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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동생이 보았던 것
게시물ID : panic_802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키도키
추천 : 24
조회수 : 2734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5/05/28 01:50:21
아주 어렸을때 동생이 다섯살이었고 제가 일곱살 학교 입학하기전에 겪었던 일이 생각나 적고 갑니다.

글형식이 반말인점 미리 양해구합니다. 제 글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보통 반말로 풀어나가서 죄송합니다.

몇일전인가? 집에 동생이랑 같이 들어가는 일이 있었어 간만에 동생이랑 과거를 회상하며 걸어갔는데 음 우선

동생은 사소한일은 기억을 잘안했어 심지어 지 친구들이름도 기억을안해 아니 못하는거지 절친한 친구들빼고는 한달만 지나도 이름을 

전부 잊어버리곤 했으니까 어쨌든  아파트 현관앞에 다다라서 나한테 이러더라고

"형 내가 너무 옛날일이라 꿈으로 꾼건지 실제로 겪은건지 기억이 안나는데 우리 어렸을때 학교에 갇힌적 있지 않아?"

동생이 이 질문을 하는데 음... 솔직히 난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내용이어서 거의 생각한적도 없었는데 아 떠오르더라고

"있었지 왜 기억잘안나?"

"ㅇㅇ 그때 갇힌건 기억나는데 그안에서 무슨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안나."

난 동생한테 그냥 빙긋 웃어주면서 너가 사소한일은 원래 잘 기억안하니깐 그런거라고 별일 없었다고 머리를 헝클어놓으면서

같이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갔어 동생은 고개를 갸웃둥 거리면서 그랬나? 이러더니 자기 방으로 들어갔어

난 내방 침대에 걸터앉아서 그런일이 있었지... 하고 오늘에서야 글을 적고있어

동생에게는 괜찮다며 애써 웃으며 나혼자 기억하고있는 얘기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풀어볼게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날 나와 동생은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있었어 노을이지는 하늘에 학교운동장 모래도

더 붉고 노랗게 물들었었는데 그때 중학생인가 고등학생인가 되어보이는 한 형이 다가와서 학교안에 들어가보지 않겠냐며 우리를

꼬득였어 나하고 동생은 쭈뼛쭈뼛거리며 어쩌지 이러고있는데 형이 우릴잡고 학교안으로 들어가버렸지 그리곤 그형은 우리를 학교에 놔두고

밖에서 문을 잠가버렸어 하는수 없이 반대쪽 문으로 나가기 위해서 난 무서워하는 내동생을 잡고 반대쪽 복도를 향해가야했지

그당시 학교 구조가 건물이 연결되있는 식이라 반대쪽문으로 가려면 3층을 통해 다른건물을 지나서 반대쪽 문으로 나가야하는 형식이었는데

난 그학교에 들어가본적이 없으니 당연히 길을 몰랐고 난 미친듯이 길을 헤맸어 내동생은 계속해서 형 무서워라는 소리만 내면서 울었어

지금도 그렇지만 난 내동생을 끔찍하게 아껴 어렸을때 누군가 내동생을 울리면 그게 고등학생형이었던 동급생이었던 무조건 보복을 했었어

여담이지만 고등학생형이 7살밖에 안된 내동생을 발로 걷어차서 동생이 코피가나서 우는걸 보고 바닥에 있던 돌로 그형의 머리를 찍었던적도 있었어

왜동생이 그형한테 걷어차였는지 이유는 모르지만 난 내동생을 건드리는 사람을 죽어도 용서안했어 어쨌든....

