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다는 건 슬픈 일이야..
가끔 그런 생각도 했었지
잊지 못하게 해줄께.
평생 안고 살아갈만큼 큰
충 격.
그렇게라도 누군가에게 기억된다면 좋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지.
하지만 난 이미 알고 있었다.
잊지 않을 거라 했지만
모두 잊었지.
그 흔하디 흔한 어릴 적 꿈 같은 것들도.
동창 이름이라던가, 왜 울었는지도 모르는 어느 날이라던가.
초등학교에 늠름하게 서 있었던, 어느 날 갑자기 잘려나간 나무가 버드나무 였었던가.
그냥 무심코 던졌던 그 말에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던 너의 얼굴이라던가.
아니면 정말 잊고 싶어서 잊어버린 슬픈, 아픈, 더러운, 추한 기억들이라던가.
모두 잊는다.
망각하고 만다.
모두가 그리 할 걸 알기에
나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억되고 싶어..
너에게 나는
생각하면 눈물이 맺히는
할 수 없는 그런 감정의
파스텔 톤의 안개가 낀 듯 아련하게 느껴지는 그 기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