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충 논란을 한발짝 떨어져 보면서 조금 반성을 했습니다. 그 동안 별 생각 없이 써왔던 몇몇 단어들이 다른 사람들 기분을 나쁘게 했을 수도 있겠더라구요.
그리고 "헤이트스피치"란 마법의 단어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나쁜말이면 다 헤이트스피치랄까?!
제가 알고 있는 헤이트스피치는 단순한 비난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1. 제가 멍청한 실수를 했는데, 저보고 "멍청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비난입니다.
2. 제가 그냥 길을 걷고 있는데, 누군가 저보고 "멍청한 새끼!"라고 한다면 그것은 근거없는 비난입니다.
3. 제가 그냥 길을 걷고 있는데, 누군가 저보고 "멍청한 한국인 새끼!"라고 한다면 그것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헤이트스피치입니다.
그런데 제가 멍청한 실수를 했는데 누군가 저보고 "멍청한 한국인 새끼!"라고 한다면?
혹은 지나가던 어떤 한국인이 실수를 하는 것을 보고 누군가 "멍청한 한국인 새끼!"라고 한다면?
이것은 헤이트스피치일까요?
저도 처음에는 맘충을 모든 엄마(=맘)라는 집단과 연결시켜서 생각하지 못했는데, xx맘 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를 맘충이라는 단어가 나오면서 처음 접하게 되었고, xx맘=무개념 엄마들이나 쓰는 단어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많은 어머님들이 xx맘 이라는 단어를 어머니로써 자신을 지칭하는 형식으로 자주 사용한다거나, 혹은 xx맘이라는 단어로 지칭되는 집단에 포함된다고 느낀다면, 거부반응을 보이는 것도 맞고 맘충은 지양해야 할 단어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논리로는 맘충은 안되고 무개념맘은 괜찮다는 것은 설명이 안되네요....
아무튼 맘충은 곁다리였고, 헤이트스피치와 단순 비난을 구분해서 헤이트스피치란 말이 가진 무게를 너무 가볍게 만들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