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동안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의 문제점 중 하나가, 애니메이션 팬층은 확실히 있는데, 소비를 안 한다는 점이 아닐까요.
그동안 우리나라엔 수많은 애니메이션 팬층이 수면 아래에 존재했습니다. 일코라고 부르죠.
소비층이 확보가 안되는데 만들 사람도 적고 투자할 사람도 없고..
소비층이 분명 생길 수 있는 환경이었는데
현실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아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의 잠재력은 바닥을 치고 있었습니다.
2. 왜? 애니 보면 남들 시선 따가우니까.
대중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서브' 컬쳐로서의 기능만 하는 애니메이션 안타까운 제작 추세도 있었습니다.
결국 갈수록 마니악 해지고 숨어서 애니 봐야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죠.
3. 그런 가운데, 갑자기 우리나라에서 진격의 거인이라는 콘텐츠가 유례없는 인기를 끌었습니다.
수면 아래의 한국 애니메이션 팬층의 잠재력이 수면 위로 드러났지요.
우리나라 대중 속에서 이렇게 애니가 이런 전례 없는 인기를 누린 적은 정말 처음이다시피 했고,
주위에서 너도나도 진격의 거인을 보는 모습을 통해 애니메이션 컨텐츠의 잠재된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4. 그러던 어느날, 진격의 거인 작가의 우익인물 옹호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오유 베오베에 올라갔고,
급속도로 오프라인상에도 퍼져나갔습니다.
5.그 많던 인기는 순식간에 사그라들었고,
대중 속으로 뛰쳐나왔던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생태계의 잠재력은 고요해졌습니다.
진격의 거인을, 더 나아가
애니메이션 콘텐츠는 우리 사회 속에서 묻지도, 말하지도 말아야 하는 분위기가 또다시 형성되었습니다.
진격의 거인이 극우다 아니다를 떠나,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의 가능성이 결국엔 사그라들있다고 생각합니다.
진격의 거인을 삿대질하며
‘우리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이다’ 는 자긍심을 얻게 되었을지는 모르지만요.
PS. 최대한 객관적으로,
단순히 진격의 거인이 "극우냐 아니냐" 를 떠나
그 논란 자체가 한국 애니메이션 생태계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생각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