동생을 부를때도 동생 이름 철수뭐 이런게아니라 무조건 "내동생"이라고 불렀을 정도니까 부모님한테도 내동생 어디갔냐고 물었지 철수 어디갔냐고

물어본적이 없어 그런 동생이 울면서 무섭다고하니 난 동생의 손을 꼭 잡고 무서워하지말라고 다독이며 최대한 동생을 내몸에 바짝붙여서

복도를 걸었어 어느새 해는 져버렸고 복도에는 어둠밖에 깔리지 않았고 소화전 붉은빛만 복도를 비췄어 1층을 끝까지 걸었지만

문이 보이지 않았어 그제서야 윗층어딘가에 나가는문이 다른건물로 연결되있단걸 깨닫고 난 다른층들을 올라가야한다고 판단했지

그리고 2층으로 올라가서 복도를 걸을때였어 훌쩍거리던 동생이 나한테 

"형 이상한 소리가 들려"

라며 말을걸었고 난 그소리에 엄청 겁을 먹었지만 내 동생을 지키겠단 의지로 아니야 우리 발소리야 걱정하지마 라며 다독였어

그리고 2층의 끝까지 걸었을때에도 우린 다른건물이랑 연결되있는 문을 찾지 못했어 결국 3층까지 올라갔어

그리고 3층의 복도 중간쯤 걷고있을때 동생이 몸을 심하게 떠는걸 느꼈어 난 동생의 손을 끌어서 안은채로 걸었어 

그리고 그때 동생이 

"형 이상한소리도 들리고 저 앞에 공같은게 둥둥 떠다녀"라며 작게 소곤거렸어

난 엄청겁에 질렸지만 동생을 대리고 내가 겁을먹었단걸 티내면 동생이 더 무서워할까봐 꿋꿋하게 괜찮아 괜찮아만 연달아 말했어...

난 앞을 봤어 그래 공같은게 떠다니더라고.... 난 내동생에게 형이 길안내 해줄테니깐 너는 눈감고 형손놓지말고 옆에 딱 붙어서 따라와라고 말해줬어

동생은 고개를 끄덕였고 난 한손은 동생의 허리를감았고 한손은 동생의 반대쪽 귀를 막아줬어 동생은 얼굴을 내 품에 파묻었고

그런자세로 걸어갔어 그리고 공같은게 떠다니던게 가까워질수록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어 사람얼굴이 둥둥 떠다니는거야 

그리고 결정적이었던게 그얼굴이 뒤를 슥 돌더니 나와 내동생쪽을 보더니 360도로 입이 머리있는방향을 향해서 시계방향으로 돌았어

기절하기 직전까지의 극한의 공포와 한계를 느꼈고 정말 무서워서 온몸이 덜덜 떨렸어 그래도 그때 내가 한생각은

그래도 동생만은 지켜야한다 무슨수를 써서라도 지켜야한다 이 생각하나만으로 몸을 움직였었어 그때였어 동생이 눈을 슬쩍 떳었나봐

곁눈질로 그 얼굴을 봤던모양인지 엄청나게 겁을 먹어서 내손을 뿌리치고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면서 앞으로 미친듯이 달려가는거야

공포심보다 내동생이 위험할지도 모른단 생각에 난 부리캐나 동생을 쫓아갔어 겨우 동생을 따라잡고서야 우리가 있는곳을 살폈을땐

남자화장실인지 여자화장실인진 몰라도 화장실 칸막이 안이었어 동생은 미친듯이 울었어 무섭다며 형 무섭다며 울었어 그리고 난 동생을

안심시키려 애썼지만 한치앞도 안보이는 어둠앞에서 겨우 내동생 얼굴하나 보면서 어루만지고 괜찮다고 해주는게 고작이었는데 너무 미안하더라

그때였어 무슨소리가 들리는데 난 본능적으로 내동생의 귀를 막았어 동생은 그제야 울음을 멈추고 숨죽이고 나를 쳐다봤어 

작은 소리로 

"꼭꼭 숨어라... 꼭꼭 숨어라..."

