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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한테 참 좋은데.... 회장님 인터뷰
게시물ID : humordata_6081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페라의도령
추천 : 10
조회수 : 142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0/06/04 09:41:37
재밌어서 퍼왔습니다.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all&arcid=0003776382&code=11151100&cp=nv1

산수유 회장 “‘남자에게 참 좋은데’ 만든 이유는…” 


 
[2010.06.03 19:23]           
 




천호식품 김영식 회장

“산수유∼ 남자한테 참 좋은데…. 남자한테 정말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직접 말하기도 그렇고….” 

저런 유치한 광고가 있나 싶었다. 기업 회장이 나서서 소비자를 ‘낚는’ 건가, 반감이 들기도 했다. 한데 이상하다. ‘표현을 못해 미치고 팔짝 뛰겠다’는 경상도 사투리의 중년 남성을 떠올리면 웃음이 난다.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야?

포털사이트에서 ‘천호식품 산수유’ ‘김영식 회장’을 차례로 검색했다. 임직원 300명, 지난해 매출 800억원, 1984년 설립해 건강식품 170여종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공항에 갈 때면 비즈니스센터 컴퓨터마다 초기화면을 천호식품 홈페이지로 바꿔놓는 사람. 2008년 ‘10미터만 더 뛰어봐!’란 책을 썼는데 인세와 강연료를 모두 출산장려 활동에 쓴다는,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이다. 

김영식(59·사진) 천호식품 회장을 인터뷰하려고 서울 역삼동 천호빌딩에 들어선 지난 1일 오전. 6층 집무실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 ‘welcome! 국민일보 권지혜 기자, 반갑습니다’란 문구가 붙어 있다. 이쯤 되면… 정말 예사롭지 않다. 

자리에 앉자마자 물었다. “남자한테 뭐가 좋은 건가요?” 

그는 “다 알면서 뭘 묻느냐”며 한바탕 웃더니 “쑥스러운데…”라며 입을 열었다. 

1998년. 무리한 사업 확장과 외환위기 여파로 파산 지경에 몰린 김 회장은 재기해야 한다는 강박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스트레스가 극심해 정상적인 부부생활이 힘들었다. 자존심이 상했다. 남자한테 좋다는 걸 여기저기 수소문했다. 우연히 산수유 얘기를 들었다. 먹어보니 효과가 있어 ‘산수유환’을 상품으로 개발했다고 한다. 

2000년 12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게 편지를 보냈다. ‘미국 대통령은 세계 대통령이다. 잘 이끌려면 기력이 좋아야 한다. 한국 산수유가 그만이다. 산수유 제품을 보내니 한번 먹어보라’는 내용과 함께 제품을 동봉했다. 석 달 뒤 거짓말처럼 부시 대통령 부부의 친필 사인이 담긴 ‘고맙다’는 답장이 왔다. 그는 장사꾼이다. 부시 대통령의 답장을 광고로 활용하니 산수유환은 날개 돋친 듯 팔렸다. 

한술 더 떠 2005년 11월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때는 부시 대통령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정상회담장인 벡스코와 김 회장의 부산 자택은 차로 10분 거리. 회담하러 오는 길에 자기 집에 들러 식사나 하고 가라는 내용이다. 

‘구수한 된장국과 기름진 쌀밥, 한국식 핫소스로 맛을 낸 장어구이 어떻습니까. 저는 영어도 잘 못하고 정치나 외교는 모르지만 사업과 골프 그리고 친구를 좋아합니다.’ 

당연히 부시 대통령은 오지 않았다. 완곡한 어조로 거절하는 답장이 왔다. 이미 그는 예상했다. “편지 보내고 답장 받는 일 자체가 흥미로웠어요. 초강대국 지도자와 당당하게 편지를 주고받는 것, 재밌잖아요?” 엉뚱한 걸 넘어 괴짜라고 해야겠다. 

