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에 한번은 가보고 싶었다. 과거 도쿄대에 갔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도쿄대는 오밀조밀 모여진 건물들과 마치 고대건물을 보는 듯한 붉은 벽돌 및 서양건축양식과 담쟁이 넝쿨이 인상적이었다면 서울대는 일단 넓다. 탁 트인 전망과 그리고 관악산이 보여주는 감싸는 듯한 풍수지리적으로 끝내줄 것만 같은 풍경. 답답했던 그간의 마음이 캠퍼스 풍경을 보고 잠깐이지만 마음이 트인다면 이건 버스비 이상의 값진 여행의 시작이었다.
서울대 입구에 도착하고 아~ "이게 말로만 듣던 샤대구나!" 라고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사실 내가 공부를 조금만 더 잘했더....사실 그럴 리는 없고 마치 오늘만큼은 나도 서울대생이라는 떨리는 마음이 들었다. 나란 바보 같은 놈이 이런 학교에 발을 들여도 되는 걸까? 학교의 위상을 떨어 뜨리는 행위가 아닐까? 하는 의문들에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니들이 대한민국 수능 상위 0.1%라면 나는 치킨을 사랑하는 마음 상위 0.1%다!!'라고 되지도 않는 위로와 함께 당당하게 샤~의 문을 지났다.
-캠퍼스는 대단히 넓었다. 학교 안에 버스가 돌아다니는 이유를 하루 반나절 걸어 다니고서야 이해했다.
-캠퍼스는 월요일부터 활기찼다. 월요일 아침부터 캠퍼스를 함께 거느리는 CC들,(이런 시국에 연애라니!!ㅂㄷㅂㄷ 이런C) 한 권의 책과 함께 캠퍼스를 거니는 학생들이 보였다.
-학구 열정에 가득한 학생들 그리고 관악산이 주는 편안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공간 바로 중앙도서관이였다.
<약자들의 아픔과 일용직의 아픔을 다시 한번 생각들게 하는 글>
-마지막으로 하루 반나절을 걷고 나니 피곤함이 몰려 왔다. 그리고 서울대 외곽순환도로 끝에 있는 카페에서의 음료 한잔. 늘 비싸다고 생각하는 유명 커피숍의 음료값이 잠깐이나마 제 가격으로 보이는 순간이었다.
<안에 들어있는 과일은 산딸기 같은 느낌>
그렇게 나는 서울대는 못 갔지만 서울대는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