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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마스크 썼다가 스트레스만 얻어왔어요...ㅎ
게시물ID : mers_33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펜넬
추천 : 17
조회수 : 1236회
댓글수 : 26개
등록시간 : 2015/06/03 23: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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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저는 메르스가 겁나는... 여중생입니다. 
오유에서, 인터넷에서 얻은 여러 정보들을 정리해서
마스크는 늘 쓰고다니고 손세정제와 소독제를 챙기며 제 건강과 주위 사람들의 건강을 챙겨주려고 노력 중입니다. 

나는 괜찮지만 내 주위 사람들은 건강해야 한다. 는 생각만으로  적은 용돈에서 마스크를 사고 손소독제를 사고 주위 사람들에게까지 나눠주는 것이 전혀 귀찮지않고 오히려 제가 자랑스러웠습니다. 


 지금 스트레스가 쌓여서 좀 횡설수설합니다만... 알려주세요. 제가 잘 하고 있는 건지...

오늘 처음 학교에 마스크를 쓰고 갔어요. 다행히 집에 미리 사둔 마스크가 있어 여분으로 몇 개 챙겨가기도 했어요. 등교하는 길에 눈길을 많이 느꼈습니다. 길 가는 사람이 정말 많았는데 아무도 마스크를 쓰고있지 않아서 제가 유별난 건가.. 라는 생각도 조금 들었어요.
 
학교에 도착했을 때도 마스크는 벗지 않았어요. 수업시간에나 잠시 벗었지요. 여러 곳들을 돌아다니는 교실이 생각보다 위험하다는 판단 하에서요.

그런데... 정말 별의별 말을 다 듣고온 하루였습니다... 선생님들께서는 저보고 '너도 참 유별나다.'라는 뉘앙스의 말을 들었고, 학우들에게는 메르스 걸렸냐며 반농담도 많이 받았습니다. 오늘 하루종일 학교를 돌아다녔는데 마스크를 하고있는 사람이 저밖에 없더군요. 우리나라의 안전불감증이 이런건가... 확 와닿았어요.

그나마 효과가 있는 마스크는 정말 답답하고 숨쉬기가 조금 불편합니다. 그래서 불편한 것 싫어하는 사람들은 안 쓸 수도 있지... 라는 생각으로 가까스로 이해했어요. 

가장 큰 충격은 학교에서 제대로 된 메르스 안전교육을 해주지 않았어요. 아침조례 시간에 방송으로 잠시 알리기는 하셨지만 스피커가 잘 안들려서 무용지물이에요. 거기다 아침에 애들은 엄청 떠들어서 소리가 아예 안 들린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가정통신문이 한 장 나오기는 했지만 교실 청소를 했을 때 바닥과 쓰레기통에서 발견한 그 가정통신문만 10장이 넘었어요. 학교에는 비누도 더러워보이는 것 뿐이 없고, 손소독제 하나 비치되어있지 않았어요.
마스크를 쓰라고 안내하지도 않았고요.

선생님들 또한 안내는 없으셨어요. 잠깐 종례시간에 메르스 조심해라. 한 마디 하신 것 빼고는요.
 
애들도 지금 상황이 심각한 걸 모르나봐요... 다들 반응이 '메르스? 나만 안 걸리면 되지.' '우리 학교는 휴교 안 하나? 놀러가고 싶은데.' 이래요. 자기 일처럼 느껴지지 않나봐요. 너무 태평스럽고 평화로워서 제가 유별난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매일 확진자수, 자가격리 같은 것에 대해 조사하면서 반톡(반 애들끼리 모여서 ㅋ톡하는 방)에 올려서 조심하라고 얘기해줘요. 손소독제도 필요하면 내게 말하라고 제안도 했고요. 그런데도 애들은 무반응해요. 제가 제대로 대책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동생이 신종플루가 한창 유행했을 때 걸렸던 일이 있어 , 저는 이런 병이 돌면 정말 무섭고 당황스러워요. 그렇지만 손놓고 있을 수 만은 없기에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모든 해보려고, 메르스의 위험성을 알리려고 노력 중인데... 슬슬 의심이 가요.

내가 정말 바르게 대처하고 있는걸까? 나만 호들갑 떠는 거 아닐까? 스트레스와 충격만 잔뜩 얻은 하루였어요... 마스크 썼다고 메르스 걸렸냐 손가락질 받고, 선생님들께 은근한 잔소리와 타박을 듣고...

그래도 오유 분들 대처하시는 것보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려하는데... 지금 애들한테 줄 손소독제도 잔뜩 덜어담아놨는데... 용기가 안 생겨요.

제가 교우관계가 좋은 편은 아닌데다가 애들 사이에서 좋은 이미지도 아니에요. 그래서 괜히 더 이상하게 보일까 겁나기도 하고... 

오유분들. 대다수가 저보다 연상이실 테니까 저보다는 잘 아시리라 염치 없음에도 여쭤볼게요.


 제가 잘 하고 있는게 맞나요? 






 (p.s. 손소독제가 약국에서 많이 품절됬더라고요. 간단히 손소독제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다들 아실 지도 모르지만, 약국에서 파는 소독용 에탄올과 정제수, 글리세린만 있으면 되요. 에탄올:정제수:글리세린 순으로 7:3:1 비율 맞춰서 섞고 스프레이에 담아서 쓰시면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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