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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당신입니다.
게시물ID : panic_1025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eptunuse
추천 : 8
조회수 : 138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1/10/11 23: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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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잘잤어?

푹 잤더니 개운하지?

뒤통수는 좀 괜찮고?

뭐 멀쩡하진 않겠지. 내가 작정하고 제대로 휘둘렀거든.

됐어. 됐어.

눈가리개랑 재갈은 괜히 해놓은줄 알아?

그렇게 웅얼거려봐야 하나도 못알아 들으니까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그럴게 아니라 내가 대신 말해볼게.

보자.... 하고픈 말이야 뻔하지.

‘여긴어디야? 넌 누구야? 원하는게 뭐야...’

맞지?

아쉽게도 전부 알수는 없을거야.

그래도 한가지 확실히 대답해주자면....

여긴 우리집 지하실이지.

방음에 엄청 신경 쓴 곳이라 네가 마음껏 소리칠 수 있는 곳이야.

그러니까 아무 걱정말고 실컷 소리질러.



자 그럼 다음으로, 과연 내가 누굴까?

짐작도 안가지?

사실 나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은 없어. 적어도 아직까진.

게다가 중요한건 내가 아니야.

너. 그래 너 자신이 누구냐가 중요하지.

그러니 네가 누군지 생각해봐.

아니 소리내서 대답할 필요 없어. 어차피 네말은 나한테 안들린다니까?

그냥 차분히 생각해봐.

넌 어떤 인간인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나....

어때? 너무 어려운 질문이었어?

편하게 생각해봐. 평범하게.

네 나이... 사는곳.... 가족들... 친한 친구들...

그리고 널 미워하는 사람들... 네가 무서워하는 사람들.

네가 좋아하는 것들, 그리고 싫어하는 모든 것들....

그리고 한번 머릿속에 그려봐.

평범한 일상.

이 어둡고 무서운 곳에 들어오기 전에 일들 말이야.

생전 처음 듣는 목소리가....

네 귓가에 대고 알아듣지 못할 소리를 지껄이는 이 순간이 오기 전의 일들.

그리고... 아무도!! 널!! 아프게 하지 않았던!!!!

그냥 지극히 평범한 일상....

어때? 새삼 행복했었구나 싶지?



좋아, 그러면 다음으로 가보자.

내가 너에게 뭘 원할까?

이번에도 한번 생각해봐.

내가 너에게 뭘 원할 것 같아?

네가 이렇게 의자에 묶여서 벌벌 떨게된 이유가 뭐겠어?

돈 때문일까? 아니면 복수?

아니면 애증 때문에?

어려운 것 같으면 내가 좀 도와줄게.

잘들어.

세상엔 악마같은 놈들이 숨어있어.

그것도 네 상상 이상으로 많이.

착한척 평범한척 사람들속에 섞여있지만

실상은 그 추악한 얼굴을 숨겨둔 놈들...

어때? 조금은 알겠어?

아직 정확하게 모르겠지?

당장 가르쳐 줄수도 있짐만 아직은 때가 아니야.

너에게 조금 생각할 시간을 줘야지.

그럴싸한 이유가 빨리 떠올랐으면 좋겠어.
네가 생각하는 동안 난 최선을 다해서 널 괴롭힐 테니까.

왜냐하면... 난 지금 이시간을 네 인생 최악의 날로 만들고 싶거든.

아. 시작하기 전에 한가지만 물어보자.

네 몸에서 없어도 되는데가 어디일거 같아?

살 한뭉텅이쯤 베어내도 괜찮다 싶은 곳이라든가

살짝 잘려도 문제없을 것 같다던가...

발가락? 아니면 귀? 허벅지살을 도려내줄까?

대충 흔들어서 보여줘봐.

가만히 있으면 어디든 사정없이 쑤셔댈지도 몰라.

아직 고민중이야?

그럼 일단 피좀 보면서 생각해 보자.

가만있어봐... 뭐가 좋을까....

아 여기 좋은게 있네.

이 소리... 이소리 들려? 어디서 많이 들어봤지?

스템플러야. 쓸모있는 놈이지만 내가 고작 서류정리하려고 이걸 꺼내진 않았겠지?

맞아. 일단 피어싱 좀 해보자.

조금 많이 따끔할거야.

정신 바짝 차려 이제부터 숨쉴새 없이 가지고 놀테니까.

그리고 이미 눈치챘는지 모르지만 나 이런거 엄청 좋아하거든!

자 그럼 재미좀 봐볼까?







물 벼락 맛은 어때?

개운하지? 이제 정신이 좀 들어?

그럼 한번 대답해봐.

오늘이 네 인생 최악의 날일까?

이번엔 대답을 들어야겠으니 사인을 줘봐.

고개를 끄덕이거나 가로젓거나...

다시 물어볼게.

오늘이 네인생 최악의 날일까?



그래... 이해했어.

그럼 슬슬 마무리를 지어야 할때가 된 것 같네.

이제 말해줄때가 되었어.

내가 널 어떻게 할지. 그리고 왜 네가 여기 묶여있는지.

그리고 내가 누군지.