이런소리가 들렸어 간혹 말마디마디에 흐흐흐거리는 웃음소리도 섞여있는데 나하고 동생은 화장실안에서 숨도멈추고 가만히있었어

그때나는 본능적으로 무언갈 느꼈는데 여기안에 있으면 위험하다라게 느껴지는거야 난 동생에게 

하나 둘셋 하면 형손잡고 같이 뛰어가는거야 라고 말하며 동생을 나보다 앞에 두고 먼저 나갈수있게 카운트를 해줬어

"하나... 둘..."

그래 내본능이 맞더라고 뒤에서 뭔가 움직임이 느껴졌어 등뒤로 올라오는 소름을 억누르고 셋!을 외치면서 동생을 떠밀고 난 뒤를 한번 돌아보며

뛰쳐나갔어.... 

그리고 정신없이 동생과 길을해매다 겨우겨우 문을 찾았지만 잠겨있었어... 이미 너무 늦은밤이라 잠가버린거야 

동생은 또 미친듯이 울기 시작했고 난 동생의 손을잡고 철문을 계속 두드리면서 살려주세요!라고 외쳤어

한 3분정도가 지났을까? 정말 기적적으로 어느 중년의 여성이 문을 열어주면서 놀란표정으로 너희들 여기서 뭐하냐면서 밖에서 잠겨있던

쇠사슬 자물쇄를 풀어주었어 나는 다리가풀려 그자리에 주저앉아 울면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말만 계속해서 말했고 그 중년의 여성분은

어안이 벙벙한표정으로 얼른집에가라며 우리가 나오자 문을 다시 잠궜어 난 울다지쳐서 잠든 동생을 업고 집으로 갔고 

부모님께 미친듯이 혼났어 어딜가서 지금 들어오냐며 동생도 나와 함께 혼났지 그치만 우리가 겪은 일을 부모님께 말씀 드릴순 없었어

난 그저 죄송하다며 죄송하다며 울었어 부모님도 평소혼낼때랑 달라서 이상했는지 더 다그치지 않으시고 씻고 자라고 하셨고 난 내동생을 데리고

씻겨주고 옷을입히고 같이 잠자리에 누웠어 동생은 다음날 아침까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어 걱정됐지만 나도 동생에게 뭐라고 말을걸어야할지

모르겠더라고... 그저 난 내동생을 꼭 껴안고 잤어 다행이라고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속으로 눈물을 삼켰어



그일을 겪고 몇일동안 동생은 심한 후유증에 시달렸어 잦은 악몽과 작은 사건 사고들 등등 결국 부모님은 내동생의 사주? 뭐그런걸 풀어보셨는데

이름에 문제가있다며 3년동안 동생의 이름을 홍제로 바꿔야한다고 했어 절때로 지금 이름으로 불러선 안됀다며 꽤나 유명하신분이었던지

부모님은 그날 갔다와서 나한테 동생의 이름을 부를일이 있으면 절대 홍제로 부르라고 신신당부하셨고 난 알겠다고 대답했어. 

처음엔 왜 홍제라고 불렀는지 몰랐는데 내가 나중에 고등학생즘 됐을때 그이유를 물어봤을때 부모님이 웃으면서 삼재가 껴서 바꾼거라고했었는데

지금은 내가 아는 분한테 건너건너 여쭤보니깐 삼재도 삼재나름이지 그렇게 위험한정도일줄은 몰랐어 지금도 내동생은 왜 자기가 홍제라고 불렸는지

몰라 사실 알려주고싶지도 않지만.... 어쨌든 아주 어렸을때의 일이었는지 지금 동생은 그때 기억을 못하고있어

사실 기억안하고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어쨌든 쓴웃음 나오는 기억이다... 쓰는 지금도 소름이 올라오고있는데 그때 그 기억이 너무

생생해서 괴롭다. 잘 잊고있는 기억이었는데... 셋을세면서 뒤를 돌아봤을때 그 얼굴 입모양....

내동생의 이름을 부르면서 찾았다라고 말하던 그여자의 얼굴이... 아직까지도 못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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