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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증
게시물ID : panic_804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볼랑말랑
추천 : 2
조회수 : 70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6/05 02:56:49
재수가 끝나고 막 새내기 생활을 만끽하던 시절이다.

고등학교 때 절친이 연락이 왔다.

한동안 연락이 안되던 친구였다.

어쩌다 알게된 가정형편이지만 이혼한 어머니와 네살 어린 남동생과 살고 있는데 내가 보기에도 참 착실한 녀석이다.

나 자신도 수험생활이 힘들다는 핑계로 연락을 안한 것도 있었는데 오랜만에 본 친구는 몸무게가 많이 줄어있었다.

다이어트 열심히 했나보다? 라고 어깨를 치며 곱창집으로 들어가 소주잔을 기울였다.

친구는 어쩐지 기묘한 표정으로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이 흘렀다.

친구가 작년에 많이 아팠었다는 이야길 했다.

그러고보니 나도 한번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다.

학교에서 갑자기 쓰러졌다고 소문이 퍼져서 수능 준비에 여념이 없던 나한테까지 이야기가 들렸던 사건이다.

야 뭐 때문에 그렇게 아팠던거냐?

작년 초에 이상하게 몸이 아팠었다고 한다.

원인은 지금도 모르고 병원엘 가도 원인을 모르더랬다.

그날도 컨디션이 안좋았단다.

그래도 아침 수업을 들으러 학교엘 갔는데 계속해서 어지럽고

그러다 갑자기 하늘이 노래지면서 쓰러졌는데 곧 다시 일어나서 그 뒷수업은 다 땡땡이치고 집에 돌아다고 했다.

마침 그날은 또 동생이 시험날이라 집엘 갔더니 시험끝났다고 동생이 와있더랬다.

힘겨운 얼굴로 동생더러 나 좀 잔다!하고는 들어가서 잠을 자는데,

갑자기 동생이 자기를 깨운다.

일어나보니 동생이 잔뜩 걱정하는 얼굴로 쳐다보는데 자기는 온통 식은땀범벅이고

곧이어 일나갔던 어머니까지 반가를 내고 집에 와서 자기 얼굴을 부여잡고 걱정스런 얼굴을 하였다.


"꿈에 이상한 걸 봤어. 얼굴이 하얀 남자가 나를 보면서 자꾸만 자기랑 어딜 가자고 보채는데 어쩐지 가기 싫더라고."


어머니는 그 얘길 듣더니 자길 데리고 한동안 용하다하는 무속인을 찾아다녔더랜다.


"야 너 큰일 치렀네. 지금은 뭐, 야 이젠 안 아픈 거냐?"


신기하게도 그날 쓰러져 집에 온 이후로는 아프지 않다고 했다.


"나중에 어머니가 그러더라. XX(동생)이 전화와서 벌벌 떨면서 전화가 왔는데 내가 이상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면서 잔다고.
 근데 형님 목소리가 아니라 겁난다고 그랬데."

"처음엔 동생도 웃으면서 또 잠꼬대 하네 이랬는데."

"내가 니 델꼬가야긋다. 이러더래. 근데 그게 내 목소리가 아녔다카더라."

"엄마도 첨엔 그냥 와 형아 또 많이 아프나? 하고 평범하게 걱정하다가, 전화기 너머로 내 헛소리 듣고는 기겁해서 조퇴했다드만."

"살다보니 수백만원 짜리 굿도 해봤네. 참나"


"근데 내가 꿈에서 본 건 좀 더 있거든. 그 허연 놈이 나더러 니 많이 아프나? 이러더라. 그래서 그렇다고 했지."

"그랬더니 금마가 니 그라믄 내가 안 아프게 해줄까? 이러더라구."

"고갤 끄덕였지."

"가만히 보다가 씨익 웃드만."

"이제 안아플끼다."



그 때 날 보며 이제 사년 남았나? 하던 친구의 기이한 눈빛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대신에 오년 뒤에 델꼬 갈끼다."
출처 어디서 들었는데 암튼 내 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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