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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의 게이와 게이가 아닌 분들에게
게시물ID : bestofbest_1018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요르르
추천 : 497
조회수 : 36564회
댓글수 : 1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3/03/07 05:50:42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3/07 00:11:53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서울에 살고 있는 30대 게이입니다. 

이곳엔 재미있는 글도 많고 따뜻한분위기가 좋아 
오래전부터 눈팅만 하고 있었는데, 
저도 글을 써보고 싶은 마음에 
뒤늦게 회원가입도 하도 열심히 방문횟수도 채워서 
드디어 이렇게 글도 쓸수 있게 되었네요. 

오유는 다른 싸이트에 비해
 성소수자와 다수자가 
큰 충돌없이 어울리는 공간이라고 느껴져서 
게이의 한사람으로써 정말 기쁘고 감사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가끔 안타까운 글들이 있더군요. 


동성애자라서 상처받은 이야기라던가  
동성애자를 이해할 수 없다는 이야기 들이요. 
글재주가 없지만 그런분들의 생각이
조금이라도 생각이 달라질 수있기를 바라면서 
제 생각을 몇자 적어봅니다.

성소수자나 혹은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종종 성정체성을 취향의 문제라고 이야기합니다. 
(그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저는 바로 그 이유로 성소수자가 
모두가 당연히 이해하고 받아들어야하는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토마토소스 스파게티를 아주 싫어해요. 
케찹에 비빈국수같거든요. 
게다가 시큼한걸 원래 잘 못먹어요. 
하지만 누군가는 토마토스파게티를 좋아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절대 이해할 수 없지만 그들에게 먹지 말라고 할 권리는 제게 없습니다. 
토마토스파게티를 처다보기 싫을 정도라도 말이죠. 
그들 역시 저에게 토마토스파게티를 먹으라고 강요할 수 없겠죠. 

혹시 게이가 징그럽고 더럽게 느껴지시나요? 
네 얼마든지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 주세요. 
단지 그 이유만으로 성소수자를 비난하신다거나 
그들을 욕하실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실 수는 있지만, 
내가 싫으니 당장 그만둬. 내눈앞에서 꺼져 라고 하진 말아주세요. 
그건 마치 제가 토마토스파게티를 좋아하는 사람을
 비난하고 먹지말라고 강요하는것과 같은 일일 것입니다. 

혹자는 '게이가 자랑도 아닌데 역겹게 자꾸 나오지말고 니들끼리 숨어서 만나라'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한번 생각해보세요. 
우리는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일이 아님에도 '잘죽었다'라고 아무도 말하지 않습니다. 
생명은 생명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하고 
소중하다는 것을 모두 잘 알고 있으니까요. 
사랑도 역시 그 형태를 불문하고 
생명과 마찬가지로 사랑 그자체로 존중받아야 마땅하고 소중한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해할 수 없는 것 잘알고 있습니다. 이해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성소수자의 사랑도 당신의 그것처럼 그 자체로 빛나는 일이라는걸 꼭 기억해 주세요. 


그리고 성소수자여러분, 
혹시 누군가에게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비난받으셨다면 
절대로 절대로 상처받지 마세요. 
당신의 취향이 존중되어야 하는것처럼 
그들의 취향도 존중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을 위해서요. 
그저 토마토스파게티를 싫어한다고 말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세요.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아야한다는 생각은 
자칫 공격적인 모습으로 표현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만 성소수자에게 불리하다거나 
모욕적인 일을 접하면 화가나버릴 꺼에요. 
'나는 인정받아야 할 존재야! 호모포비아는 정신병자야!' 라는 태도는
그들의 반감만 키울 뿐입니다. 
그저 아직 사랑을 해보지 않았거나, 
혹은 우리의 사랑이 자신의 것처럼 빛난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당신의 사랑이 얼마나 찬란한 것인지 직접 보여주세요.  
그것을 알게되는순간 분명히 달라질겁니다. 
그리고 혹시 자신이 부끄럽고 숨고 싶다는 생각이 드신다면, 
스스로를 좀더 사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사회적 편견과 환경이 
성소수자가 스스로를 사랑하기 어렵다는것, 
누구보다 잘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자신 스스로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을 
누가 사랑하고 인정해 줄수 있을까요? 

힘들어 하지마세요. 


두서없이 핸드폰으로 작성한 글이라 정신없지만,
그래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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