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머리카락을 자르고 나오면서 편의점에 들렀다.
뭐, 인근에 중형 마트가 있지만, 집을 지나쳐 가야 하기에 귀찮기도 하고,
겨우 소주 몇 병 사는 걸로 차이가 별로 없을 거란 생각에 들어갔다.
여기 편의점 알바는 항상 무표정이다.
말 걸기 겁날 정도로. 물론 웃는 낯으로 대하면 내가 말 잘 건다는 소리는 아니다.
하여튼 소주를 골라 계산대에 서니 담배들이 보였다.
심한 스트레스와 우울 증세로 흡연 생각이 간절하던 차에 눈앞에 담배를 보니 의지가 흔들렸다.
그렇게 멍하게 서 있는 내게, 날 바라보는 알바의 희미한 그림이 보이더라.
"저기요! 저기!! 아저씨!!! 담배 드려요?"
"아... 아니요."
"......아니, 예. 시즌 한 갑 주세요."
"........미안해요. 담배 취소할게요."
"저기...아저씨 담배 끊었죠?"
실실 웃으며 말하는 그녀에게 구차한 설명 대신 웃어 보였다.
"웃는 거 보니 맞네요. 그쵸?"
"아뇨. 아가씨 웃는 모습 처음 봐서 웃은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