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갑자기 추워진 날씨탓에 보기드문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사람들도 모두 꽁꽁 얼어붙게 한 날이였는데,
지하철을 기다리던 중에 힘없이 고개를 푹 떨구고 오들오들 떨고있던 비둘기 한마리가
땅에 내려앉아 있었습니다.
보통의 녀석들이라면 날지는 않아도..-_-;; 사람 발에 치일까 바쁘게 비켜다녔을텐데
이 녀석은 그럴 힘조차 없어 보였습니다.
보기 드문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고개를 숙이고 있던 비둘기가 주위를 둘러보더니 서서 신문을 보고 계시던
아저씨 한 분 다리 사이로 겨우겨우 걸어가는것입니다! ㅠㅠ
그러더니 그 사이에서 고개를 묻고 다시 떨기 시작했습니다.
아저씨는 발에 무엇이 걸리자 신문 아래로 내려보시더니 빙그레 웃으십니다.
이윽고 비둘기가 놀랄까 조용조용 신문을 접어 넣으시고는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고
아예 들어 올려 온기를 나누어 주시더군요.
아저씨께서 지켜보고 있던 제게 사진을 부탁하셨고 저도 여쭤보고 사진을 몇 장 찍었답니다.
한참을 비둘기를 안고 계시던 아저씨는 이윽고 기차가 들어오자
"내가 또 품어줘야 할 작은 아이들이 있어 이제그만 나도 집에 가야겠다. 어떡하니"
하며 비둘기를 조용히 내려놓고 가셨답니다.
도시 비둘기는 아무래도 그 이미지가 그다지 좋지 않은데요.
그때는 그런 사실보다, 아저씨께서 작은동물에게 온기를 나눠주시는 모습이
너무 훈훈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