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석방 기사 제목 보는 순간, 마음 한 구석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를 주장하는 환경운동가들이 몇백년 수령의 오래된 나무들이 벌목되는 것을 막기위해 나무에 올라가 자기몸과 나무를 쇠사슬로 함께 동여매고 몇날 며칠을 나무 위에서 저항하다, 결국 벌목업자들에 의해 끌려내려오게 되는데, 그 벌목업자들은 끌려내려온 환경운동가 보는 눈앞에서 그 나무에 기계톱을 들이대고 그 나무가 잘려 넘어지는 것을 끝까지 보게 하는 도발적 패륜을 저지른다고 합니다.
지난 겨울 광장에서 칼바람을 맞으며 '나라다운 나라'가 되기를 염원하며 수개월 동안 수많은 국민들이 자신의 몸과 함께 동여맸던 '정의'의 기둥이 너무도 허무하게 밑둥부터 잘려 처참하게 넘어지는 수모를 당하는 광경을 목도한 기분입니다. 벌목업자들이 낄낄대며 환경운동가를 조롱하듯, 정형식은 버젓이 언론에 나와 떠들어내며 우리들을 더욱더 처참하게 만듭니다.
그제, 어제는 아예 신문 기사, TV뉴스, 팟캐스트 심지어 오유도 내키지 않더군요.
그러다 오늘에야 정신이 들어,
도대체 나는 무얼 해야 하나 이 생각이 듭니다.
판결문이 164쪽이나 된다는데,
'요구적 뇌물'이니 뭐니 하는 궤변적 논리 164쪽을 정형식 자기 혼자 만들어 내진 못했을 것이고,
삼성 변호사들이 달려들어 만들어줬을 텐데, 그 증거를 찾을 수 없을까...
나한테 통신기록이나 이메일 이런 거 해킹하는 능력이 있으면 좋을텐데 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고...ㅠㅠ
어디가면 정형식 면상이라도 볼 수 있는 걸까?
서초동 어느 건물을 가면 되는 건가?
직접 얼굴 보며, 부끄럽지 않냐고 소리쳐주고 싶습니다.
촛불이라도 들고 싶은데, 어디로 가야 하지?
지난번에 보니까 법원 근처는 너무 한산해서 모여도 티도 안나던데...
서울 강남쪽 집회이니만큼 직장인분들 퇴근 시간 즈음해서 촛불들이 모여서 인도 행진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대법원에 상고한다고 하지만, 우리 국민들이 가만히 있으면, 대법관들이 국민 눈치 안 보고 삼성 눈치만 보게 되지 않을까 걱정에,
평창올림픽 시작하면 이슈가 아무래도 묻힐텐데 하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뭔가 판만 만들어지면 열심히 참여할 수 있을텐데, 제 능력으로는 판 만들 능력은 안 되고...
우선 내일은 서울고법 앞에 무작정 다녀오려고 합니다.
또 지금 당장 나 혼자라도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봤습니다.
매일 108배. 기도 내용은 정형식 동티 기원, 이재용 단죄, 사법부 적폐 청산.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 한가지 희생하기. 간절함을 담아 원하는 것이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뭐를 희생할까 하다가, 매일 한끼 안먹기로 정했습니다.
저들에게는 타격 1도 안가는 자기만족 행위일 수 있으나,
간절함을 놓지 않겠다는 제 다짐입니다.
자신은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동안은,
그것을 하기 싫다고 다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실행되지 않는다.
-스피노자
논밭의 허수아비도
발길로 차야 넘어지는데
목숨이 있는 한
우리 노인들도 함께 하겠다.
- 2016년 촛불 집회에서 어르신들이 드신 피켓 문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