그리고 지난 1월, 산수유 함량을 49%에서 87.5%로 늘린 제품을 출시했다. 직원들을 불러 광고 전략 회의를 했다. “산수유 말이야, 남자한테 정말 좋잖아. 그런데 표현할 방법이 없으니, 대놓고 말하기도 그렇고….” 무심코 내뱉은 김 회장의 이 말이 광고 카피가 됐다. 

주변 사람들은 그를 ‘뚝심대장’이라고 부른다. 그가 가장 싫어하는 말은 ‘(내가 그걸) 어떻게…’란 세 음절이라고 한다. 84년 천호식품을 설립한 뒤 경영 여건이 좋아지자 서바이벌 게임, 찜질방, 황토방 등으로 영역을 넓혀갔다. ‘사업 좀 한다’는 김영식이 나선 일엔 돈이 몰렸다. 

97년 외환위기가 터졌다. 대기업에서 식품 첨가물 납품을 중단하라고 통보해 왔다. 찜질방과 황토방 사업은 가맹자들이 여기저기서 파산해 계약이 해지됐다. 하도급업체에 발행해준 어음은 무더기로 돌아왔다. 담보로 잡혔던 회사 건물과 집의 경매 통보가 날아왔다. 

“정말 순식간이더라고요. 200명 직원은 다 떠나서 달랑 4명만 남고 빚만 20억원이 넘었어요. 당시 서초동 사무실이 9층이었는데 확 뛰어내릴까 생각도 했죠.” 

98년 설. 경남 고성 고향집에서 김 회장의 세배를 받은 아버지가 장난감 오뚝이 인형을 세뱃돈 대신이라며 내밀었다. 주저앉지 말라는 채찍이다. 두 달 뒤 어음을 막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를 때도 아버지가 2000만원을 보내줬다. 다섯 아들에게 받은 용돈을 20년간 모은 것이었다. 

공장으로 달려갔다. 당장 팔 수 있는 게 뭔지 살펴보니 쑥을 원료로 한 건강식품 ‘강화사자발쑥진액’이 있었다. 가격파괴가 살길이라고 판단해 18만원짜리 한 상자를 5만원에 내놨다. 아내가 선물해준 반지를 전당포에 맡기고 130만원을 마련해 광고전단을 만들었다. 

“매일 오전 6시30분이면 강남역 지하도로 출근했어요. 2시간 동안 광고지를 돌린 뒤 사무실에 가서 일하다 퇴근 때 다시 지하철을 타고 첫 칸부터 마지막 칸까지 선반에 광고지를 올려놓고 다녔어요. 식당, 전봇대 등 눈에 보이는 곳엔 모두 쑥 전단을 꽂아놨죠.” 당시 그의 저녁은 주로 슈퍼마켓에서 파는 600원짜리 소시지였다고 한다. 

어디서 누구를 만나든 쑥 이야기를 꺼냈다. ‘쑥, 쑥, 쑥자로 끝나는 말은∼ 이쑥 저쑥 들쑥 날쑥’이라는 정체 모를 ‘쑥 주제가’도 만들어 부르고 다녔다. ‘김영식이 미쳤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98년 1월 1100만원이던 월 매출은 99년 1월 5억원으로 뛰었다. 연매출 100억원을 넘어선 건 2004년이다. 

김 회장은 요즘 ‘대한민국 부자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건 또 무슨 소린가. “대한민국이 부자 되려면 인재가 많아야죠. 인재가 많이 나오려면 사람이 많아져야 하고, 그러려면 애를 많이 낳아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출산장려운동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인터넷 카페 ‘뚝심이 있어야 부자가 된다’를 운영한다. 지난해 2월부터 셋째 자녀를 낳았다고 알려오는 카페 회원 90여명에게 10개월간 월 20만원씩(1인당 총 200만원) 출산장려금을 보내고 있다(연간 2억원 한도에서 선착순 지급). 

산수유 광고 후속편 계획을 물었다. 

“2탄을 준비하고 있어요. 모델은 왕 역할 많이 한 유동근씨를 섭외 중이에요. 아, 카피도 구상해뒀어요. 산수유, 남자한테 정말 좋은데… 확 말해버릴까?” 

글=권지혜 기자, 사진=김민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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