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생각에
재활원에 봉사를 갔습니다. 움직일 수 있는곳은 목, 손가락 일부분, 다리관절 약간 뿐인 아이들입니다.
샤워는 커녕 기본적인 세안도 주위도움이 없으면 하지 못하고 밥도 스스로 먹지 못합니다. 말도 못합니다.
머리를 깍여주고, 목욕을 시키고, 밥을 먹인뒤 그렇게 저의 일이 끝났습니다. 그들에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올때 였습니다.
매번 올때마다 머리깍는 일과 목욕을 싫어해서 발버둥 치는 아이가 있습니다. 날은 한창 봄날씨였고 바람에는
데워진 대지의 열기와 철쭉꽃의 향기가 약하게 묻어있었고, 그는 쇠 창살이 달린 창문턱에 얼굴을 얹고 밖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순간 억울함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신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간혹 어떤 장면을 보고 나면 신에대해 화를 내곤합니다.
그분은 어째서 이리 고통스러운 세상에 우리를 보냈고, 그것도 모자라서 이리 나약하게 우리를 만들었냐고 하늘에대고 중지를 올려 보입니다.
저는 그곳에 있는 아이들에게 언젠간 두다리로 일어 설수 있고, 두 손을 놀려 창조하고 몸을 가꾸는 기쁨을 누릴수 있고, 다같이 나들이를 나갈수 있으며
결국은 행복해 질것이라고 거짓말을 할 용기도 배짱도 없습니다.
더더욱 저를 비참하게 만든것은 저의 편협함 때문입니다. 저는 그들의 삶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어쩌면 나름 자신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데, 제가 괜이 날뛰는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저가 싫어지곤 합니다.
매번 이리 글을 끄적이면, 사는게 그렇게 값진건 아닌거 같은 느낌이 찾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