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감성팔이'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여 판단을 흐리게 만들고 무지하고 비지성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그들은 감성을 배제하고 철저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 합리적이고 계산적인 사고는 과연 인간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이미 그런 합리적이고 계산적인 사고와 판단만을하는 존재를 알고있다.
바로 컴퓨터 - 정확히는 인공지능이다.-
합리적인 판단이 인간적이라면
철저히 합리적인 판단만을 내리는 컴퓨터는 인간적인가???
이 감성과 합리성의 문제는 오래전부터 많은 픽션 속에서 그려진 주제이다.
아서.C.클라크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나오는 A.I인
HAL9000은 사람과 자연어로 대화할 수 있고 체스도 둘 줄 아는 등 '합리적인 사고'를
할 줄 알지만 어떠한 기복도 느껴지지않는 목소리 즉, 감정이 결여된 모습으로 인해
인간적이지 않다는 인상을 강하게 풍긴다.
롭 코헨 감독의 영화 '스텔스'에 나오는 인공지능 EDI는 목표달성을 위해서라면
상관의 명령조차도 무시해도 된다고 판단한다.
칸바야시 쵸헤이의 '전투요정 유키카제'에서도 전투기에 탑제된 A.I는
"지극히 합리적인 판단"으로 적기를 요격하기 위해 파일럿마저도 죽음으로
내몰아버린다.
과연 위의 A.I들의 합리적 판단은 인간적인 모습인가.
'인간적'의 반대말인 비인간적, 반인간적이라는 말은 주로 감정이나 배려가 결여된 것을
일컫는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온 것은 '유추공감능력이라는 얘기가 있다.
그렇다면 타인이 맛보고 있을 비애를 자신의 경험으로 추측하여 공감하는
동정심이 풍부하다는 얘기는 인간의 본성으로 생각해봐도 확실히 인간답다고 할 수 있을것이다.
이런 타인의 비애에 동정하고 공감하는것을 '감성팔이'라고 치부해버리고
그것을 부정하는것을 권장한다는 말은 곧 소시오패스가 되라는 말과 같을것이다.
감성을 배제하는것을 권장하는 사회는 구성원들에게 소시오패스가 되길 권장하는 사회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