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구중에는 진짜 신이 원망스러울정도로 집안이 가난한 애가 있습니다.
밥에 물말아먹고 어머니는 우울증 환자셔서 헛소리하며 방 안에서 도무지 나오려 하지 않으시고
아버지는 알콜중독자, 동생은 성인이 되자마자 집을 나와서 가족과 연을 끊고 살아갑니다.
이 친구와 저는 중학생때부터 같은 친구였고, 이녀석이 수도권 시골로 들어갈때까지 자주 만났습니다.
제가 항상 이 친구 볼때마다 밥도 매번 사주었고, 대학원서 마감날 원서비가 없어서 전단지 알바를 하고있는 녀석에게 돈도 빌려주었습니다.
돈은 벌때마다 아버지가 귀신같이 찾아내서 다 술값, 노름판으로 날려먹고 세명이서 바퀴벌레 우글거리는 단칸방에서 살 정도로 형편이 안좋습니다.
얘를 위해서 제가 못입는 옷도 버리기 전에 깨끗이 다 빨아서 전부 다 주고, 반찬도 싸서 주고 여러모로 도움을 많이 주었는데..
그런데 어느날은 이녀석이 돈이 너무너무 급하다고, 사채업자들이 자신의 아버지를 죽일라고 집에 쳐들어왔다 하면서
거의 도망치듯 나와 저에게 일단 이자만이라도 값게 100만원을 빌려달라했습니다.
일단 이 말에 저는 모으던 적금을 깨서 100만원을 선뜻 빌려주고 친구는 정말 고맙다고, 반드시 값겠다고 사라졌지만..
이게 지금 1년이 넘었습니다. 그러나 집안형편은 여전히 너무너무 가난하고, 얘는 공부도 하지 못한 채 계속 알바생활로 연명하고 있을 뿐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도 학생신분인지라 100만원이 작은돈이 아닙니다. 하지만 당장 급한돈은 아니여서 이렇게 냅두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도 아버지에게 시달리고 사채업자들 들이닥쳐서 집안이 풍비박산나고..
이런 상황에서 제가 돈을 달라고 할 수 있을까요? 몇십만원정도면 그냥 줄수는 있지만..
제발 그냥 집 버리고 나와 살라고했지만, 한때 어머니 아버지와 너무나도 행복했던 시절들 생각하며 그래도 가족을 어떻게 버리냐며 못하는데..
100만원이라 그런지 안받기도 좀 뭐하네요.. 제가 나쁜놈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