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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구장 돔 설계변경,야구계가 요청했다...서울시 공문 최초 공개
게시물ID : baseball_1024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hemoon
추천 : 4
조회수 : 111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9/07 18:31:33

완공을 앞둔 고척돔의 설계변경을 야구계가 강력하게 요청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사후 약방문 격이지만 그에 대한 책임공방도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그 동안 야구계의 정서는 고척돔을 야구장으로 제대로 기능하기 어려운 애물단지로 바라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공간이 너무 협소하고 상습 정체구간에 위치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래서 원안대로의 고척야구장이 하프돔을 거쳐 완전한 돔구장으로 거듭 설계변경을 한 것을 두고

야구계의 의견을 무시한 서울시의 일방통행식 행정의 산물이라고 꼬집어왔다.

그와 맞물려 2400억원까지 공사비가 치솟으면서 생긴 시민들의 혈세 낭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

그러나 서울시가 한 장의 공문을 공개하면서 지금까지 쏟아냈던 비판의 목소리가 모두 부메랑으로

야구계에 되돌아올지도 모를 상황이 됐다.


야구계를 대표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협회(KBA)의 수장들이 공동 명의로 서울시에 보낸 공문에는

‘돔구장 건립과 관련하여 현재 귀 시가 건립하고 있는 고척동 야구장을 돔구장으로 변경하여 건립하여 주실 것은

야구계를 대표하여 간절히 요청합니다’라고 명시돼 있다.

고 척구장을 돔구장으로 설계 변경해달라는 야구계의 목소리가 담긴 서류가 공개됐다.

서울시가 보관하고 있는 이 서류에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유영구 전 총재와 대한야구협회(KBA)

강승규 전 회장의 직인이 선명하게 찍혀있다.

2009 년 4월 9일자로 작성된 이 공문은 야구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우승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등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빼어난 성적을 거두며 국민 스포츠로 자리잡은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하면서 돔구장 건립에 대한

국민여론을 등에 업고 서울시를 압박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야구계가 고척구장 무용론을 주장하면서도

돔구장 건설에 대한 조급증을 누르지 못해 스스로 설계변경을 요구했다는 해석이 가능해 진다.

문제가 많은 공간에 돔구장이 건설된 것에는 야구계의 책임도 크다는 얘기다.

서 울시 입장에서도 설계변경은 가장 현실적인 출구전략이 될 수 있었다. 야구계의 여론을 보기좋게 수용하는 동시에

소음과 조명 등으로 인한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폭주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조용히 잠재울 수 있었던 것이다.


서울시는 공문이 접수된 지 정확히 일주일만에 고척구장을 돔구장으로 설계변경하겠다고 발표했다.


오세훈 전 시장은 고척구장 기공식 행사에서 느닷없이 설계변경 계획을 공개한 뒤 “이른 시일 내에 3~4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또다른 돔구장을 짓겠다”고 밝히며 공문을 통해 전달한 야구인들의 건의사항을 전폭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취했다.

‘서울시와 결탁한 일부 야구인의 행위’라고, ‘나는 책임이 없다’고 발뺌하기는 어렵다. KBO 총재와 KBA 협회장의 직인까지

버젓하게 찍힌 공식 문건이 서울시로 전달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KBO의 한 관계자는 “KBO 내부에는 이 문건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본은 물론 사본도 없다.

야구계 양대 단체의 공동명의로 작성됐다면 KBA에서 만들어서 KBO에 협조요청을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고척구장은 아마추어 전용구장으로 얘기가 돼있었기 때문에 KBO에서는 고척구장에 관심이 없었고

KBA가 관련된 이슈를 주도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그 때는 고척구장을 아마추어 야구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돼있었지만 지금은 프로구단을 유치하려고 하는 것 아닌가.

지금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당시 KBO 사무처장으로 실무행정의 중심에 있었던 이상일 전 사무총장도 “전혀 기억에 없는 일이다.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기안하고 결재가 됐다면 KBO에 서류가 남아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KBO에 서류가 없다면 그것은 아마도 서울시에서

돔구장 설계변경을 위한 근거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서류를 만들어서 KBA와 KBO에 협조요청을 해왔기 때문일 듯하다.

KBA에서는 아마야구 전용구장을 돔으로 지어주겠다는데 반대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고 KBO도 고척구장에 전혀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KBA가 원하는대로 도장을 찍어줬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이 전 총장은 “확실한 것 하나는 당시 유영구 총재가 고척구장을 돔으로 설계변경하는 것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는 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WBC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직후 오세훈 전 시장이 유 전 총재와 강승규 회장을 초청한 자리에서 선물을 드리겠다며

고척구장을 돔구장으로 만들어주겠다고 했는데 유 총재가 면전에서 ‘필요없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유 총재는 당시 프로구단이 사용할 수 있는 또다른 돔구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었다. 후에 무산되기는 했지만

마포갑 지역 국회의원이었던 강용석씨와 함께 당인리 발전소 부지에 돔구장을 짓기로 얘기가 된 상태였다”고 돌이켰다.

KBO와 KBA 실무진들이 이 공문의 실체를 몰랐다고 해도 핑계가 될 수 없다. 결론은 직무를 유기했거나 무능하거나

둘 중 하나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또다른 돔구장’이라는 오 전 시장의 달콤한 사탕발림에 야구계 전체가 농락을 당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오 전 시장이 공약한대로 또다른 돔구장 건설이 이뤄졌다면 과연 야구인들이 고척돔 설계변경을 두고

‘혈세 낭비’라며 목소리를 높였을까? 명실상부한 돔구장을 건설하는데 자신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공치사하기 바빴을 것이다.

야 구계를 대표한 동대문야구장비상대책위원회는 2007년 3월 서울시와 동대문야구장 철거에 대해 합의하면서

고척구장을 포함한 7면의 야구장 건립을 약속받았다. 서울시는 고척돔이 완공되면 당시 합의서에 명시된 조건을 모두 이행하게 된다.

서울시는 “고척돔 건설로 야구계와의 약속을 지켰다”는 입장을 밝혔다. 늦어지기는 했지만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됐고

야구계가 반박할 근거도 논리도 없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야구계는 서울시가 ‘또다른 약속(또다른 돔구장)’을

이행하도록 주장하고 감시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2007년 동대문야구장 철거와 2009년 고척돔 설계변경 당시처럼

얼렁뚱땅 넘어간 뒤에 “속았소”라며 땅을 쳐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kbo&ctg=news&mod=read&office_id=468&article_id=0000046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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