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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남의 표현을 막을 권리는 없어요.
게시물ID : freeboard_8742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고양이똥꼬
추천 : 4
조회수 : 21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5/27 18:53:14
예전에 제가 가입해 있던 커뮤니티가 있었어요.
폐쇄된 곳이었고, 네임드가 존재하며 닉 언급이 자유로운, 명목상 친목은 금지였지만 사실상 눈가리고 아웅이었던 그런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제오늘 수위논란(?!)을 보며 그곳이 생각나요.
 
시작이 어디부터였을까요.
제가 기억하는 한, 사건의 가장 최초는 어떤 가수를 좋아하는 학생의 팬질이었어요.
시도때도 없이 그 가수의 자료를 올리며 나홀로 팬질을 꿋꿋이 하고 있었지요.
그리고 누군가가 딴지를 걸었어요.
'나는 그 가수를 싫어해. 그 가수를 보면 불쾌해. 이런이런 이유가 있으니 나는 여기에서 그 가수의 이야기를 보고싶지 않아.'
좋아할 권리와 그것을 표현할 권리, 그리고 싫어할 권리와 거부할 권리에 대해서 논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팬질은 드러내지 않고 나홀로 하면 되니까, 누군가가 불쾌할 일을 하지 않는것이 더 중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쏠렸습니다.
그래서 연예인 언급 금지가 되었습니다.
 
 
이게 끝이면 아마 기억하지 못할 거에요.
당시 인기있던 예능프로, 드라마......물론 실시간으로 달리는걸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그런데 너도나도 그 시간에 그 프로그램 이야기만 하면 그걸 보지 않는 사람들이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며
역시나 누군가가 기분나쁜 일은 하지 않는것이 좋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그래서 티비프로그램 언급 금지가 되었습니다.
 
 
정치와 종교는 친한 사이일수록 이야기 하지 말라고는 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노상전도or방문전도로 불쾌했던 경험담 - 기독교인인 회원이 기분이 나빠진다.
장터에서 시주를 강요하며 목탁을 치던 스님에 대한 경험담 - 불교인인 회원이 기분이 상한다.
(당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재위하실 기간입니다)
노무현 때문에 이러이러한게 좋지 않다 - 노대통령 지지자가 불쾌해진다.
한나라당 이런이런 짓이 마음에 안든다 - 한나라당 지지자가 화가 난다.
그래서 정치와 종교......하는김에 시사문제 통으로 언급 금지가 되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건 여기까지 입니다.
늘어나는 금지사항을 보며-그리고 줄어드는 글리젠을 보며 그곳을 떠났으니까요.
사실 저런 이야기 못해도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저렇게 감정적인 이유로 입을 틀어막으면, 다양한 문제가 생깁니다.
누군가는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당연히 생기구요.
규제사항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라며 단속하는 회원들이 생깁니다.
아무리 친목금지라고는 해도 닉은 알게모르게 다 기억하게 되잖아요.
역시 누구누구 회원은 다르다, 깨끗한 우리 사이트를 위해서 앞장선다! 이런 이미지로 네임드가 됩니다.
그러다가 큰 싸움이라도 한번 나면, 너 그때 나대던 너 니가 그따위였냐!!!! 이러면서 싹 쓸려나갑니다.
찍혀나가는 회원, 더러워서 못해먹겠다며 탈퇴하는 회원, 가슴 절절한 사과문을 쓰고 용서받(?)는 회원 기타등등.....
그리고 그 숙청(?!?!)에 앞장선 회원들이 새로운 네임드가 됩니다.
규제가 늘어날때마다 이런 일이 반복되고, 또 빈도가 늘어났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규제의 이유가 감정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보기 싫다, 불쾌하다? 그거 솔직히 백인 백색이잖아요. 만명이면 만가지 취향이 존재합니다.
오유 회원들이 '아 저 글은 내가 불쾌합니다. 보고싶지 않아요' 라고 글 하나씩만 지적해도 올라올 글이 없습니다.
주제를 미리 파악하고 클릭하라고 베오베와 베스트에는 게시판 탭도 붙어있구요.
제목을 봐도 이게 내 취향에 맞나 아닌가 얼추 걸러집니다.
그래도 혹 모른다고 제목에 브금주의, 후방주의, 혐주의 기타등등 안내도 붙지요.
물론 그래도 예상치 못하게 튀어나오는 것들이 있긴 있어요. 그러면 얼른 뒤로가기를 누르세요.
안보면 됩니다.
인터넷은 그런거에요. 중구난방 떠있는 수많은 정보 중에서, 내 입맛에 맞는걸 선별하는건 오롯이 내 몫입니다.
타인에게 그걸 가려 내라고 강요하지 마세요.
지금 내가 불편한것만 금지하면 깨끗한 오유, 청정 오유가 될 것 같나요?
내가 원하는 규제를 만드는 순간, 다른 회원들이 원하는 것도 다 규제로 만들어져야 할 겁니다.(선례란 무섭답니다.)
결과는 뭐....
오유가 제 기억속의 그 사이트보다 수백배 수천배 크긴 하지만, 딱히 다르지 않을지도 모르지요.
 
 
거기요? 글쎄요. 아직 문 닫지 않고 살아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굳이 검색해 보고 싶은 마음도 없어요.
계기가 없었다면 기억속에서 끄집어 내지도 않았을걸요.
 
쓸데없는 주절거림이었어요. 혹시 몰라 부탁드리는데, 거기가 어딘지는 묻지 말아주세요.
정말로 혹시 모르잖아요. 아직까지 그 사이트가 살아있고, 저와 같이 활동했던 오래묵은 회원이 이 글을 보게될지.
그러면 그 회원은 불쾌해질테니까요. 큰일납니다. ㅋㅋㅋㅋㅋ
출처 문득 떠오른 아련한 기억 속 어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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