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조금 깁니다 양해 부탁 드려요
저는 서울에 있는 예대에 다니고 있습니다
삼수해서 들어왔고 하고 싶었던 분야이니만큼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입학을 했는데요
저희 과 분위기에 적응을 못하겠습니다
여기는 학번제, 기수제입니다
한마디로 학번에 따라서 선후배가 나뉘는 거라고 해야죠
요즘은 나이제인 학교가 대부분인걸로 아는데 예체능 계열에서는 학번제가 많이 남아있습니다
다른 학교에서는 서로 존대부터 시작하는지 모르겠지만 저희 과에서는 후배가 선배보다 나이가 많던 적던 처음부터 말을 놓고 시작합니다
나중에 동갑이거나 본인보다 나이가 많다는걸 알아도 상황은 변하지 않습니다
말투뿐만 아니라 행동 표정 하나하나에서 아랫사람 다루듯이 행동합니다
군대처럼 말이죠
근데 우스운건 저희 과는 여자가 훨씬 많습니다 80%이상은 여자입니다
군대는 전시 상황에서의 목적성이라도 있지 저희 과는 전쟁이 나면 본인들이 나가려는 건지 되도않는 허세를 부리는 걸로 밖엔 보이지 않습니다
이것 외에도 여자들이 잘 하는 사소한 트집잡기부터 시작해서 남자 후배들에 대한 배려없는 행동까지 하나하나 다 열거하자면 끝이 없습니다
이게 불과 1개월동안 제가 대학을 체험해본 결과입니다
솔직히 이정도 자존심은 접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 술이 정말로 약합니다
안먹어봐서 못하는게 아니라 먹을 때마다 몸에서 받지를 못합니다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서 매실주 알콜 농도가 조금 짙다 싶으면 얼굴이 빨개지고 머리가 울리고 심장이 쿵쿵 뜁니다
소주 3잔이 넘어가면 속에 있는 위산을 다 토할때까지 제대로 걷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술을 못먹고 안먹습니다
하지만 과에서 선배들은 술을 강요합니다
겉으로는 아닌척 배려하는척 하면서도
술을 잘 못먹는다라고 말하면 나중에 그것에 대해서 트집잡고 단체로 훈계를 한다거나 (선배 앞에서 그런말은 하는게 아니라네요)
하도 이것저것 트집을 잡아서 꺾어마셔도 되나고 물으면 그걸 물어보는 것 자체가 잘못된거라고 말한다거나
애들이 납득을 못하면 그냥 술먹고 뻗어라 왜 술을 안먹냐 술먹고 뻗으면 되는걸 왜 고집을 부리냐 우리가 전부 책임지겠다
그러나 도대체 뭘 책임진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전 두번 술자리에 가서 핸드폰을 잃어버리고 2주동안 식도염을 달고 살고있습니다
결국 저희 아버지께서 화가 잔뜩 나신 나머지 학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크게 호통을 치셨습니다
죄송하다 다시는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앞으로 과연 어떨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제 고작 개강 일주일이 지났지만 선배들 때문에 학교에 가는게 심란하기만 합니다