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쓰고보니 고민게로 가야할 것 같은, 글이네요.
게시물ID : mers_340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굿미
추천 : 3
조회수 : 23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6/04 00:06:49

전 겁이 많아요.

오유 10년동안 눈팅했는데, 가입할 생각은 없었어요.

진짜 ASKY될까봐요. 그 정도로 귀가 얇고 겁이 많아요ㅠㅠ

그런데 오늘은, 얘기하고 도움받고 싶어 가입했어요.

결혼 2년차니까 오히려 SKY하면 범법이니까 마음 놓구요.



아기가 있어요.

한창 나가는 걸 좋아하는 19개월 아기에요.

메르스 때문에 요즘은 밖을 못 나가요.

문화센터 여름학기도 취소하고 집에서 조용히 지냅니다.

이 활발한 아이가 집에 갖혀있으니 얼마나 답답할까요.

한번은 베란다 창에 붙어서서 바로 내려다보이는 놀이터를 구경하더라구요.

아무일없이 햇살 좋은 초여름에, 아무일 없다 는듯 뛰어노는 아가들을요.

그 뒷모습이 어찌나 짠하고 미안하던지..
 
나가서 놀게하고싶지만,

아이에게 맞는 방진 마스크도 없을 뿐더러,

해줬다 한들 답답하다고 잡아 뜯어버리겠죠..

그래도 나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죠..

이게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대처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저희 신랑.
 
신랑은 여러분들이 지하철에서 보는 평범한 사람이에요.  

네, 마스크 없이 다니는 사람. 오히려 그런건 필요없다는 사람요.

밖에서 밥을 먹고, 사람을 만나고, 거리를 돌아다녀요.

저에게 늘 괜찮다, 당신이 너무 걱정이 많다,

밖에 나가서 아기 뛰놀게도 하고, 맛있는거라도 사먹어라, 고 하는
 
좋게 말해 낙관적인 사람.

  
제가 백날 아이 가둬 감옥살이 하면 뭐하나요. 

밖에서 일하는 신랑은 무방비상태로 돌아다니는걸요,

거기다 일터는 수원.


집에 오면 바로 샤워하고 옷갈아입고 아이 만지라고 시키지만

그게 다예요, 너무 답답합니다.

얘기를 시도해봤지만, 괜찮다고만 합니다.
 

매사에 부정적이고 순두부멘탈인 저는,

현실적이고 긍정적인 남편을 동경하고 사랑하지만

이 상황만큼은 불안하고 답답해 참을 수 없어요.


혼자라면 오히려 씩씩했을거에요.

내 몸 하나 못 챙길까. 잘못되더라도...어쩔 수 없지.

그런데 아이라는, 이 무방비상태의 최대 약점 하나가

더욱 더 저를 겁쟁이로 만드네요.

아이는 저 없으면 안되요. 그리고 저도 아이 없으면 못 살아요.

모든 엄마들이 그렇겠죠...
 
그러나 이 상황에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는 거 같아 무섭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정말이지 이렇게 심각하다는 생각이

저의 유난이고 망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건강 주의하세요. 이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여러분 모두 무사무탈하길 기도합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