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인터넷이라고는 위키나 들락거리고 오유에만 상종하는 오징어인데
요새 하도 메르스 메르스 얘기가 많잖아
내 주변에도 다들 하루종일 메르스 얘기거든
근데 맞는 얘기일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오유에 상주하면서
다른 사람들보다는 메르스에 대한 정보를 더 빠르게 받고
심각성에 대한것도 장난식이던 진지 먹은 글이던 많이 본다고 생각하거든?
그런데, 이상하게 머리로는 아... 심각하구나...
이 동네는 정말 심각하고... 아 이 동네 수장되시는 분은 정말 현명하시고...
아 또 한분 고인이 되셨구나...
정말 이러다 내가 그렇게 재밌어하던 플레이그 INC 처럼 되는거아냐??
이러면서 사실 아 조심해야지, 얼른 마스크부터 구매해야겠다
몸 챙기고 밥 잘 먹고 할 수 있는 예방법은 다 숙지해놔야겠다
이런 것들이 별로 피부로 와닿지가 않아...
왜일까? 심각성에 대한 글을 그렇게 많이 보고 고개를 끄덕였는데
답을 내려달라고 쓰는 글은 아니니 걱정마
나 스스로도 느끼고 있어
아. 내가 포기했구나
...
난 서울 고려대 근처에서 근무 중인데
보통 초저녁에 시작해서 다음 날 새벽 세시 정도에 일이 끝나
직종은 요식업, 서비스업으로
하루에 평균 40~50명 이상의 사람들과 지근거리에서 대화하고, 서비스를 하지
이미 이 생활이 3년이 넘어가는지라
당연히 정상적으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일은 없다고 보면 돼
지금 이 글을 쓰는것도 새벽에 일 끝나고 도저히 잠이 안와서 깨어있어서거든
자꾸 삼천포로 빠지네... 아이고 내 면역력아 미안하다!!!!!!!!!
이제 곧 종강이고 방학시즌이야
정말 많은 학생들이 고향에 갔다가 다시 돌아오겠지
그 중에 혹시, 정말 혹시라도 3차 감염자가 있다면
나는 이 생활을 계속 하는 이상
못해도 올해 안에는 그 감염자와 접촉을 하는 일이 생기겠지
이 글을 쓰기 조금 전에,
대전에 살고 있는데 너무 불안하다, 그런데 나만 그 불안을 느끼는것 같다
라는 글을 먼저 읽었거든?
나는 그 작성자의 주변 사람들이 이해가 가더라
이렇게 메르스에 대한 정보를 끊임없이 보는 나도,
삶에 치여서, 당장에 오늘 해야되는 일과,
매장과 관련된 각종 문제들,
종강이 다가오면서 슬슬 하나둘씩 그만두는 알바들,
시험기간을 맞아 곤두박칠 치는 매상 등등
당장 눈 앞에, 피부로 느껴지는 것들이 너무 크게 느껴져.
나는 이 사태에 대해서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으신 그 분도 원망하지않고
공항에서 쌔끈한 마스크 쓰신 그 분도 원망하지않아
(물론 욕은 했어)
왠지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
정말 정부차원에서 환자를 통제하고, 병원을 관리하고
모든 국민에게 필수 구호물품들이 배급되고,
이런 영화 같은 상황이 온다고 했을때.
그렇다고 나 자신은 지금과 다른게 있을까, 그런 생각
혹시나 이 글을 읽는 오유징어분들,
나는 너무 바보고 멍청해서 당장 눈 앞의 것 밖에 못봐
하지만 당신들은 안그랬으면 해
내 머리로만 판단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지금의 심각성만큼은
'진짜다' 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 같아
조심하고, 또 조심해줘.
자신은 자신이 지킬 수 밖에 없는 세상이야.
긴 글 미안해
그리고 세로드립 아니니까 그만해
...
현명한 오유징어들을 존경하는 멍청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