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이놈이 또 왔네! 썩 꺼지지 못해?"
"야박하기도 하지. 이 한데서 어디로 가란 말이요?"
"어딜 가든 내 알 바 아니니까 꺼져 버려! 이 피란민 자식!"
여기도 글렀다. 가게 뒷켠에서 몸이라도 녹일 요량이었는데 주인이 망발이다.
오늘도 물 한 모금 못 축였다. 전쟁통에 날은 갈수록 찬데 몸 뉘일 곳도 하나 없다.
"요기요~ 요기! 아재! 요기 와서 이것 좀 먹어보우!"
우스꽝스럽게도 환청까지 들린다. 누군가 내게 요기를 권할리가 없잖은가...
"유! 내 이름은 유라고 하우! 놀 오자에 놀 유, 오유! 배고파 보이는데 이거 하나만 먹어보우!"
으아니...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한 꼬마 아이가 내 앞에 떡 한접시를 들고 초롱초롱한 눈빛을 한 채 서 있다.
"이제부터 배가 고프면 언제든지 나를 찾아오우! 비록 전쟁통이지만 아재는 내가 책임지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