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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이 사람을 제가 아는 체 할 필요가 있나요?
게시물ID : gomin_102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늘은유모와
추천 : 19
조회수 : 67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07/04/05 17:47:41
오늘 마침 피부과 시술을 받고 집에 돌아오는 중이였어요. 친구와 전화를 하며 계단을 올라가는데 누가 아는 체를 하더라구요. 봤더니 옛날에 그냥 같은 교회 다녀서 아는 오빠... 오빠도 아니죠 나이만 엄청 쳐 먹고 결혼도 못한 아저씨죠. 하여간 피부 상태도 안 좋은 얼굴 보이기 싫어서 모자를 더 눌러 쓰고 통!화!중!인 걸 강조하고 그냥 무시하고 집으로 들어갔어요. 아마 집에 와서 엄마랑 언니보고 가는 중인가 본데, (이 오빠 아니 이 인간이 심심하면 집에 놀러 오거든요. 엄마랑 언니는 뭐가 좋다고 반기는지 몰라. 옛날부터 알던 사이라고 아무 때나 막 찾아오고 아 짜증나) 엄마한테 대충 들으니 뭐 다음주면 외국에 간다나 뭐래나 가서 아예 눌러 살 수도 있어서 인사 드리려고 왔다는데 그러든지 말든지~ 하여간 친구랑 계속 전화로 수다떨고 있는데 한 10분쯤 지난거 같아요 초인종이 울리더니 그 인간이 다시 온 거예여 글쎄! 어휴 내가 계속 전화하고 있길 잘했지~ 라고 생각하고 전화하면서 방으로 들어가 버렸어요. 그리고선 또 한 10분인가 더 통화하고 있는데, 갑자기 자기를 좀 보자는 거예요. 눈치도 없는가봐요. 전화 통화 그렇게 오래 하고 있는거 보면 나와 보기 싫다는 건지 모르나요? 빨리 가 버리길 바랬는데 내가 계속 통화하고 있으니까 답답했는지 저를 부르는 거예요. 아마 아까 인사 다 하고 돌아가던 길에 저를 보고는, 다시 온 거 같아요. 뭐 이런 변태가 다 있나 생각하고 왜 그러시냐고 물었죠. 뻔한 얘기만 하더군요. 아까 엄마한테 다 들은 얘기요. 다음 주면 외국에 가는데 안 올 수도 있어서 얼굴 한 번 보고 가려고 한다고. 내가 뭐 지 애인이라도 되는 줄 아나보지? 내 얼굴은 봐서 뭐하게? "제가 지금 피부치료를 받아서 상태가 좀 안 좋거든요~" 했드니 "아니 뭐 괜찮은데" 하더군요. 참나 내가 안 좋다는데 자기가 뭔데 좋다고 단정하고 난리야? 속으로는 짜증이 텍사스 소떼처럼 밀려왔지만 교양 있는 제가 그럴 수는 없기에 최대한 예의바르고 상냥하게 어떻게 가게 된거냐, 가면 뭘 하느냐, 취업비자로 가는거냐, 몇년짜리 취업비자냐 등등을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이 인간이 대충대충 대답하더니 끝에는 "별로 궁금하지도 않은거 물어봐줘서 고마워" 이러는거예요 글쎄~ 아 참나 기가 막혀서 누군 시간이 남아돌아서 이러는 줄 아나~ 그러더니 가면서는 "만나면 아는 체 꼭 해라~" 이러더군요. 어휴 짜증나 내가 뭐하러 아는 체를 해? 아니지, 이 인간이 먼저 날 아는체를 하겠군. 그러기 전에 먼저 피해야지. . . . . . 한동안 잊고 있었다고, 잊어버리고 지냈다고 자신했었는데, 뜻하지 않은 만남에 역시나 제 숨을 멎게 만드는 그녀는 아마 절 보고 위에처럼 생각했을 거 같습니다. 그냥, 마지막이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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