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KTX)가 기대와 달리 이용객이 적어 철도청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고속철도가 도착예정 시각보다 6분 이상 연착되는 경우가 8%에 이르고, 차량 고장 등 운전장애가 하루 0.8건 꼴로 발생하는 등 문제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청이 14일 국회 건설교통위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철도청은 지난 4월 KTX 개통 당시 하루 평균 이용객이 15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7만명선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송 수입은 올 8월까지 목표치 6천9백20억원의 46% 수준인 3천1백98억원에 머물렀다. 올해 말까지 수입은 예상액인 1조2천7백억원의 53%인 6천7백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호웅 의원(열린우리당)은 “감사원이 건교부와 한국고속철도공단에 교통수요 산정이 잘못됐음을 지적하고 고속철도차량을 260~330량 줄여 사라고 통보했지만 건교부 등이 이를 무시한 채 과다 구매해 1조4천9백억원을 과잉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KTX는 개통 이후 9월말까지 6분 이상 연착한 경우가 전체의 8%인 1,856회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6~9분이 1,548회, 10~29분 269회, 30~49분 26회, 50분 이상 13회였다.
한선교 의원(한나라당)은 “고속철이 하루 평균 10번이 넘게 운행이 크게 지체되고 있다”며 “고속철이 아니라 ‘지연철’”이라고 지적했다.
KTX는 지난 8월말까지 운전장애는 인명 사상에 따른 27건을 제외하고도 119건이 발생했다. 이중 차량고장이 50%인 60건을 차지했으며 보안장치 고장 28건, 송전고장 8건, 선로고장 7건 등이었다.
특히 KTX에서는 철도청이 차량을 인수한 지난해 9월 이후 선로에 깔아놓은 자갈이 날려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 유리창 파손 38건, 차륜교체 28건이 집계됐다.
김병호 의원(한나라당)은 “2006년 고속철도의 운영부채가 4조9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매년 부채 증가와 이에 따른 지급이자 증가의 악순환이 불보듯 뻔한 만큼 연계 교통망 확충, 주말·주중 운행횟수 조정 등을 통해 이용객을 늘리고 수입원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