는 그냥 그를 멀뚱쳐다봤다..
부장님께서는 "야..우리 거래처 ㅇㅇㅇ 사장님이야" 라고하셨고
그는 그렇게 한참을 부장님과 이야기하면서 내 눈치를 보느라 땀을 흘리다가 돌아 갔다. 그리고, 거래처 사장이 1년동안 우리와 거래를 얼마나 하는지 장부를 찾아봤다.. 1년에 1~2억정도의 소규모 거래를하는곳이였다,
어느날 부장님에게 말을 건넨다..
나 : 부장님 혹시 거기 업체하고 거래 끊으면 안됩니까? 다른데도 있는데..
부장 : 야..갑자기 왜?
나 : 제가 사실 그 사장을 좀 아는데..
그렇게 동서울터미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해드리니, 사람 그렇게 안봤는데 너무하네. 그러시믄서 대표이사님에게 그 이야기를 드리고 그 거래처와 거래를 끝냈다..
그렇게 단돈 3만원이 몰고온 파장이 끝났다.
이거 반응좋으면 세무소이야기에서 황당했던 일도 이야기 해드릴게염..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