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특히 서울시장 선거 결과가 나온 이후에 이른바 노회찬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그 내용이야 설명 안 드려도 다 아실 테고요. 두 사람이 단일화 했으면 지지 않았지 않았겠느냐 라는 비난, 반대로 또 진보의 가치를 구현하려고 애쓴 후보인데 비난하지 말라 라는 옹호, 이렇게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군요. 당사자를 직접 연결했습니다. 노회찬 대표님 나와 계시죠?
☎ 노회찬 / 진보신당 대표 : 네, 안녕하십니까?
☎ 손석희 / 진행 : 네, 조금 목소리가 어두우신 것 같습니다.
☎ 노회찬 / 진보신당 대표 : 네, 아직 목이 쉰 게 덜 풀린 것 같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마음고생이 좀 있으실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노회찬 후보에 쏟아지는 비난도 분명히 있는데요. 예상하셨던 반응이신지요?
☎ 노회찬 / 진보신당 대표 : 네, 뭐 그 반응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그런 반응이 충분히 있을 수 있고 또 예상되기도 했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노회찬 후보가 득표한 표가 어떻게 됐을 것이다 하는 그런 표계산은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어찌 보면 그건 결과론적이고 무의미한 일일 수도 있으니까요. 다만 지난 선거과정에서도 한두 차례 같은 질문을 드리긴 했는데 다시 한 번 이 문제는 노회찬 대표가 얘기하셔야 될 것 같군요. 분명한 어떤 정치적 부담을 안을 것이 명약관화 했는데 끝까지 단일화를 거부한 이유, 그러니까 완주를 결심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 노회찬 / 진보신당 대표 : 단일화를 거부하는 것, 그리고 또 완주하는 것 자체가 목표이진 않았습니다. 단일화는 있을 수 있다고 봤고요. 필요하다면 할 수도 있다고 봤는데 손뼉도 손이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것처럼 단일화가 혼자 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단일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저희들로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이건 뭐 어느 쪽을 책임을 묻는 건 아니지만 사실 서울, 경기, 인천 같은 경우에는 정치협상으로 나누어서 이 후보를 정하자 라고 저희들은 제안을 한 반면에 민주당은 수도권만큼은 민주당이 양보할 수 없다, 이런 태도였고요. 그래서 단일화가 무산된 겁니다. 그 무산의 책임에 일부는 분명히 저에게도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양보 안 한 쪽의 책임으로만 묻기엔 상황이 실제 그렇진 않았다고 보는 거죠.
☎ 손석희 / 진행 : 다시 말해서 단일화 거부라는 표현은 상황을 정확히 안다면 성립되지 않는 얘기다, 이런 말씀이시겠군요?
☎ 노회찬 / 진보신당 대표 : 예, 단일화 무산이고 무산에는 공동책임이고 책임을 또 굳이 따지자면 힘이 더 있는 쪽의 책임이 더 크지 않겠습니까?
☎ 손석희 / 진행 : 그런데 야권을 투표하신 분들이, 그러니까 한명숙 후보 쪽에 투표한 분들은 이것이 정치적 소신과는 별 도로 이른바 대의라는 것이 있지 않느냐, 그러니까 야권연합에 의한 MB정부 심판에 이번 지방선거에 뜻이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이것저것 조건을 따진다는 것보다는 나중에 심상정 후보가 결국 사퇴의 변으로 얘기했던 것처럼 야권연합에 의한 MB정부 심판, 이것을 위해서 자신을 좀 희생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 라는 비판을 격하게 쏟아지는 분들도 있습니다. 어떻게 받아들이시는지요?
