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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YWZIZ님 및 자살 생각하시는 분들 보세요.
게시물ID : gomin_10238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방랑객사
추천 : 7
조회수 : 36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3/05 21:23:31
  닉언죄를 붙여야 하나 싶었지만 나름 익명(?)이니까 안 붙였어요. 익명YWZIZ님은 제가 알기로 예전부터 무능하다, 군대도 안 갔다왔다, 자살하고 싶다 등등 이유를 대며 자살하고 싶다고 고민게시판에 글을 올리시는 분이지요. 오늘뿐만 아니라 예전에도 자주 봤었어요. 몇몇 분들은 어그로 끄는 거라고 신경을 쓰지 않기도 하고, 또 몇몇 분들은 이게 다른 힘든 분들의 자살을 유도하는 거라고 생각하기까지 하실 것 같아요. 하지만 익명YWZIZ님이 정말로 그런 생각을 갖고 있을 수도 있고, 또 실제로 이런 고민을 하는 분들이 고민게시판에서 그럴싸한 대답을 듣지 못하고 계실 것 같아 글을 남기기로 했어요.

 사람은 언제 자살을 생각하게 될까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았을 때? 사회에서 낙오되었다고 느꼈을 때? 물론 그럴 때에도 자살을 생각하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자살을 생각하는 때는 자신의 삶의 목적을 잃어버렸을 때에요. 우리는 어머니의 뱃속에서 태어나는 순간부터 사회에 속해 살아가게 되고, 여러 임무를 수행하면서 사회에서 점차 인정을 받아가게 된답니다. 옹알이를 하고 두 발로 걷기 시작하면서 칭찬을 받고, 학교를 입학하면서 학생으로서의 지위를 부여받고, 결혼을 하면서 가정을 이끄는 주체로서 사회의 인구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지요. 그런데 그 흐름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 우리는 사회부적응자라는 낙인이 찍히곤 합니다. 성숙하지 못한 사회는 사회부적응자를 사회적응자로 바꾸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으며, 사회부적응자는 점차 사회에서 소외되어 사회 내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존재하지 않게 되고, 이는 생존 외의 삶의 목적을 잃어버리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내가 없는 게 오히려 사회(가족)를 위한 일이야.' 라든가 '이런 세상 살아서 뭐하나.' 라는 생각을 갖게 되지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는 성숙하지 못한 사회에요.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고,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고, 최고가 아니면 인정해주지 않는 풍토가 만연해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주변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사회에서 인정받으려고 아둥바둥 사는데 나는 왜 그렇지 못하나 싶을 거예요. 그런데 그렇게 노력하는 사람들마저도 삶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요. 설상가상으로 TV나 인터넷에서는 잘생기고 능력도 있고 유머러스한 사람들이 잔뜩 나오는데 정작 자신은 아무 것도 없는 걸 발견하게 되죠. 그 사람들이 연예인이라 그런가 싶어 페이스북을 들어가보면 나랑 별 다를 게 없는 사람들이 멋있는 사람과 비싼 음식을 즐겁게 먹고 있어요. 누구는 영어로 멋드러지게 글을 남기고 말이죠. 자신을 돌아볼수록 비참해질 뿐이에요. 

 여기까지 읽으니 더욱 자살해야겠다고요? 중요한 건 지금 제가 질문드리는 거예요. 스스로 생각해보세요. 


'왜 그것들이 나를 비참하게 만드는 거지?'

'어째서 나는 그것들을 보고 스스로를 초라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내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건 어떤 거지?'


 내가 속한 사회의 인정을 행복의 기준으로 삼으면 자신의 삶은 초라해질 수밖에 없어요. 왜냐하면 사회는 언제나 최고봉에 오른 사람들만을 보여주며 이들이 기준점이라고 말하거든요. 사회는 사회의 발전을 위해 그런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어요. 최고를 재생산해서 사회에 기여시켜야 하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사회가 아니잖아요? 우리는 우리의 행복을 스스로 추구할 권리가 있는 사람이에요. 내가 소극적이고 정적인 분위기와 책을 좋아한다 싶으면, 작은 방에 조용한 음악을 틀어놓고 책을 읽는 삶을 살면 되는 거예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좋으면 동아리같은 걸 들거나 봉사, 종교단체에 가입하면 되는 거예요. 돈이 없다고요? 그 정도의 돈은 몸이 멀쩡하다면 충분히 벌 수 있는 돈이에요. 내가 원하는 건 돈이 많이 들어가는 삶이라고요? 그러면 그런 삶을 살 때까지 인내하고 노력하면 돼요. 하지만 그 전에 그런 삶이 자신의 행복을 위한 삶인지, 아니면 단지 학습된 대로 최고가 되는 삶인지 먼저 돌아봐야 할 거예요.

 행복은 자신의 마음에 있어요. 하지만 사람들은 마음보다는 스크린에 두 눈을 집중시켜요. 거기엔 욕심뿐이 없는데 말이에요. 저는 이런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좀 더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셨으면 해요. 컴퓨터 모니터나 주변 사람들의 간섭을 떠나서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앞으로 내 삶을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셨으면 해요. 거기엔 분명히 행복이 있어요. 당신에겐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고요. 

 힘내세요. 세상엔 여전히 아름다운 것들이 있고, 사람은 누구든 아름다워질 수 있어요. 자살은 그 가능성을 포기하는 행위일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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