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자전거로 세상과 부딪치다(유럽여행기)#스위스-하..때려치고싶다...!
게시물ID : bicycle2_339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중풍산부인과
추천 : 10
조회수 : 78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6/03 03:01:15
여행일정.jpg


스위스 프리부르 - 몽트뢰 코스.

CAM01462.jpg

 석양지는 제네바 호수를 눈앞에 둔채 하루를 정리한다멀리 보이는 산뒤로 태양의 흔적이 노을 진다흘러나오는 음악과 호수의 파도소리가 너무나 쓸쓸하다아무리 즐거운 사람도 이곳에 오면 숙연해 질것 같다한국에 가면 이런 호수를 볼 수 있을까지겹도록 보는 스위스의 호수이지만 유난히 쓸쓸하게 느껴진다내가 외로운 걸까그림처럼 지나가는 새들을 보니 내 탓이 아닌가보다그저 멍하니 바라본다스위스는 이렇게 멍하니 감상하게 되는 순간이 많다관광대신 자연을 선택한 내 여행은 틀리지 않았나보다언제 이런 황홀한 풍경들을 이렇게 또 넋놓고 볼수 있을까태양이 더욱 내려가니 노을이 더욱 짙어진다쓸쓸함도 더욱 짙어진다무엇을 생각해도 쓸쓸한 저녁이다.




asdf.jpg

 몽트뢰에 도착했다. 몽트뢰에 도착했다 표지판이 보이기 무섭게 뚝 소리가 난다. 분명..기분 좋은 소리는 아니다. '뭐지...?'불안함도 잠깐 ...이내 끼이익~~~~~소리와 함께 뒤에 매달린 페니어(짐가방)이 땅에 굴러다닌다. 그랬다. 자전거 짐받이가 결국은 사망했다. 아예 두동강이 나서 수리 자체가 불가능 하다. 워낙 시골 도시이고, 당장도 짐받이가 없으면 무거운 페니어 두개를 이고 이동할 수도 없기에 정말 미칠노릇이다. 독일 뮌헨부터 문제였던 짐받이를 어찌 어찌 갖은 유도리와 편법을 다 써서 왔건만...결국은 뚝 부러져버렸다. 당장 이동하기 막막하니 이렇게 답답할 수가 없다. 역시나 여행의 묘미는 이런 돌발상황고비인가보다. 아씨..그래도 안겪고싶다...ㅠ.ㅠ



CAM01430.jpg
(끊어져버린..알류미늄...)


이런 시골동네는 영어로 소통도 되지 않기에...앞길이 막막하다. 짐받이가 도대체 영어로 뭐야...하..^^ 그냥 자전거를 갖다대고 연신 손가락질을 한다...'요거요 요거...!ㅠ.ㅠ 고장났어요..;이렇게 몸으로 부딪치기를 몇분, 인자해보이시는 프랑스 신사분이 다가와 도움을 건넨다. 


"앗~ 도움이 필요하신것 같은데? 제가 도와드릴까요~? "


 이 한마디를 시작으로 친히 자전거샵을 세곳이나 대동해주신다. 그 어느곳에서 자전거에 맞는 짐받이를 구하거나 수리할 수 없었지만, 그 도움이 너무 감사해 마냥 기분이 좋아졌다. 프랑스사람은 불친절하다더니...역시 짧은 생각으로 편견을 가져선 안되겠다. 어쩔 수 없이 약 10 KM정도 떨어진 큰 마트로 짐받을 사러 가야할것 같다... 그곳에선..살 수 있을까..?? 



8.jpg
 물론 자전거 샵을 가는 길도..여행...^^ 가는길 만난 멋진 성은 뽀너스~~~

2.jpg

(도착한 대형 마트는~~나를 안도하게 했따~~)

 내팽게치듯 숙소에 짐을 던져놓고, 10km를 달려가 도착한 대형마트는 꽤 크다! 뭔가 기분이 좋다~~~세상에 없는 것만 빼곤 다 있을것 같이 큰~~이 마트에도....내게 맞는 짐받이는...없었다;;;;. ㅁㄴ이ㅏ럼니아러민아ㅓㄹ .왜 나한테이래! 에라 모르겠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분명 맞니 않을듯한 짐받이를 4만원이나 주고 마트앞에서 판을 핀다. 마트 바구니를 의자삼아 부품을 늘어놓고 조립에 나선다. 짐받이 사이즈나, 나사규격등 도대체 맞는게 없다. 있던 땅도 없어질듯 한숨을 쉰게 네번쯤 됬을까, 대한민국 군필자에게 나올수 있는 모든 유도리를 발휘하기 시작한다.




3.jpg


 짐받이와 자전거를 연결하는 나사를 어찌할까 하다가, 
415763ed3.jpg
 한국에서 가져온 가스배관을 고정시키는 요 걸개로 대체한다. 주변의 병뚜껑들을 주어나 납작하게 만들어  헐렁한 틈새를 매꾸고, 헬스하듯 짐받이를 잡아당겨 사이즈를 맞춘다. 짐받이를 장착하니 끼이익 소리를 내는 브레이크 ㅠ.ㅠ.  뒷브레이크 터더덕 걸리는 디스크. 디스크를 조정하고 체인청소까지 마치니...어느덧 두시간이 지난다. 도대체 어디서 이런 임기응변들이 생기는 걸까. 저히 안될 것 같은 것들이 이를 갈면서 하니 다 된다다 때려치우고 자전거도 버려버리고 기차를 탈까도 생각했다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여행이 힘들게 느껴질 것 같았다하지만 이런 고난을 겪어내니 다시 행복이 왔다짐받이 값이 아까워서 라도 정말 많이 타고 가야지.



(요개 가스배관 고정시키는 도구..요걸로...짐받이와 자전거를 연결...^^)


CAM01583.jpg
 결국 고친 자전거~~튼튼해 보이는 짐받이~~~ 



 사실 여행을 힘들게 하는건, 큰 고비들이 아니라 작은 고비들의 하모니다.

그럼에도 이 여행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그 고비들 뒤에 맞보는 성취감과 안도감이

 다이어트 중 마주친 치킨보다 더 달콤하기 때문이 아닐까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