☎ 노회찬 / 진보신당 대표 : 그런 생각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생각이라고 들고요. 다만 실제 다른 지역과 달리 서울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그 민주당, 한명숙 후보 측에서 단일화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었어요. 워낙 1위, 2위 간의 표의 격차가 저의 지지율, 이런 걸 감안할 때 상임선대위원장의 뭐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도 나왔지만 굳이 단일화하지 않아도 제 지지표에 상당부분은 그쪽으로 이미 넘어간 것이고 그래서 그쪽에서도 뭐 저보고 단일화를 위해서 협상하자는 이런 제안조차 일체 없었던 것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꼭 단일화 문제만으로 볼 문제는 아니고 한 가지 제가 말씀드리자면 한명숙 후보가 상당히 적은 표차로 지지 않았습니까? 2만 6천 표 차로 졌는데 서울에서 구청장, 민주당 구청장 후보들이 얻은 표만 얻었어도 이겼다고 보거든요. 강동구 같은 경우에는 민주당 후보가 얻은 표가, 강동구청장 민주당 후보가 얻은 표가 한명숙 후보가 얻은 표보다 3만 표가 더 많아요. 그러면 민주당 구청장을 찍은 사람들이 서울시장 후보는 왜 민주당을 안 찍었느냐는 거죠. 이런 데서 저는 오히려 이번 선거에 어떤 패인이나 반성할 대목을 찾아야지, 저의 지지자들은 거의 대부분 이미 이번 선거만큼은 미안하지만 저쪽을 찍고 오겠다 이렇게 저한테도 내놓고 얘기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 표가 제가 설사 양보를 했다 하더라도 그 표가 저쪽으로 갔을지도 의문이고요. 그래서 너무 정치적으로 책임 뒤집어씌우는 식으로 얘기를 끌고 가는 건 사실관계도 다르고 또 이후에 우리가 무엇을 반성하고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 그런 것을 검토하는 차원에서도 적합하지 않다고 봅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 얘기는 원래 이제 노회찬 후보 지지율이 10%이상 되는데 3%대 표가 나온 건 이미 갈 표는 한명숙 후보에게 다 간 것이 아니냐 라는 반박, 그러니까 지지자들의 반박이기도 한데요. 맥을 같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득표율 3.3%, 이건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신지요?
☎ 노회찬 / 진보신당 대표 : 저는 저한테 트위터나 이런 걸 통해가지고 당신도 지지하지만 이번 선거는 한명숙 후보를 찍어야 되겠다, 이해해 달라, 이런 분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반면에 이제 어저께 개표결과가 나온 후에도 당신 찍은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분들도 있었고요. 이 표는 13만 3천 표 정도 되는 이 표는 저 개인에 대한 지지표라기보다는 이명박 정부도 심판해야지만 민주당도 어떤 책임을 물을 대상이다 라는 생각이 분명한 분들의 표입니다. 단순히 제 개인이 다른 사람보다 더 좋아서 찍었다기보다는요. 그래서 저는 저로서야 후보로서 또 패배한 사람으로서 이렇게 반성하고 비판 받을 수도 있지만 이분들이 돌멩이를 맞을 이유는 하나도 없다고 보거든요.
☎ 손석희 / 진행 : 알겠습니다. 실제로 지지하는 분들 가운데에는 순전히 선거공학적으로 해서 표가 넘어가고 하는 것 그것이 과연 옳은 것이냐, 진보의 대의를 위해선 노회찬 후보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라는 말씀하는 분들도 있더군요. 그런데 향후 진보신당의 행보가 어떻게 되느냐 하는 것도 관심사 중에 하나이긴 합니다. 행보가 불투명해지지 않았느냐, 이런 얘기도 하는데요. 저희가 알기론 어제 대표단회의를 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향후 행보에 대해서 어떤 의견들이 나와있는지요?
☎ 노회찬 / 진보신당 대표 : 저희들의 행보가 이번 선거로 인해서 달라질 것은 전혀 없고요. 이번 선거가 저희들이 이렇게 설정한 목표에는 좀 미흡한 점은 있습니다만 지방의회 진출 현황으로 보자면 과거보다 더 당선자가 늘어난 건 또 사실이고요. 정당 득표율도 늘어났고 그래서 이번 선거과정에서 다만 저희들 내부에서 여러 가지 후보 전술이라거나 또는 단일화 문제 관련된 이런 혼란들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이번 6월 19일 날 전국위원회를 소집해가지고 엄밀한 평가에 들어가기로 했고요. 그걸 기초로 해서 다음 2012년을 향해서 좀 진보진영의 대연합과 또는 질적인 강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생각입니다.
☎ 손석희 / 진행 : 진보진영 대연합 얘기 지난번에 나왔는데 민주노동당과의 통합 내지는 연합, 이런 것들도 여전히 살아있는 계획입니까?
☎ 노회찬 / 진보신당 대표 :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둘만의 통합은 아니겠습니다만 그리고 이번 선거과정에서 서로가 다른 길을 걸었기 때문에 아마 속도에 영향을 줄 건 같습니다. 저로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변경될 수 없는 앞으로 계속 추진해나가야 될 방향이 아닌가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