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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자(?)의 요정.
게시물ID : humorstory_1018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r.Seo
추천 : 5
조회수 : 576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05/07/29 12:10:58
우연하게도 길을 가다가 이상한 주전자(?) 하나를 주었다.
칠로 벗겨진 것이 오래된 것 같아서 고물상에 팔아넘길 생각이었다.
나는 가는 동안 그래도 조금 더 받기 위해서 주전자를 쓰삭! 쓰삭! 닦기 시작했다.
그 순간!!!

펑~!!!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더니, 그 속에서 거인이 나타났다.
피부색이 파란 것이 청인(靑人)이라는 새로운 인종의 인간이던가,
아니면 지니 코스프레를 좋아하는 거인이라던가?

"저는 무엇이든 다 들어주는 램프의 요정입니다."

나는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램프의 요정이라면 램프에서 나와야지, 주전자에서 나올 리가 없었다.

"주전자에서 나온 주제에, 램프에 요정..."

램프의 요정은 한참 이야기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입을 열기 시작했다.

"사실 전 아라비아의 램프 제작의 최고봉 '아까비라 램프조다 잘만뎌'라는 분이 만드신 순 100% 금에, 다이아몬드가 박힌 램프에서 지냈습니다."
"그건 안 궁금해."
"상관없습니다. 저는 귀족.."
"-_-;; 주전자에 있는 이유나 이야기해!"

램프의 요정은 약간은 아쉬운 듯한 표정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지난 주인님은 주정뱅이였습니다. 그냥 술친구가 필요하다면서 술을 마구 먹이더군요. 오랜만에 목구멍 사이로 들어가는 술이 죽이더군요. 그래서 사흘 동안 퍼 마셨습니다. 일어났을 때 램프는 사라지고, 주전자 속에 들어가있더군요. 그것도 막걸리 주전자에.."

느껴지고 있었다. 막걸이 주전자의 향기가. 크윽!

"소원은 아무거나 다 들어줘?"

주전자에 있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막걸리 냄새가 나는 것도 약간은 지장이 있기는 했어도 괜찮았다.

"네. 그런데 단 한 가지만 가능합니다. 본래 램프에서는 얼마든지 들어줄 수 있었지만 주전자에서는 냄새 때문에..."

어쨌든 상관없었다. 돈만 있다면 모든 것은 가능했기 때문에..
여자도, 권력도, 그리고 -_-;; 기타 등등도...

"부자(富者)가 되고 싶어!"
"알겠습니다."

주전자의 요정은 사라졌다. -_-;; 그리고 남은 것은....
나의 황금기만이! 으하하하하!

나는 그 이후로 황금기는 찾아오지 못했다.
나에게는 불행과도 같은 나날이 시작된 것이다..

지니는 나를 부자로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부자로 만들어줬지만...
나의 옆에는 "아들" 하나만이 있었다.
많은 보석도, 그렇다고 많은 돈도 없었다. 
그저 아들만이... ㅡㅡ;; 어미는 알 수 없었다.

부자(父子)는 부자였다.-_-;
그동안 버는 돈도 얘 분유값으로 나가고, 여자들도 아들 때문에 피했다.
ㅜ_ㅜ!

개자식! 주전자의 요정 새끼! 마음에 만나면 똥통에 넣어버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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