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만 되면 술을 찾는다. 일종의 의무감이다.
처량하고 안타까운 내 신세를 지나치지 못하고 스스로 굽어살펴 주는 뭐 그런.
물론 숙취에 찌든 컨디션이 밤엔 다시 회복된다는 게 매일 술을 찾는 가장 큰 이유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어차피 마실 술이라면 조금 약한 걸 찾자.'란 생각에 오늘은 와인으로 정했다.
편의점 앞에서 말이지.
먼지 앉은 이름도 모를 와인 한 병을 집어서 계산대로 갔다.
"풉"
'이 뇬이, 사람 면전에 대고 비웃나?'
"뭐 비웃으실 수도 있는데,
와인은 잘 모르지만, 세워서 진열한 편의점의 보관 방식이 잘못됐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어요."
"푸하하하. 아, 그래서 웃은 거 아닌데요.
아침에 제가 결혼 못 하신 거 맞냐고 물어서 안 처량해 보이려고 와인 사신 거 아닌가 해서요."
"아닌데, 원래 와인 자주 마시는데. 쩝.
근데, 아가씨는 혼자 24시간 다 해요? 올 때마다 있네."
"주야 격주로 사장님하고 교대하는데,
혹시 있을 때마다 오신 건 아니구요? 하하하하"
'미쳤네. 미쳤어. 이 뇬.'
진짜 관심 없거든 내가 얘한테.
그냥 단골 하나 만드러알댲러ㅑ어랴 ㅓ캬ㅣㅓ4ㅑ머햐ㅣㅓㅑㅣ ㅇㅋ퍼ㅣㅑㅋ더ㅑㄹ허 ㅑㅣㅍ.
근데, 항상 무표정하더니 요즘 자주 웃네. 망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