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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사랑의 시 - 아흔 여섯 번째 이야기
게시물ID : humorbest_10196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0
조회수 : 2506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02/15 22:20:41
원본글 작성시간 : 2015/02/12 22:25:38
출처 :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ILuZ&articleno=1499024&categoryId=98160®dt=20120117211740
BGM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OfZvpbmcXfI&list=PL-lCSEUnTu6nBSwUbZAeqF3Wtr9c1JfJy&index=6


http://i.imgur.com/utIdiI2.gif

황인숙, 안녕히




이 햇빛 속에 이제

그녀는 없다

햇빛보다 훨씬 강한 것이

그녀를 데려갔다

 

이제 더 이상 더 그녀를 저버리지 않아도 된다

내가 너무 저버려서

그녀는 모든 곳에 있고

어디에도 없다

 

저를 용서하세요

당신이 이해할 수 없었던 것들

당신을 이해할 생각도 없었던 것들

무례하고 매정한 것들을

 

그녀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다

그녀가 무엇을 좋아했을까

그녀에게 쥐어드려야 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아, 나도 무엇 하나 가진 것이 없었다

마음조차도. 그녀에겐 마음이 있었는데

 

그녀가 빈손을 맥없이 뻗어

죽음은 그녀의 손을 꼭 쥘 수 있었다

아무도 잡아주지 않은 텅 빈 손으로

당신은 그 손을 꼬옥 쥐었다

 

안녕히, 안녕히, 안녕히

가세요







7.gif

최태선, 바람의 인연



참 행복이라 믿었던 삶의 인연이
전생의 못다한 사랑
이생에서 잠시 연을 맺었지요

못다한 그리움
스치는 바람을 인연이라는 이름으로
생의 한 순간을 붉은 실로 묶었지요

전생에 두고온 사랑
이생의 짧은 사랑 목련꽃 망울 터뜨리듯
순간 황홀하게 피었다
툭툭 꽃잎 져 버렸습니다

전생의 그리움
이생에 인연을 맺은 찰라
그렇게 봄은 속절없이 허무하게
지고 말았습니다

아직도 갈길은 먼데
봄이 가면 또 다른 계절이 오듯이
제 삶의 계절에도 또 다른 계절을 맞이하고
그렇게 또 봄은 올것이라 생각 합니다

찬란하게 타오르는 붉은 꽃도
바람에 흩날려 떨어지고
우리의 생도 한땐,
붉은 꽃이 핀 계절이 있었지요

그 붉은 꽃 떨어진 자리
눈물, 그리움, 외로움, 보고픔의
씨앗을 남겨 두었습니다

생은 붉은 꽃이 흩날리지 않아도
때론,
누구나 그렇게 행복이라는 이름보다
그리움이라는 안개속을 
거닐때가 있을 것입니다

봄꽃 천지에 흩날리는 날
그리움도 외로움도 우울함도
찬란하게 꽃망울 터뜨리는
봄의 환희속으로 걸어가야 겠습니다






8.gif

이현애, 기다려 주는 이가 있다




파름한 하늘 깊은 곳

야산 기슭 풀꽃 사이에

오래된 나무의자 목비처럼 앉혀놓고

기다림도 없이

기다려 주는 이가 있다

 

어쩌다 사치스러운 아픔으로 가슴 미어질 때라든가

작은 소망 앞에 몸이 떨릴 때

필연처럼

토닥여주는 이가 있다

 

뜻없이 스러져가는 나날 나날들을

생의 어디쯤에선가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게

상위가치의 불씨 다독다독

묻어주는 이가 있다

 

울 넘어 초록불 밝히고

앙금으로 서러움 삭여내는

그런 이

사람의 가슴마다 숨어 있다







9.gif

강효수, 정 떼기




누군가에게서

멀어진다는 것은

준비가 필요한데

어느 날 갑자기

겨울 숲

메마른 밤송이처럼

차갑고 까칠해진

그대

 

다가설 수 없는

위험표지판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표정

무표정으로

한 곳만 바라보네

엉뚱한 낙서만 하네

칼바람 몰아치는 가슴

심장이 떨어지네

 

한 사람이

떠나간다는 것은

연습이 필요 없다는 듯

별과 태양의 거리만큼

무관심한 사람 되어

그대

깨진 유리구슬처럼

아프게 하네







10.gif

곽상희, 너를 기다리며




나는

내 속에 아득 깃들어 있는

너를 기다린다

 

조금 전 하늘에서는

너의 살점 뚝뚝 뜯어내듯 함박눈이 쏟아졌다

 

지금 뜬금없이 네가 가버린 저녁 하늘

저 편 어딘가에서는

붉은 장미꽃의 잔치가 한창일 것이다

 

흰 복사 꽃 등불이 꺼진 이 편 하늘이

누군가를 위해 앓고 있다

 

한평생 말 못하는 벙어리의 가슴

저랬을까

배달부가 미처 끝내지 못한

내 우편함 속에는 너를 기다리는

내 편지들의 눈물방울이

장미를 피우기 위해

 

가시기둥을 만들어

가즈런히 땅으로 내려와 꽂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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