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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못 먹으면 한국인 아니라고?
게시물ID : soda_10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기영기철
추천 : 14
조회수 : 8126회
댓글수 : 94개
등록시간 : 2015/08/28 13:24:31
저는 김치를 못 먹습니다.
맛이 없어서 안 먹는게 아니라
냄새만 맡아도 진짜 토나와요.

어렸을때 정말 농담 안 하고
김치말고는 못 먹는 것이 없었습니다. 
맛 없는 음식도 먹으라면 먹었지만 
김치는 정말 못 먹었어요. 

유치원 선생님도 맨날 저보고
"한국사람이 김치를 못 먹냐" 
이 소리가 어찌나 듣기 싫었던지..

얘들은 저한테 일본인 아니냐고 놀렸어요.

무튼 매번 급식판에 김치만 남겨놓았었는데
그거 다 먹을때까지 식판 못 치우게 했어요.
얘들 다 오후수업하려 책 펼쳐놓는데
저는 급식판을 올려놨네요.

물론 소수의 아이들도
싫어하거나 못 먹는 음식때문에
급식판을 책상에 올려놓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음식의 종류가 하필
"김치"라는 이유로 봐주는 것이 없었습니다. 

많은 노력을 해왔어요.
거족들도 저 김치 못 먹는거 알았지만
고치려고 노력도 하고..
선생님의 심정을 이해했나봐요. 

김치를 먹기 위해서 김치를 물에 행군다거나
맛있는 음식에 싸서 먹거나
숨을 참고 먹거나
그래도 먹고나서 막 토 올라오는거 알아요?
그날은 하루종일 속이 안 좋았습니다.
대부분은 안 먹고 버티다가 버렸지만요.

오죽하면 얘들에게 김치 먹어주면
맛있는 반찬을 주겠다는 교환도 했습니다.

어느날은 선생님에게 들켜서
결국 김치 억지로 입게 구겨넣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 저 쓰러져서 119소환
얘들이 절 둘러싸고 걱정하던게 생각나네요.
 
선생님은 제가 쓰러졌으니 
당연히 전화건 것도 본인이겠죠.

중간에 기절했는지 아니면 오래된 기억인지
이 상황이 자세히 기억은 안 나지만
무튼 저는 조금 큰 병원가고.

엄마랑 선생님이랑 통화하고.
 
그 뒤로 제가 김치를 안 먹든 뭘 하든 신경ㄴㄴ

그리고 엄마는 제가 초등학교 입학하고서
매번 가정통신문마다
김치에 대한 경고를 써주셨습니다.  

그래도 한국사람이 김치를 못먹냐는
쓰레기같은 인식은 정말 짜증나더군요.

그 김치사건 이후로
선생 태도가 확 바뀌어서 저를
엄청 챙기던게 기억나네요.
별로 좋은 선생으로 기억되지 않네요~~~

나름 명문 유치원이었는데
김치사건 때문에 유치원 명성을 깎았다느니
선생으로서 별로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하게 된 것 같아요~
그 뒤로 선생님 바뀐걸로 기억합니다.
   
지금도 그 선생 얼굴 떠올리면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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