섞어 먹지 말았어야 했는데, 샤워해도 숙취가 남았다.
컵라면 하나 먹고 출근하려고 10분 일찍 나와서 편의점에 들렀다.
'그래. 여전히 무표정한 아가씨.'
계산하면서 넌지시 던졌다.
"개강 안 했어요?"
"대학생 아닌데요."
'아차.'
"…….아…. 대학생처럼 어려 보인단 소리였어요."
"퍽이나!!"
라면에 물을 붓고 편의점 밖 파라솔에 앉으니 갑자기 비가 엄청나게 쏟아진다.
지붕이 있어 다행인데, 운치고 나발이고 왜 이리 처량하냐.
퍼붓는 비를 보다 알바 아가씨와 눈이 마주쳤다.
'저 한심하다는 표정 봐라. 쩝.'
캔커피 하나를 들고 오더니 탁 소리나게 놓으며 한 마디 한다.
"아저씨 아직 결혼 못 했죠?"
'이 뇬이.'
못 들은 척 라면을 휘휘 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