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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 안들 놈의 하소연글.
게시물ID : gomin_10245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펭귄법사Lv25
추천 : 0
조회수 : 21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3/06 14: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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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재미를 찾는게 말이 되냐? 그런게 어딨어."

"아직 철이 덜 없네."

"남들도 다 그렇게 해. 그게 편한거야."

"미래를 위해서 지금 좀 고생해야지."


요즘 주변 동기들 선후배들과 이야기하다보면 나오는 말들을 써봤습니다.


이제 4학년인데 휴학하고 간간히 개발프로젝트하면서
SW교육기관에서 개발공부를 하고 있는 공학도입니다.
그래도 고등학교때는 공부를 열심히 했던지라 어느정도 이름있는 대학 다니고 있고학점은 좋지 않지만,
지금 있는 곳에서 계속 공부만하면 대기업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도 갖춰져있는데...

제가 만족을 못하네요.
내가 하고 싶은 개발이 뭘까, SW개발을 내가 정말 할 수 있는건가
프로젝트하면서 절실하게 느껴지는건 주변 재능있는 사람들에 대한 열등감과 내 능력에 대한 회의감이고,
꿀위키보면서 느끼는건 인간관계 관리의 필요성, 개성을 죽이고 사내정치에 라인타고...
이제 1~2년 뒤면 사회로 나갈텐데, 사회성도 떨어지고 친구도 적고 모태솔로에
자기주장 강한 내가 제대로 적응이나 할 수 있을지. 

이런저런 문제로 이대로 대기업이라고 알려진 곳에 가서 밤새 일하고 자기 생활 없이 지낼 수 있을까
내게 친한척하면서도 이질감 느끼는게 뻔히 보이는 사람들에게 하소연해보면 나오는 말들은 위와 같은 말들이고,
그 말에 할 수 있는건 반발감을 억누르고 "아, 네 ㅋㅋ 그렇긴하죠."라면서 고개를 주억거리는 일밖에 없고.

왜 재미없게 사는게 당연한것처럼 말하는 건지
왜 있을지 없을지도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지금을 희생해야 하는건지
왜 내 인생을 남들 하는걸 눈치를 보면서 끌고 나가야 하는건지
왜 조금 더 나은 행복을 위해 발버둥 치는 걸로 철이 없다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건지...

근데 철이 없다는 말은 좀 와닿네요. 제대로된 수입원도 없이 부모님에게 이 나이먹고 빌붙어있고,
고딩때부터 수 년간 성격도 조금 더 사교적이고 사근사근하게 바꿔보려고 해도 마음에 안드는걸 좋다고 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특유의 있는 듯 없는 듯 투명한 존재감은 아무리 인사를 꾸벅꾸벅해도 또렷해지지도 않고,
이런 성격에  남들 따라서 꾸미는 것도 못하고, 연애관도 결벽에 가깝게 보수적이라,
이럴바엔 연애도 하지말고 그냥 평생 혼자 사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부양할 가족이 없으니 덕질하고 싫은 일 억지로 하는 부담감은 아주 조금은 덜하지 않을까 생각하니 마음 편한 것 같...나? 
조금 외롭고 부모님은 계속 연애하고 결혼하라고 하지만 예쁜 조카가 있으니 괜찮지 않을까, 별의별 생각이 다 드네요 하여튼[...]

그냥 철없는 사회예비생이 하소연하고 싶어서 쭉 써내려가봤습니다.
그래도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정말 사치스럽고 행복한 인생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친구가 좀 많이 적어도 없는 것도 아니고, 여자사람들하곤 뭐, 초등학교때까진 그래도

치킨만 있어도 이게 행복이구나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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