혹시 내가 했던말 기억나?

세상엔 악마가 숨어있다고 했지?

평범한 사람인척 연기를 하고 있는 악마.

아니, 날 이야기하는게 아니야. 말했잖아 중요한건 내가 아니라고.

난 네 주변에 숨어있는 악마를 이야기 하는거야.

아직 잘 이해가 안되지?

그럼 가만히 들어봐.

네가 궁금해 하던 ‘넌 누구냐’에 대한 답이야.

나는 누구인가?

식상하긴 하지만 내 어린시절 얘기로 시작할게.

걱정마. 내가 어릴 때 겪은 비참한 얘기들을 구구절절 늘어 놓으려는건 아니니까.

난 그냥 평범한 꼬맹이었어.

그때 남자애들이 의례 그렇듯이 짖궂은 장난을 좋아하는 아이.

다들 그맘때쯤엔 조그만 벌레나 동물들 가지고 노는걸 좋아하잖아?

나도 그랬지. 물론 좀 많이 짖궂긴 했지만...

예를 들면.... 양동이 한가득 개구리를 잡아서 지나가는 차에 한꺼번에 던져 깔려죽게 한다던가,

동네 강아지 꼬리를 연필깍기에 넣어 돌린다던가....

어때?

재미있는 장난이라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은 날 이해 못했어.

웃기지 않아? 날 비난할 자격조차 없는 새끼들이 말이야.

진짜 악마새끼들이 날 손가락질 했다고.

촌지 못받았다고 매일같이 내 뺨따구를 후려쳐 대는 선생.

더럽고 냄새난다고 단체로 날 밟아대는 같은반 머저리들.

그리고 걸핏하면 술먹고 와서 지새끼를 죽도록 패는 정신나간 애비새끼까지.

악마는 그런놈들이지.

난 생각했어.

고상한척 고귀한척 갖은 오두방정은 다 떨지만 너희야 말로 진짜 악마라고.

내가 그걸 증명해 보겠다고 말이야.

그래서 이 일을 시작했지.

고상한척 하는 녀석들의 진짜 본심을 꺼내 보자.

싸이코라느니 또라이라느니 하는 소릴 지껄여 대는 너희들은 얼마나 깨끗한지 보자.



자, 이야기가 조금 길어졌지만 하여튼 결론은 이거야.

난 사람들이 추악한 진실을 밝혀내고 있어.

자신은 깨끗하다 믿는 멍청한 놈들의 실체를 까발리는거지.

넌 어떨까? 악마일까 아닐까?

네가 어떤 사람인지 증명해봐.

무슨얘기냐 하면 이런거지.

네가 아는 사람 중 한사람.

누구든 좋으니 한사람만 지목해.

그럼 넌 풀려나고 그 사람이 너 대신 이 의자에 앉게 될거야.

이제 슬슬 감이와?

그럼 이제 네가 왜 여기 묶여있는지도 알겠지?

맞아. 너도 누군가한테 지목당한거야.

네가 여기서 모진꼴을 겪는건 다 그 악마가 자기 실체를 인정하고 널 지목해서지.

어때? 짐작가는 사람이라도 있어?

널 여기 앉힌 사람이 누굴까?

분명 널 미워하는 사람이겠지? 널 가장 미워하는 사람이 누굴 것 같아?

네 인생을 찬찬히 다시 돌아봐.

떠오르는 사람 있어? 없지는 않지? 어때?

지금!

지금 방금 슬쩍 떠올린 그 사람.

그 사람이 범인이라고 생각하면 돼.

그럼 이제 마지막이야.

선택을 하는거지.

첫 번째. 네 추악함을 인정한 다음 누군가를 지목하고 여기서 빠져나간다.

두 번째. 아무도 지목하지 안한채 네 고결함을 증명하고 여기서 비참하게 죽는다.



너와 어떤식으로든 친분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지목할 수 있어.

네가 가장 미워하는사람?

학창시절 널 괴롭히던 머저리?

재수없는 직장 상사?

아니면 비겁하게 널 배신하고 도망간 옛 애인?

누구든 선택하면 그 사람은 지금 네가 앉아있는 자리에 앉게 될거야.

네가 촉이 좋다면... 널 여기 보낸 빌어먹을 악마놈을 다시 데려올 수 있을지도 모르지.

그때쯤엔 넌 집으로 돌아가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안전한 네집에서 편안하게 잘 수 있어.

정말 거지같은 하루를 보냈구만.... 하면서.

그리고 누구도 선택 하지 않는다면?

그냥 고결한 시체 하나 생기는거지 뭐.

쉬운 문제야. 본인이 악마라고 쿨하게 인정하고 당당히 살아 나가거나

그 잘난 고귀함을 증명하고 머리에 구멍이 뚫리거나.

아 아직 실감이 잘 안나지?

한번 시험해 볼까?

자 이소리 들려?

찰칵 찰칵... 경쾌하지?

이 총 구하는데 제법 애먹긴 했지만 돈 값은 충분히 하는 녀석이야.

어때? 이제 좀 감이 와?

자 그럼 이제 선택해!

넌 어느쪽이야?




By. neptun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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